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       취미로서의 낚시


 

나는 내 낚시를 취미라고 믿고 싶은 사람 중의 하나이다.

가끔은 그게 도를 지나치거나, 늘 경계를 넘을락 말락 하고 있으면서도....

 

언젠가도 얘기한 것 같은데, 요즘 같은 세상에 젋은 사람이 낚시를 취미라고 한다면

꽤나 이상하게 보일 것 같다.

무쇠를 씹어 먹고, 밤낮을 모르고 뛰어다닐 수 있는 젊은이가

자리깔고, 모자 눌러쓰고, 왼종일 앉아서 기다리는 대낚시를 한다고 연상하면 조금은 어색한 듯....

차라리 스타크래프트나 스노우보드 뭐 이런걸 대야 어느 정도 호응을 얻을 것 같다.

그래서 누군가 취미를 물어 오면

나는 꼭 " 아, 제 낚시는 하루종일 돌아댕기는 움직이는 낚십니다. " 하구 덧붙인다.

아마도 제 혼자 뭔가 부끄러운 게 있는 듯....-_-;

 

모든 취미가 그렇듯이 취미는 취미일 뿐이다.

가끔 생업으로 연결되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생활의 간간이 즐겨보는 한 조각의 취미의 역할을 잊지 않아야 그 끝이 오래 가는 것 같고....

아마 다른 모든 취미의 일족들도 마찬가지 이겠지만,

들여다 보면 볼수록 복잡한 플라이 낚시를 취미로 삼아 놓으니 머리가 무릅다(아프다의 어머님표 사투리^^)

난해한 이론도 이론이거니와, 자연과 생물을 상대로 놀아보니 알 수 없고,

가슴으로는 이해되어도 머리로 이해되지 않는 많은 부분들이 널려 있다.

자세히 알고자 하는 욕심에 더욱 깊이 끼어들면 들수록

선답자가 세워놓은 숱한 이정표 속에 길을 잃고 헤메고,

꼬여 있는 타래 속에 내 몸 조차 얽맨다.

이러한 이론도 따라야 하고, 저러한 규칙도 따라야 하고, 남들도 하니까 나도 해봐야 하고....

인간의 욕심으로 혹은 남의 이목이나, 나 스스로의 자존심 때문에 그 취미에 얽매이는 일이 흔하다.

나중엔 재밌자고 시작한 내 낚시건만 정작 내맘대로 낚시 한 번 할 수 없는 꼴이다.

이 때쯤 되면 이건 벌써 취미가 아니다.

가만히 들여다 보면 시간과 돈 들여 내 몸, 내 마음 괴롭히는 우스운 일이다.

차라리 시작을 말 것이지....

세상엔 단순한 것들도 얼마나 많은데.... ; 실은 그리 많지는 않은 듯 하다.....-_-;

 

취미는 벅찬 세상을 쉬어가라고 누군가 만들어 둔 보기 드문 아름다운 녀석이다.

취미는 단순히 즐겨야 할 대상이지

끝을 보고 쫑을 내야할 전투낚시가 된다든지, 밀리고 밀려둔 숙제낚시가 된다든지 하는 것은

짧은 세상사는 인간으로서는 너무 아쉬운 듯 하다.

그렇다고 내맘대로 낚시를 한다면 나 때문에 괴로운 존재들이 무척이나 많을 듯....-_-;

역시 취미를 제대로 즐기려면 여기도 욕심이란 녀석을 내던져야 하나 부다....

 

취미(趣味)라는 게 원래 사전적 의미는 뭔가 끌리는 취향이란 것 같은데,

그건 아마 처음 뭔가를 시작할 때 쯤 이야기 겠고,

이제는 또다른 취미(取美)로 아름다움을 찾고 즐긴다는 의미가 되어야 할 것 같다.

 

아마도 취미에서 자유롭게 아름다움을 찾고 즐기는 법을 익힌다면

생활에서도 별 어렵지 않을 듯....

 

언젠가 고기 잡아 먹고 싸는 일도 아름답게 보이는 날이 오것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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