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낚시를 괜히 어렵게 해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는 그들이 왜 그런지 짐작해본다...

살아서 도망다니는 고기 잡는 일은 어려운 듯 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고기 잡는 일로 먹고 사는 사람이 있는 가 하면, 고기 낚는 일로 먹고 사는 사람들도 있으니.....

아마도 고기도 먹고 살아야 되기 때문이겠지....

낚시에 익숙해지다 보면 고기 잡는 일은 흔한 일이 된다.

웬만한 조력의 낚시꾼은 꽝이라는 것을 잊게 되고,

조금씩 자라난 자만심에 딴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고기 잡기가 낚기로 바뀌면서 깊어 지는 듯 하다.

(잡기와 낚기는 낚시이야기 #55편 에서....)

잡기는 물론이고 고기 낚기도 잘 못하는 나는 얼마 전부터 계속 엉뚱한데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잘 낚이지도 않는 잉어를 낚겠다고 설치는 일이나,

대 부러 먹어 가며 캐스팅 연습에 목 매는 일이나,

낚시는 안 가면서 읽히지도 않는 어려운 책을 붙잡고 있는 일이나,

그리고 그 중에서도 플라이 낚시의 본류가 아닌 지류만을 골라서 파고 드는 일 모두,

실은 고기 덜 잡으려는 핑게다.

낚시꾼이 고기를 덜 잡겠다니 이 얼마나 우스운 일이냐.

그나마 안 잡겠다고는 않하니 더욱 같잖은 일이다.

하지만 그 속에는 나 나름대로 변명꺼리가 있다.

낚시는 즐거우나, 정작 낚이는 고기는 즐겁지 않다.

그리고 낚이는 고기를 보는 낚시꾼 역시 늘상 즐겁지는 않다.

그리고 무언가 가슴 쓰림은 낚시를 자주 가는 열성 낚시꾼일수록 점점 짙어진다.

항상 즐겁다는 낚시꾼도 오랜 시간 중에 언젠가 한번 쯤은 느끼지 않았을까?

낚은 고기를 먹고 안 먹고를 떠나서

평생을 낚시한 사람이 괴롭힌 고기 수는 도대체 얼마나 될까?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아마도 수 천, 수 만 마리 쯤.....

사람이 사람에게 괴롭혔던 일은 죽기 전까지 좀처럼 잊혀지지 않는 뜨아한 기억으로 남는다.

하지만 그 대상이 사람이 아닌 경우에는 그저 밋밋하게 넘어간다.

따지고 보면 사람이 그리 잘난 건 아닌데....-_-;

그렇다고 나는 낚시를 안 할 수 있나?

가끔씩 솟는 솟증은 뭘로 풀어 내나?

고기 안 잡을 수 있난 말이다.

그래도 닥치고 낚시만 하기엔 스스로 민망하다.

일단 한번 금을 밟고 넘어서자,

이젠 두 눈을 질끈 감고, 알고도 모른 척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나름대로 짜낸 잔머리가 딴짓 하기 였다.

나름대로 낚시를 어렵게 묶어 놓으면 잡히는 고기 수는 좀 줄지 않을까.....

덜 괴롭힐 수 있지 않을까......

막상 현실은 가뜩이나 없는 실력에 그렇게 매어 놓으니 더욱 가관이다....-_-;

먼 훗날, 시간이 흘러

나를 매지 않고도 모두에게나 그럴듯한 낚시가 될 수 있기를 빌어 본다.

그건 아마 역시 바로 그때 그,

자유로운 낚시....

P.S : 이로써 내 낚시의 지표인 자유로운 낚시는 조금 더 윤곽을 갖게 되었음.

        난 벌써 자유로운데.... 낚시 모르는 사람 曰

        그것도 좋겠군.... 마르코 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