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를 갖는 낚시꾼만이 자랄 수 있지 않을까.....

낚시를 왜? 하는가에 대한 어려운 질문은 잠시 젖혀두고,

단순한(?) 왜? 낚시에 대한 이야기부터 들어 보자.

수많은 낚시꾼이 수많은 낚시를 하고는

또 수많은 똑같은 낚시를 하고는

또 수많은 똑같은 낚시를 반복 한다.

고기가 물면 낚고 안 물면 못 낚는 그런 낚시....

물론 미끼를 바꿔본다, 장소를 옮겨본다, 채비를 바꿔본다, 다양한 낚시꾼의 노력이 더해지긴 하지만,

역시 물어주면 낚고 아니면 못 낚는 그런 낚시일 뿐이다.

또 같은 낚시를 반복하는 낚시꾼은 지루하고도 남루하다.

낚고 못낚는 OX만을 반복하는 낚시꾼은 스스로의 결박임에도 느끼지 못 한다.

못 낚으면 그냥 이상하게 안 물더라....

잘 낚으면 뭐가 잘 듣더라....

그리고는 아무 생각이 없다.

다음 낚시에서도 역시 똑 같이 반복한다.

뭐 생각이 필요없긴 하다, 우쨌거나 먹고 살아야 하는 녀석들이니

언젠가는 내 바늘을 물어줄 고기 아닌가?

하지만 그 고리 밖으로 한 걸음 나와서 들여다 보면

정말 지겹지 않나?

그래도 지겹지 않다면 아마도 낚시를 좀 더 길게 해보면 지겨울 것이다....-_-;

그러한 지겨움을 덜어 낼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바로

왜? 이다.

간단히, 왜? 고기가 물었을까, 왜? 고기가 안 물었을까 를 스스로에게 물어 보는 것이다.

고기에게 물어 보는 방법도 있기는 한데, 쉽지는 않다...-_-

왜? 이 때는 이 바늘을 물고, 저 때는 저 바늘을 무는 것일까?

어제는 안 물고 오늘은 무는 것은 왜일까?

이렇게 하면 물고, 저렇게 던지면 안 무는 것일까?

이 때는 왜 저기서 물고 저 때는 왜 여기서 무는 걸까?

물론 단순히 고기 더 잡기 위한 질문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계속 묻다 보면 낚시의 대상인 고기를 점점 더 이해하게 되는 것 같다.

전쟁터에서 만난 옆집 살던 철이에게 총을 못 겨누게 되는 육이오의 아픈 이야기처럼

낚시를 접게 되는 극한의 단계가 아니더라 해도

찬찬히 상대를 알아 가는 노년의 데이트 마냥 미적찌근하면서도 움찔거리는 설램은 바랠 수 있다.

그렇다고 질문의 답을 얻기 위해서 산처럼 책을 쌓아두고 공부하는 척 할 필요도 없다.

누구의 답도 정답으로 끝날 순 없고

다만 스스로의 답만이 그 질문을 그칠 수 있기에....

그리고 그 질문의 끝은

낚시는 왜 하는가?

나는 왜 낚시를 하는가?

하는 것과 같은 조여진 질문을 갖게 된다.

그 역시 스스로의 답을 얻을 수 있기도 하고, 못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이미

Nice Try!!

왜?를 갖지 못하는 낚시꾼은

점점 지겨워지고 초라해질 뿐이다.

뭐, 그저 그런 낚시꾼도 훌륭하긴 하다.

그 지겨움을 이기고 오랫동안을 계속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