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름대로 고기 욕심을 가려 볼려고,

혹은 없는 조황을 숨겨 볼려고 낚시 공부하는 척 하구 있다...^^;

읽어지지도 않는 어려운 책도 억지로 보고,

생활의 절반 쯤을 낚시에 대해 고민하고 생활하고 숨쉬고 있다.

뭐 솔직히, 그 중에 대부분은 고기 낚는 법에 대한 고민이다...-_-;

그렇다면 낚시 공부는 왜 하나?

한 마리의 고기를 더 낚기 위해서?

한 마리의 고기라도 더 재밌게 낚기 위해서?

그것을 통해서 고기를 좀 더 이해하기 위해서?

더욱 거창하게 자연을 이해하기 위해서?

더 더욱 거창하게 결국 나와 너 그리고 그 관계를 이해하여

나의 발을 잠시나마 땅에서 띄어 보자고?

뭐 구름타고 날아간다는 구체적인 얘기를 하지 않아도

생활을 고통으로 단정하고 탈출을 꿈꾸는 모습이다.

아니, 이건 많은 사이비 종교가 갖는 대표적인 모습 아닌가?

내게 있어서 낚시는 종교인 줄 알았는데, 결국은 사이비 종교였나?

처음엔 나도 단순히 낚시를 하며, 나도 조금씩 닦아 보았으면 하는 생각이었다.

  ; 낚시는 걸레, 나는 먼지?,

    낚시는 휴지, 나는 화장실에 ....?

단순한 그 생각을 아직도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고....

다만 한번 더 살펴 보면,

그냥 나는 낚시 공부를 했을 뿐인데, 자연스럽게 나를 돌아 보는 내 공부가 되어버렸다.

낚시를 하다 보니, 낚는 대상인 고기를 생각하게 되고,

고기와 내가 담긴 이 큰 그릇을 생각하게 되고,

또 다른 낚시꾼들과의 관계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결국엔 그 모든 것들과 연결된 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남이 낚시를 하는 것이 아니고, 내가 낚시를 하고 있다면

바로 내가 자라야 내 낚시가 자라는 것이고,

내 낚시가 자라면 나도 덩달아 자라는 것이었다.

이젠 낚시를 목표로 공부하든, 나를 목표로 공부하든 경계가 사라진 것인가?

그러면 그렇게 자라서는 뭘 할텐가?

어줍짢은 잘난 체나 하고 말텐가?

제 아무리 자란다고 해봐야 낚시와 고기를 위해서 내가 가진 조그만 손으로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아니면 그저 혼자 공중을 딛고 떠 다니고 말텐가?

어린 이는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서 공부를 하고,

늙은 이는 자기 만족을 위해서 공부를 한다.

시험도 만족도 끝이 없는 나는 왜 낚시 공부를 계속하나?

아직 반에 반에 반도 자라지도 못한 나는 아무 생각이 없다.

그저 공부하는 오늘의 즐거움을 쫓아 끝없이 달려갈 뿐....

아마도 먼 훗날, 닳고 뭉그러진 엄지 손가락을 들고 보니

공부는 간데 없고 그냥 걸어온 오솔길만 남아 있지 않을 런지...

그래도 지금은 걸은 만큼 남는 거라고 믿고 싶다.

그때 쯤이면 무슨 길을 걷었든 무슨 차이가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