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     고기를 낚는 것은?


 

실제 고기를 낚는 것은 무얼까?

많은 낚시꾼들이 각각 다른 대답을 하지만,

그것에는 아마 약간의 단계가 있을 것 같다.

 

요약하자면, 바늘이 고기를 낚고, 내가 고기를 낚고, 고기가 고기를 낚고,

다시 바늘이 고기를 낚는 것이다.

 

처음에는 고기를 낚는 것은 바늘이라 생각한다.

바늘이라 함은 플라이 낚시에서는 타잉된 훅의 패턴이 될 것이고,

다른 낚시의 경우 미끼가 될 것이다.

낚시줄 끝에 무엇이 달려 있는가에 따라 고기가 낚이고 안 낚일 것이라 생각한다.

많은 초보자들은 훅의 패턴에 따라 낚시가 결정되므로,

훅의 종류 또는 타잉시 미묘한 차이에 신경을 많이 쓴다.

또는 미끼의 종류와 내용에 신경을 많이 쓴다.

새로운 훅이나 낯선 미끼가 나오면 너나없이 달려들어 써보고 싶어 한다.

 

그 다음 단계에는 고기를 낚는 것은 바로 나라고 생각한다.

미끼나 훅의 패턴 보다도 내가 가진 기술이나 실력이 낚시를 더욱 좌우한다고 믿는다.

채비의 원리나 구성, 프리젠테이션 방식이나 섬세한 스킬 등에 의해

고기가 물고 안 무는가가 직접적으로 결정된다는 생각이다.

이는 어느 정도 낚시가 익숙해진 낚시꾼의 생각이다.

다만 자신감으로 익은 낚시는 자만심으로 굳어지기 쉽다.

 

그 다음 단계는 고기가 고기를 낚는다고 생각한다.

즉 고기에 의해 고기를 낚는다는 의미이다.

이는 고기의 생태나 습성 그리고 태도(?)를 이해하고 적용하여 낚시하는 모습이다.

어떠한 훌륭한 미끼나 뛰어난 기술 보다도

고기의 마음을 읽는 것이 보다 높은 단계의 낚시라고 생각한다.

겸손과 자연에 대한 이해가 깔려 있는 좀 더 자라난 낚시다.

고기가 고기를 낚는 단계는 단순히 고기 낚는 단계로서는 거의 끝이다.

 

그 이상의 단계는 아마도 고기 낚는 것은 다시 바늘임을 깨닫는 일이다.

무엇을 어떻게 해도 결국 고기를 낚는 것은

날카롭고 뾰족하며, 고기의 입술을 꿰뚫는 바늘 인 것이다.

그것을 깨닫는 순간, 낚시는 다시 혼란스러워 지는 동시에 자유로워진다.

그 분기점 또는 특이점에서 각각의 낚시꾼은 여러 갈래로 나눠져 뻗어 갈 수 있지만,

그 지점에 달한 대부분의 낚시꾼들은 기본적으로 평화와 온화의 물속에 발을 딛는다.

낚시에 자유로우면서도 고기와 사람에게도 따뜻한 낚시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 낚시꾼의 머리 속에는 언제나

고기를 낚게 되는 것은 결국 바늘이라는 것을 절대 잊지 않는다.

날카롭고 뾰족하며, 피맛이 나는....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