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옛날 님핑 책자를 찾다 보니 특이한 것들이 있어서 한번씩 해보고 있다.

예를 들자면 지그헤드 훅이라던지 언더리그 모습의 채비라든지 등등

그중에 하나 오늘 얘기할 게 지그헤드 훅 같은 것들이다.

아마도 루어 낚시 쪽에서 커버하기가 편해서 결국 루어 쪽으로 넘어가고

플라이에서는 사라졌겠지.....

일단 클래식 훅 모습 그대로 만들어 봤다.

무척이나 심플하다.

10번 정도에 허리가 좀 긴바늘(4X)에 3B 나 2B 봉돌을 훅아이 쪽에 바짝 붙여서

니퍼로 꽉 찝어서 물렸다. 여기까지가 일반 루어 지그헤드 훅이랑 똑 같다.

그리고 타잉을 더한다.

플라이 캐스트가 가능한 작은 온스짜리 훅이 없기 때문에 플라이 용으로 만드는 거다.

특별히 제작된 플라이용 지그훅을 팔기도 한다만 원하는 무게의 다양한 훅을

얻기 위해선 그냥 500원짜리 봉돌 몇 종류 구해서 만드는 편이 속 편하다.

처음에는 금색이나 은색 끼우는 비드헤드로 지깅(위 아래로 움직이는) 움직임을

내려고 해 봤는데, 훅이 커지니 비드로 제대로 된 지깅을 내는데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일단 캐스트를 포기하고 옛날을 복원한다는 생각에,

훅 쪽에만 신경쓰고 만들어 봤다.

봉돌이 빙빙 돌아 스피너가 되지 않게 밑실을 듬성듬성 감고 순간접착제 칠을 하고 꾹 찝었다.

꼬리에 마라부 듬뿍 매고(바늘길이의 1.5배?)

반짝이는 비닐 끈으로 된 립 감을 재료를 붙잡아 맨 후,

남아 있는 훅의 몸통에 마라부와 같은 색의 바디 더빙을 하고 반짝이 립을 감고,

봉돌 바로 뒤에서 매듭을 내고 접착제 바르고 마무리를 했다.

이걸로 끝이다.

옛날 자료라 사진이 흑백이라 색은 빨간색, 흰색 두종류로만 만들어 테스트 해보았다.

일단 만만한(^^;)배스를 찾아 뵈었다.....^^;

3B(봉돌 무게) 부터는 캐스팅이 쉽지 않다. 거의 루어 캐스팅이다...-_-;

2B 정도는 9ft 6번 패스트에 가까운 미디움 로드에 그럭저럭 캐스팅이 되는 구만.....

물 속의 움직임은 확실하군. 비드헤드와는 비교가 안 되는 움직임이다.

몇 번 캐스트 연습 후에 브레이크 라인 아래 어두운 곳으로 훅을 넣어서 움직이다가

얕은 곳으로 당겨 올리는 데 시커먼 녀석이 냉큼 덤벼 든다.

배스다....^^;

올려 보니 입에 비해 훅이 작아서 훅을 삼켰지만 아랫입에 있는 성긴 뼈(?)에 바늘이

박힌 게 아니고 걸려만 있어 쉽게 빠진다.

다시 또 브레이크 라인 아래로 훅을 넣었다 빼보니 몇 마리가 얕은 곳까지

따라 오다 내려간다.

허 이것 참....^^

8M 정도 떨어진 물 속 바닥에 희미하게 옆줄무늬가 보인다.

밤새 뭘 했는지 피리와 치어들이 숱하게 놀고 있어도 그냥 바닥에만 얌전히 붙어 있다.

멀리 루어 하시는 분이 스플릿 샷 웜 채비를 던져서 유혹을 하지만 그래도 그냥 얌전히 있다.

루어 하시는 분이 가고, 지그 훅을 배스를 넘겨 던지고 폴링(falling)과 pop-up을 번갈아 시키며

배스 쪽으로 움직여 온다.

루어 때처럼 로드를 세웠지만 라인이 무거워 포물선을 그리며 아래로 늘어 진다.

입질 파악이 될까.....?

애써 장력을 놓치지 않으며 액션을 주던 훅이 갑자기 움직이지 않더니

물 속에서의 강한 바늘털이가 라인을 통해 전해져 온다.

역시 훅을 삼켰지만 상황은 아까와 같다.

일단은 클래식 지그헤드 플라이는 루어에 못지 않은 결과를 보여 주었다.

요즘의 배스 플라이는 대부분 배스버그를 통한 top 계열의 수면 혹은 수면에 가까운 플라이를

많이 쓰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훅에 돈과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배스 플라이는

항상 나에겐 좀 멀리 떨어져 있었다.....-_-;

top - water라는 낚시의 제약도 맘에 들지 않았지....

그런데 이번 클래식 훅의 복원을 통해서 배스 플라이에 대한 관심을 좀 더 가지게 된 셈이다.

고기가 잡히니까 갑자기 관심을 갖는 다는 역시 좀 우스운 일이지....-_-;

하지만 이런 과정 속에서 내게 의미가 컸던 것은,

플라이 낚시가 갖는 여러 가지 제약들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된 것이다.

플라이 대에 루어 훅 단 거 아니냐고 하면 지금은 "넹!" 이라고 답할 수 밖에 없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서 그 때 그 시절로 돌아 간다면,

아주 오래 전에 루어와 플라이의 개념이 없거나 나눠지기 전이라면

어떻게 되는 건가?

플라이의 틀이 갖춰지기 전에 행해졌던 시도와 도전의 시대 플라이는

정답과 오답이 없었을 것이다.

낚인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즐거운 일이었겠지.

틀은 누가 만드는 것인가? 대중이 혹은 몇몇의 선구자가?

숱한 연구와 발표 속에서도

여전히 고기가 왜 물고 안 무는가에 대해선 시도와 도전의 시대인 지금에도

틀은 그리 튼튼해 보이진 않는다.

변하고 자라는 것이 유일한 전통이라는 세상사처럼

플라이에서도 전통이란 사람들이 원하는 쪽으로만 흐를 테지....

틀도 사람이 만들었음을 잊지 말고

나도 조금은 느슨해져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