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     게으른 낚시꾼


 

요즘 나는 무척 게으른 낚시꾼이 된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출조도 뜸 하다.....

그러고 보니 낚시 이야기도 뜸 하군.....-_-;

 

특히 올해 들면서 부터 부쩍 심해진 것 같은데,

출조 자체가 그다지 간절히 다가 오지 않는다.

저 멀리 강원도까지 새벽같이 일어나서 밤잠을 안 자고

7~8시간의 운전에 너댓시간의 잠시 낚시,

게다가 요즘 같이 추운 시절엔 찬물에 주기장창 서 있는 것도 역시 그다지 땡기지 않는다.

그래봐야 고기 몇 마리 낚아 보는 것 뿐 아닌가?

 

여기까지만 하면 낚시에 별 취미 없는 사람의 넋두리이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한시라도 낚시를 잊은 적 없고, 머릿속은 낚시로 꽉 차있다.

여전히 출퇴근 시간엔 낚시책을 끼고 다닌다.

그렇다고 해서 뭐 뾰족히, 고기 괴롭히느니 그냥 머리로 낚시하는 편이

속 편하다는 자연보호주의자 인척 하느라 그런 것도 아니다.

허, 참......

 

마음 한 구석, 약간은 고기 아낀다는 마음으로 자위하고 있긴 하지만,

그보다 낚시를 덜 가는 실제 이유는 바로 게을러 졌기 때문일 것 같다.

몸이 피곤하고, 춥고, 배고프고......

장거리 출조에서 오는 것들의 부담이 고기 낚는 즐거움 보다 크기 때문일까?

고기 낚으러 가기 귀찮은 게 그게 어디 낚시꾼인가?

 

그래도 여전히 상황을 추측하고 고기를 추측하여 퍼즐을 풀어가는 게임의 즐거움은 여전히 즐겁다.

요즘의 내 낚시는 대부분의 시간을 편안히 집구석에 누워 배를 깔고,

플라이 낚시에 대한 지식을 늘리고, 그동안의 경험을 대입하여 나름대로 결론을 얻은 다음,

어쩌다 한 번 가는 낚시에서 그동안의 쌓은 것을 실험을 통해 점검한 후,

다시 집으로 돌아 와서는 결과를 다시 분석하고 정리하는 형태의 낚시다.

그리고 그 한번의 낚시로 두고 두고 되십으며 감상을 늘린다.

 

남이 보기엔 학구적인 척하는 무척이나 딱딱하고 지루한 낚시다.

게다가 뭔가 정해 놓고 숙제를 해야 된다는 식의 낚시는 얼마나 부담되는 일인가?

하지만 출조가 쉽지 않고, 잦은 출조가 그리 반갑지 않은 연약한 고기들이 대부분인

우리나라 플라이 낚시터의 현실을 감안하면 그리 나쁘진 않을 것 같다.

 

게을러 그리 나쁘지 않은 경우도 가끔 있군.

하지만 타고난 게으른 천성 덕분에 머리와 가슴으로 하는 낚시도

요즘은 꽤나 천천히 흘러 간다.

목표는 디립다 세워 두고, 실행은 늘 그렇듯 바닥을 기고 있다.

위와 같이 게으런 걸 그렇게 둘러대듯,

이 역시 취미란 스스로 즐기는 거란 말로 둘러 대며....

 

어째 이번 편은 스스로에게 말하는 넋두리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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