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     "남보다" 낚시


 

낚시꾼의 어쩔 수 없는 욕심 중의 하나가 있는데,

바로 낚은 고기 자랑하기이다.

비록 자랑이 인간의 근원이긴 하지만.....

 

해묵은 낚시꾼의 큰 목표 중의 하나는 큰 고기 잡기이고,

그 앞에 하나 덧붙는 수식어는 바로 "남보다" 이다.

낚시꾼의 실력을 가늠하는 것이 마릿수에서 고기의 크기로 넘어가는 단계가 되면 큰 고기만을 찾게 되고,

그 큰 고기를 찾는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남보다 더 큰 고기를 잡아서 내 실력을 높이고자,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내 실력을 높혀 보이고자 하는 것이다.

고기의 크기가 낚시꾼의 실력을 어느 정도 가늠해줄수도 있지만,

그 역시 부지런한 낚시꾼에겐 이기지 못한다.

게다가 실력을 속으로 쌓는 것이 아닌

밖으로 보여주기 위한 실력이라면 제법 웃기는 일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그 실력이라는 것도

낚시꾼 외의 사람이 보자면 그저 고기 한 마리 더 잡는 사소한 것이다.

아마도 시장에 널린 어물전이나 백화점의 수산코너와 비겨 볼테지.....

 

남에게 자랑하기를 제외하고,

순수히 대물과의 잠시 동안의 교감을 낚시꾼 혼자 오래오래 고이 간직하는 일은

수줍은 일일까? 병신같은 짓일까?

다른 낚시꾼과 나누는 즐거움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것이긴 하지만,

어쩐지 요즘은 모두가 "남보다" 낚시에 골몰하는 통에

조금은 아쉬워 보인다.....

게다가 요즘은 "남보다" 장비, "남보다" 멀리 등도 생긴 통에

제법 어지럽다.

 

다시 돌아 보는 생활 역시 그렇지 않던가?

오늘도 살아 보는 "남보다" 인생은

꽤나 서글프다.

 

사실 자랑한다고 누가 봐주기나 하던가?

솔직히 자신이 그리 즐겁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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