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       약자생존


 

요즘은 드디어 월드컵 철이다.

우리나라 한국에서 하는 월드컵.....

글만 보아도 가슴이 뛴다...-_-;

 

솔직히 평소엔 우리나라 프로축구팀 갯수나 팀 이름도 잘 모르는 나로선,

꽤나 웃기는 짓이지만 딴나라하고 한 판 붙는다는 월드컵이라고 하니

눈에 불이 들어오고, 머리엔 김이 난다.

평소엔 아나키스트에 만물(?)박애주의자라 우기는 나로서도 어쩔 수 없다.....-_-;

 

그런데, 이젠 조금 머리가 굵어졌는지,

우리나라에서 월드컵을 해서 밤잠 안자며 축구를 안봐도 되기 때문인지

딴나라 축구도 눈에 좀 들어오기 시작했다.

'햐! 이런 팀도 올라왔네, 어라, 이 선수가 이 나라팀에 있었네.....'

그동안 머릿속에 뒤죽박죽 들어 있던 정보들이 조금씩 정리가 되면서

관심과 이해가 서로를 끌어 올린다.

지난 휴일에는 오랜 만에 보통의 가정집(?)처럼,

소파에 길게 드러 누운 채, 아내가 차려주는 밥상을 받아가며

하루 종일 월드컵 축구를 관전했다.

일요일이라 몰아서 하는지, 무려 4 경기를 했다.

총 8개국이 붙는 경기, 나중엔 어느 팀이 몇대몇인지 조금씩 혼란도 온다.

하지만 그 경기 하나 하나는 정말 멋진 경기들이었고,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의 경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다.

그런데 가만보니 매 경기마다 나는 소위 약체팀이란 걸 응원하고 있었다.

특히 아프리카 5개팀에 대해선 신경이 많이 쓰이면서,

가능하면 그 팀들의 경기는 놓치지 않을 생각이다.

개막전에서 세네갈이 한때 통치국이었던 프랑스를 꺽을 땐,

나도 함께 두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했다.

강팀이 골을 넣을 때, "에이 뭐냐!" 라며 짜증내다가,

약팀이 만회 골이라도 넣으면 "꼬올! 골! 앗싸!" 를 연발해가며

웃기는 응원을 하고 있었다.

밥먹고 사는 현실은 언제나 강팀 혹은 강국에 빌붙어 있거나 최소한 좌우지 되면서

눈에 보이는 총칼이 번뜩이지 않는 축구에서는

약팀 편인 척하고 있는 거였다.

그건 아마도 나도 약팀이거나 약국이기 때문이겠지......

다시 들여다 보니 서글프기도 하고.....

그저 나는 타고난 반골이니 그르려니 하고 자위 해본다.

 

실제로 약자들이 살아 남는 모습이 늘 유쾌하진 않다.

정정 당당히 버티는 척 하다가 요행으로 살아 나기도 하고,

혹은 강자의 약점을 물어 뜯고, 반칙을 일삼으며 살기 위한 어떠한 몸부림도 마다치 않는다.

때론 동료의 피를 뒤집어 쓰고 죽은 듯이 누워 있다가, 기회를 엿봐 개구멍을 기어 나가기도 한다.

그래도 일단 그들은 살지 않던가?

길고 긴 전쟁 후에 그래도 살아 남는 다수는 민초들이었다.

물론 강한 자가 이룬 세상은 겉보기엔 그럴 듯 하겠지만,

그 속내는 피비린내가 난다. 민주의 자유라는 게 늘 미쁘지 않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까?

대강 살더라도 구성원 개개인이 나름대로 재밌게 살 수 있다면...

 

아마도 나 같은 반골들이 있어야

적자만이 살아 남는 살벌한 세상이 아니라

가끔은 약자생존이 존재하는 살맛 나는 혹은 재밌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근데 그게 낚시와 무슨 상관이냐구?

내가 하는 내 낚시도 늘 그렇지 않던가?

 

늘 고기가 이겼으면 하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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