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     변치 않을 낚시 사랑?


 

언젠가 기차를 타고 낚시를 가던 날이었다.

예약한 기차를 놓쳐서 다음 기차를 타게 되어 입석이었다.

 

객차의 맨 뒷 좌석, 뒷 공간이 마침 비어 있어서

짐은 얹어 두고 그 곳에 서서 출발하기 직전의 창 밖 역사를 무심히 보고 있었다.

출발한지 얼마 안 되서

 

어떤 중년의 연인 한 쌍이 와서 앉는다.

그쪽도 마침 좌석을 하나 밖에 구하지 못했는지,

여자는 앉고 남자는 의자 곁에 섰다.

정겹게 손을 쥐고,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는 게

아무래도 부부라기 보다는 연인인 것 같다....

그런 느낌을 갖게 되는 현실이 오히려 웃겨 보인다.

일단, 뭐 내 알 바 아니지.....

 

그러다 중년의 남자가 잠시 자리를 비운 새,

중년의 여인은 핸드폰을 꺼내 부지런히 문자를 입력한다.

고개를 돌리다가 우연히 내용을 보았다.

무척 큰 실례였지만, 봐서 죄송하다고 말씀 드리기도 난감한 상황이다.

요즘의 핸드폰은 웬 창이 그렇게 넓은지 글자가 참, 많이도 들어 간다.

내용은 대강, 자식에게 엄마는 @@를 잠시 다녀온다, 아빠에겐 말하지 말라는

그런 내용이었다.

어 그렇다면.......-_-;

 

그래 그런 것이었나 보다.

아직 세상을 그리 길게 살지 않은 나로서는 모든 걸 이해할 순 없겠지만,

그리고 그 속 사연은 우연히 스친 나로서는 짐작하는 것조차 무리이겠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실 세상에서 한결 같은 것은 무척이나 드물다.

한결 같으라고 강요하는 것도 참 쉽지 않은 세상이 되었으며,

아예 변화와 적응 그리고 생존으로 이어지는 공식은

사람들의 뇌를 관통해서 꿰뚫고 있다.

당연하고도 우월한 가치관으로 굳어 졌다.

 

그렇다면 나의 플라이 낚시는?

나의 경우는 전혀 대입하지 않고 낚시만으로 들여다 보는 낚시꾼의 모습이라 너무 우습다.....-_-;

언제나 변함없이 플라이 낚시를 쥐고 있을 수 있을까?

가끔 다른 종류의 낚시를 하느냐 마느냐 하는 식의 문제가 아니다.

내가 갖고 있는 플라이 낚시에 대한 애정이 언제 갑자기 식어 버리는 일이 있지 않을까

의심을 해보았다. 그것도 억지로.....

 

사람이 무언가에 빠지면 아무 생각이 없지만,

빠져 나오게 되는 그 순간은 심한 공황을 겪는다. 아니 겪어서 그런 경우가 많다.

그리고 빠진 만큼의 염세를 느끼기도 쉽다.

그렇다고 미리 적당히 빠지자고 작정하기도 우스운 일이다.

 

나의 플라이 낚시에 대한 사랑은 그 자체에 대한 사랑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수단으로써의 사랑이다.

고기 잡거나 낚는 수단이 아닌,

나 스스로를 성장시키기 위한 한 가지의 교과서이자, 놀이터이다.

그렇게 정리하고 나니,

나의 플라이 낚시에 대한 염려는 쉬이 사라졌다.

 

세상은 큰 교과서이고 놀이터이며,

플라이 낚시는 그 중에서 아주 작은 티끌의 하나라고.....

 

뭐 그래도 무작정 갖고 있는

그 자체에 사랑은 나도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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