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       나란히 서서 낚시하기


 

다른 낚시 뿐만 아니라 이 플라이 낚시도 그리 잦지는 않지만,

가끔씩은 동료와 함께 혹은 낯선이와 함께 나란히 서서 낚시하는 일이 있다.

 

먼저 온 사람에게 조황도 물어 보고, 수심은 어느 정도인지? 잘 듣는 훅은 무엇인지?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고 의견을 나눠가며

한 단계 넓은 낚시를 하도록 각자에게 도움을 준다.

도움을 주는 사람은 주는 사람대로,

도움을 얻는 사람은 얻는 사람대로 모두 결국엔 뭔가 얻어서 돌아갔던 기억이 난다.

뭐, 가끔 경쟁하는 일도 있지만

때때로 그 경쟁이나 다툼도 나중엔 도움을 줬던 것 같다...-_-;

 

맘 맞는 동료나 벗과 함께 하는 '나란히 서서 낚시하기'란 긴 낚시 속에도

그리 많지 않았던 기억일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정작 물가에 서면 낚시꾼은 낚아야 할 대상인 고기와만 마주서야 했으니까.

고기와는 서로 낚고 낚이는 팽팽한 긴장 아래 서로의 칼날을 들이밀며 맞서야 한다.

사람은 사람 편, 고기는 고기 편

우리 낚시꾼처럼, 고기들도 물속에서 서로의 정보를 교환하며 낚이지 않을 궁리를 하는

또 다른 '나란히 서서 낚시 당하기'를 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가끔은 마주선 고기를 달래서 옆으로 나란히 서면 어떨까?

아니 먼저 사람이 돌아서서 고기 옆에 슬며시 서보면 어떨까?

물론 물 속에 서서 낚시꾼과 맞서란 얘기는 아니다...-_-;

비록 바늘이 달린 낚시대를 손에 들고 낚시꾼 흉내를 내더라도,

절친한 동료와의 나란히 서서 낚시하기 느낌을 되살려 본다면 그 또한 새로운 낚시가 될 것이다.

굳이 새로운 어종을 개척한다던지, 더 큰 대물을 찾으러 다니지 않더라도....

 

" 어이 친구, 오랜만에 나란히 서 보는 군....^^ "

......

 

" 오늘 아침은 뭘 먹었나? 춥지는 않았나? "

......

 

" 해치는 보이지 않지만 소꼬리에서 라이즈가 있는 듯 하니 메이이머져를 써보려 하네마는

  자네 생각은 어떤가? 한번 물어 줄래나? "

......

 

" 알았네....^^, 벌써 식사가 끝나가는 구만, 애덜트스펜트로 바꾸기로 하지 "

......

 

" 저기 돌틈의 당단풍은 언제 봐도 아늑하이, 자넨 집앞에 정원이 있으니 나보다 낫군...^^ "

......

 

" 우찌 한바탕 쏟아 질 것 같으네, 난 비옷이라도 있네마는,

  자네는 자릴 좀 옮겨 숨쉬기 좋은 곳으로 이동해야 될 것 같으이 "

......

 

" 자, 오랜만에 낚시 한번 같이 잘 했네. 갈길이 다르니 이만 여기서 헤어지세나 "

......

 

" 그럼 다음에 또 봄세 "

......

 

당장은 대답없는 빈 물음이지만

언젠가는 답을 해 올것만 같다.

 

정녕 내가 그들에게 친구 노릇을 해주었다면.....

 

PS. 돌아온 대답,  " 아저씨 샛강에 고만 쫌 오세요.  나? 꼬마 강준치 "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