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      좋은 로드와 나쁜 로드


 

얼마 전에 ebay를 통해서 60년대 초쯤 생산된 오래된

가격만 싸구려 글래스파이버 로드를 하나 주문했다.

지구표면을 기어서 오는 우편으로 보내져 오는 거라 내 손에 오자면 꽤나 오래 걸릴 것 같다.

큰 기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조금은 가슴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며 몇 자 글쩍여 본다.

 

로드 이야기라고 하면 꽤나 굵은 이야기 꺼리인데,

최근의 나만의 얘기를 해보자면

예전에 내가 만든 이상한(?) 로드만으로 캐스트를 하다가 오랜만에 기성품 로드를 들어 보니

갑자기 캐스트가 망가졌다. 내 로드에서 남의 로드를 쥐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건 바로 한 가지 로드에 맞는 한 가지 캐스트만 영구불변 옳다고 고집해서 였다.

그 뒤로 나는 생각을 바꿨다.

다양한 로드를 접해 봐야 로드를 잘 이해할 수 있고,

캐스트의 본질에 좀 더 접근할 수 있고,

플라이 낚시의 숨은 부분까지 이해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었다.

 

그래서 요즘은 비싸고 좋은 로드를 하나 구해서 애지중지 아끼느니,

싸지만 다양한 로드를 여러 개 접해 보는 쪽으로 맘을 굳혔다.

뭘 하나 돈 드는 건 매한가지니 좀 아쉽다...-_-;

 

남들이 버리는 로드를 줍기도(?) 하고 구입하기도 해서,

긴 로드, 짧은 로드, 뻣뻣한 로드, 부드러운 로드를 접해 보았고,

요즘은 소재에 따른 차이도 이해해야 될 듯해서,

낡은 뱀부대를 줍기도(?) 했고,

이번엔 글라스 대를 구하려고 했던 것이다.

예전에 글라스 대를 만들기도 하고 몇 번 만져 보았으나

오래 전에 글라스 대가 최신 로드였던 그 시절의 로드를 통해서

그때 당시의 캐스트와 요즘의 캐스트를 비교해 보고 싶어서 이다.

 

최근에는 캐스트 연습을 자주 하다 보니

사람에 따라 캐스트가 쉽게 되는 로드가 있다는 점을 좀 느끼게 되었고,

결국 비싼 유명 메이커 제품이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부분을 어느 정도는 인정을 해야 될 것 같다.

꼭 비싸야 좋은 로드는 아니겠지만, 비싼 로드에 좋은 로드가 많다는 점이다.

최첨단의 과학적인 설계에 수많은 플라이 캐스트 전문가들이 test 한 제품이니

당연히 좋은 로드가 만들어 질 확률이 높다.

물론 전문 메이커 로드는 사양이 다양하기 때문에 그게 가능할지도 모른다.

여유가 있어서 이런 저런 로드를 다 만들어 내니,

대부분의 낚시꾼 입맛을 만족시켜 줄 수 있는 건 큰 장점이다.

 

하지만 나는 로드 하나에 그 정도 거금(^^;)을 들이는 건 별로 내키지 않는다.

우선 내가 반골이라 남들이 유명하거나 좋다 이러면 "그럼 난 싫어" 이렇게 나오기 때문이다.

; 물론 일부 메이커 것도 비교를 위해서 갖고는 있다.

그것보다는 일단 좋은 로드가 어떤 것인가를 알고 나면(먼저 이 부분이 아주 중요함)

나쁜 로드를 가지고 캐스트 하더라도 이 부분이 문제가 있다 아니다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고,

그 문제를 캐스트 방식을 조금 수정해서 멋진 캐스트로 해결해 내는 연습을 할 수 있다.

물론 어느 정도 커버량에는 한계가 있겠지만,

누군가 플라이 낚시하라고 만든 로드라면 플라이 캐스트 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아마도 아직까지 내 수준에선 내 실력을 믿지 말고 로드를 믿어야 겠지.....

 

이 수준이 되면 남들이 부르는 나쁜 로드는 그에게 장애물이 아니고

아마도 독특한 성격을 가진 특이한 친구 정도로 느껴질 것이다.

내 기억으로는 생활에서도 좋은 친구, 나쁜 친구보다

특이한 친구들이 많은 편이 살면서 도움이 되었던 듯....

굳이 따지자면 좋은 로드, 나쁜 로드 보다는 맘 맞는 친구가 있긴 하겠지.....

 

가만 보니 고기 잡지 않아도 재밌는 낚시가 많기만 혹은 많기도 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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