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를 다니면서 엄청 잘 낚여서 기뻤던 날도 있지만,

잘 낚이지 않는 날도 기뻐하면 어떨까?

대부분의 낚시꾼이 잘 낚이는 상황과 시기를 기를 쓰고 찾아 보지만

뜻대로 되진 않는다. 그냥 풀이 죽어 오거나

복수의 칼을 가는 것으로 대신 해버리는 것 같다.

나도 뭐 대충 그렇게 지내는 듯 하다.

보이는 고기가 미끼를 물지 않거나,

나름대로 정성을 다해 만든 플라이 훅과 최선을 다한 프리젠테이션을 했건만,

대답해오지 않는 날에는 정말 좌절의 순간이다.

하지만 현장에서의 다양한 해답을 찾는 노력과

돌아 오는 길에서의 점검과 반성, 집에 돌아와서도 며칠을 고민하여

나름대로 다음 작전을 짜 본다. 비록 정답이 아닐지라도 다시 또 도전해 본다.

이 모든 것들이 아마 낚시가 자라는 과정일 것이다.

그저 잘 낚이는 낚시는 배우는 것이 적다.

잘 낚이는 순간에 고민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이성을 닫고 손맛에만 광분하는 때가 내겐 가끔 있었다.

하지만 이젠 잘 낚이는 낚시보다 잘 낚이지 않는 낚시를 다니는 즐거움을

좀 깨달아 볼까?

그리고 솔직히 낚시하기 스스로 민망한 날이 있다.

요즈같이 가뭄이나 수해 피해로 온 국민이 어두운 날,

나 홀로 낚시가서 게다가 엄청 잘 낚여서

신나게 즐기고 온다면 그 또한 민망한 날 아닌가?

혹은 산란철이랍시고 남들은 피하는 데, 혼자 욕심을 이기지 못해

인간적인(?) 출조를 했던 날....

아마 그런 땐, 마음 한 구석으로는 너무 많이 낚이지 않았으면 하는 엉뚱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오히려 꽝을 치고 온 것이 떳떳해 했던 웃기는 기억도 난다.

그 외에도 낚시꾼마다 각자의

안 낚여서 기쁜 날을 나름대로 만들어 둔다면

날마다 즐거운 낚시가 되지 않을까?

날마다 즐거운 낚시라....?

우찌 먹고 살기는 즐겁게 되지 않는지....-_-;

아버님 曰 : 낚시다니는 것처럼 살면 되지 않더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