#105    잔인한 인간


 

인간의 잔인함은 타고 난 걸까?

만들어 지는 걸까?

아마 인간이 잔인하다는 건 인간을 제외한 모든 것들은 잘 알고 아니 느끼고 있겠지....

 

야생의 육식동물이 행하는 살륙과 섭식은 존재의 유지를 위한 당연한 일이다.

피 튀기고, 내장이 흩어지고, 부러진 뼈 조각이 드러나는 상황에서도

그나마 일상으로 인정하고 받아 줄 수 있다.

그건 단지 나일지도 모르지만....

어떤 일로 전쟁의 참혹한 기록 사진을 볼 기회가 있었다.

백이란 필터로 화석처럼 무덤덤함을 가장하고 있지만, 여지없이 드러나는 잔인성은 피를 끓게 한다.

그 사진들은 타국이 한국에 대해 가한 내용이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 난 의외로 특이해서, 군대 훈련소에서 어버이 은혜란 노래에도 태연함을 가장할 수 있었지만,

선배 군인들의 전쟁활약상에 뭉클하여 눈시울을 붉혔던 적이 있다...-_-;

요즘은 국가와 민족에 대한 감각이 많이 무뎌지긴 했지만, 무뎌 지려 노력하긴 하지만,

두발로 뭔가 땅을 디디고 싶어 하는 건 인간의 본능이니 어쩔 수 없나?

 

예전의 나였다면 분노 속에 주위에 있던 무언가를 부셔버리거나 행동으로 발산 해버리는

단순함을 보였을 텐데, 이제 그러지 않고 잠시 감각을 닫은 후 생각으로 하는 게 장하다...^^;

찬찬히 생각해 보면,

그들의 잔인함은 객관적으로도 충분히 잔인하지만,

내가 같은 상황에서 똑같이 행동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쓰잘떼기 없는 이념과 거스를 수 없는 흐름 속에,

감각을 마비시킨 채, 집단 속에 나를 가리고 오히려 즐기는 척 해야 하는 서글픈 기억들은 내게도 충분히 많다.

나의 경험들은 단지 대상이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일 뿐,

내가 인연을 맺은 무언가가 아니었다는 것일 뿐......

조물주의 눈으로 보면 나도 그들과 똑 같은 녀석들일 것이다.

재미로 고기를 낚고 풀어 주는 나같은 낚시꾼의 행위도, 조금만 증폭시키면 뭐 얼추 비슷해 질 것 같다.

낚시라는 또 다른 이념과 분위기 속에,

피해자들에겐 어처구니 없는 존경과 부러움을 사는 고급(?)낚시꾼이 활보하는 세상이란 생각도 든다.

나 또한 그런 부류가 되고자 내심 노력하고 있지 않나?

 

굳이 정도의 상대성을 들먹이고 싶지는 않지만,

간혹 낚시터에서 낚시꾼들이 보여주는 잔인함 또한 만만치 않다.

낚시꾼이라면 듣기만 하여도 그림이 그려질, 훌치기와 패대기, 심지어 밟아 터뜨리기....

잠시 그림을 바꿔서 인간이 그렇게 되었다고 상상해보자.

실물을 본 기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느낌이 새로울 것이다.

늘상 그런 걸 당하는 대상들은 응당 그르려니 하고 이 세상에 태어 났을 지 모르지만,

물론 인간들도 가끔 그렇게 당하긴 하지만 (물리적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라도... )

잠시일지라도..... 모두 서글픈 일이다.

 

물가의 돌이 짖이겨진 고기를 보고,

서있는 나무가 베어지는 풀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영장류라고 스스로 일컫는 사람마저 아무 생각이 없는데,

설마 무슨 생각이 있을라고.....

 

혹시 있다면 나 스스로 반성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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