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 캐스팅이란,

플라이 낚시에서 낚시줄을 휘둘러

낚시꾼이 원하는 곳에 플라이 바늘을 날려 보내는 것을 말한다.

이부분이 다른 낚시와는 큰 차이점을 보인다.

플라이 바늘은 나는 곤충을 흉내낸 것이 많고, 주로 물위에 바늘을 띄워 두고 고기를 유혹하는

낚시법이 일반적이다. 그러자면 낚시바늘이 가벼워야 되고, 무거운 추 또한 달 수 없고,

낚시줄 또한 물위에 뜨도록 고안되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가벼운 바늘을 멀리 날려 보내려면 낚시줄에 무게를 더할 수 밖에 없다. 무거운 만큼 물에

뜨게 하기 위해서 부피를 늘려 두툼한 굵기(실제 직경은 1~2mm정도)의 낚시줄이 생겨난 것이다.

이 굵은 낚시줄을 적절히 휘둘러 멀리 날려 보내기(캐스팅이라고 한다) 위해

수많은 기술이 고안되었고, 지금도 많은 고수들이 연구 중이다.

마치 아메리카의 카우보이가 들소를 잡기 위해 로프를 휘둘러 던지는 것과도 비교되기도 한다.

실제 캐스팅은 낚시대를 적절히 앞뒤로 휘둘러서 낚시줄을 앞뒤로 날리면서 길이를

조금씩 늘린 후, 마지막 순간에 최고의 힘을 가해 원하는 곳까지 쏘아 낸다.

앞뒤로 낚시줄을 휘두르는 것에는 일종의 리듬감이 생겨난다.

똑딱 똑딱.......

메트로놈의 추처럼 규칙적인 반복 속에 플라이 낚시꾼은 자기 최면에 까지 빠져든다.

똑딱 똑딱....

인간의 가장 원시적인 악기가 타악기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한국의 무당이나 각종 원시부족의 종교행사에서의 신과 만나기 위한 엑스타시를 경험하고자

반복적인 몸놀림이 동원된다. 멀리 갈 것 없이, 요즘 유행하는 테크노 음악에도 동일한

그것이 숨어 있다.

최소한의 힘으로 매끈한 곡선을 그리며 라인이 날아 갈 때의 플라이 낚시꾼은 희열마저 느낀다.

마치 리본체조의 그것과 같이 공중에서 휘날리는 형광색 라인(낚시줄이 눈에 잘 띄게 하기 위해서

일부러 밝은 색을 쓰는 경우가 많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장탄을 자아낸다.

사실 이런 것은 캐스팅에 고수가 되었을 때 얘기다.

아직도 전 세계에는 수많은 나와 같은 초보자들이 오늘도 엉키고 걸리는 낚시줄과 싸우며

캐스팅 연습을 하고 있을 것이다. 전투 낚시라고나 할까? 나도 이제야 겨우 라인을 멀리

날려보내는 데까지만 가능할 뿐이고, 그 곡선미를 이루는 데서는 부족하다.

캐스팅보다 조황에 눈이 어두워 멀리 던지는 연습만 했다고나 할까?

한날 캐스팅에 대해서 그동안 배운 걸 글로 옮겨 봤다. A4용지에 빽빽히 5매가 넘었다.

이래도 아직 멀었다는 생각에 한숨이 났다.

그래 어차피 공부하자고 이 플라이계에 뛰어든 것 아닌가!

매주 출조하며 느끼는 거지만, 캐스팅을 하다보면 어떤 날은, 혹은 어떤 때는 잘 되다가

갑자기 캐스팅이 망가지는 때가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큰고기의 입질을 받고 놓쳤을 때, 주위에 구경꾼들이 늘어날 때, 나보다 고수 앞에 서게 될 때

등 에는 여지 없이 잘 되던 캐스팅이 힘없이 발 앞에 떨어지거나, 엉켜서 흐느적 거리게 된다.

어떨 땐, 아무도 없는 조용한 밤에 그렇게 오래 캐스팅해도 줄이 엉키지 않는 반면,

라인이 잘 보이는 낮에 사정없이 엉켜오는 날도 있다.

캐스팅의 기술은 누구나 조금씩만 연습하면 익힐 수 있다. 그리고 방법도 안다. 맘 먹으면

가끔은 제대로 날릴 수 있다. 하지만 가끔씩 안되는 이유는 바로 마음에 달려 있는 것이다.

마음이 흔들리고 정신이 흐트러지고, 캐스팅이 흔들리고 라인이 엉키는 것이다.

캐스팅이 흔들리면 심호흡을 하고 자신을 천천히 살펴본다. 캐스팅 외에 딴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나는 단지 이 플라이 라인을 통해 자연과 세상과 만나고 있다고....

고기도 만나고, 물도 만나고, 풀도 만나고, 바위와도 만나고, 사람도 만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