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      바다가 부른다


 

요즘은 웬일인지 강계나 계류 쪽의 낚시가는 일은 뚝 떨어지고,

바다 쪽을 더 자주 가게 되었다.

 

원래 꼬마 때부터 처음 배운 낚시가 바다낚시였던 터라

바다 낚시야 뭐 익숙한 일이지만, 플라이 낚시를 시작하고 나서는,

부산 본가에 내려가서야 아버님과 혹은 동생과 가끔 바다를 찾는 게 전부였다.

그런데 올해 봄부터는 플라이 낚시대를 드는 일은 샛강에 연습하러 갈 때가 대부분이고,

바다 쪽을 더 자주 찾는 것 같다.

당장 봐도 2주전에 바다를 다녀온 것 같은데, 내일 또 바다엘 간다.

 

봄 기간에는 열목어의 산란철이었고,

눈불개를 비롯한 많은 어종들이 산란철인데다가

영동계곡은 여전히 망가져 있다.

고기 아끼는 척하며 계류나 강계를 덜 찾게 된 것도 있지만,

아이가 점점 커가고, 그동안 나만 즐기던 낚시를 비겨 보니, 아내의 심심해 함이 눈에 자꾸 들어 온다.

누구나 원하는 단순한 바램인 신나게 낚아서 맛있게 먹기도 하는

그런 낚시 한번 하게 해줬던 기억은 거의 없다. 물론 내가 했던 적도 이젠 가물가물 하다 마는....-_-;

 

그러다 보니 타협점은 바다가 된 것 같다.

물론 여전히 실력은 미천하여 아내가 원하는 고기를 낚게 해주거나 쥐어 준 일도 드물지만,

함께 즐길 수 있고, 딱히 어려우면 돌아 오는 길에 부두 선창가에만 들려도

온 식구들을 환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

아버님이 내게 알려 주셨던 가족 낚시의 낚시터는 대부분 바닷가였었지.

 

게다가 깊이와 넓이를 모르는 무한의 가능성을 쥔 바다는 낚시꾼의 야성을 후린다.

인류가 최초로 낚시를 시도했던 곳도 아마 바다가 아니었을까?

 

어쩐지 당분간은 아무 저항없이 바다의 부름에 귀 기울이고 싶다.

해저 깊이 가라 앉아 있을 낚시꾼의 근원과

자유로운 낚시꾼의 에너지를 채워줄 바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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