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     낚시꾼의 죽음


 

언젠가 생사론(生死論)에 대해서 읽은 적이 있다.

태어남은 선택할 수 없는 결과이지만,

다시 죽음은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것 중의 하나라고.....

 

누군가가 말했던,

세상에서 유일하게 인간이 갖는 자유는 스스로를 파괴 또는 괴멸 시키는 것 뿐이라는 이야기도 생각난다.

참, 서글프고도 씁쓸한 자유다.

겨우 그것 밖에 없다니....

어찌 보면 많은 이들이 스스로 알게 모르게 이미 행하고 있다.  

 

어쨌거나 죽음의 문제는 고래(古來)로

수많은 현자(賢者)와 우인(愚人)들의 그럴듯한 주제였다.

그것 중의 하나인 아까의 그 생사론으로 돌아 가면,

위치나 역할별로 괜찮은 죽음을 나열해 두었는데,

타이틀부터 다소 구태가 나긴 하지만,

대장부의 가장 부끄러운 죽음에 대한 서술이 눈에 띄었다.

그 죽음은 세상을 살만큼 다 살고,

따뜻한 아랫목, 비단 이불을 덮고, 자식들을 모두 도열시킨 채,

사랑하는 마누라의 허벅지를 베고,

숨을 할딱이다 편안히 가는 것이라고 한다.

 

누구나 바라는 편안한 죽음이기도 하지만,

개인의 안녕만 누리다 가는 이기적인 죽음이기도 하다.

전투에서 장렬히 전사하는 지휘관이나,

화재를 진압하다 순직하는 소방관의 죽음처럼,

세상과 엮어진 스스로의 위치와 약속을 지키다 가는 것에 비기면

죽는 이 스스로도 남는 것이 없을 것이다.

바로, 죽음의 과정이 가장 크게 배우고 깨칠 수 있는 인생의 단계라고 여긴다면 말이다.

 

그렇다면 직장에서의 과로로 전사하는 봉급쟁이도 그리 나쁘진 않은 겐가?

하지만 낚시꾼이 그리 할 수는 없다....^^;

 

낚시꾼의 죽음은 어떠해야 할까?

정말 고기 낚다 물에서 죽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모습인가?

소설, 노인과 바다의 상황처럼 최후까지 고기와 겨룰만큼 겨루다가

지는 순간 스스로 고기밥이 되어 몸을 내던지는 것이 낚시꾼의 모습으로 봐 줄만 한가?

 

내가 생각하는 낚시꾼의 죽음의 순간은

그가 정말 낚시꾼이었다면,

불교의 율(律)처럼 스스로를 보시할 수 없다 하더라도,

그동안 함께 놀아 준 고기들에게

그저, 조금이라도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순간이 함께 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평소에 가지면 더 좋겠다.....^^;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