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5      낚시 못 가는 낚시꾼을 위한 변명


 

지난 내린천 낚시 이후로는 제대로 낚시를 가지 못했다.

물론 저수지 송어낚시 한번 다녀오긴 했지만...

 

올 가을에는 여러 곳에서 계류낚시 소식이 들려 온다.

작년과 재작년이 여름 물난리 탓에 가을 조황이 좀 시원찮았던 반면에 아니면

낚시꾼들이 좀 자제했었는지 몰라도 그저 그렇다가 올해 가을 낚시는 낚시꾼에게는 꽤나 신나 보인다.

 

나는 어째 가을 시즌 초에 한번 다녀오고 나서는 다시 가지 못했다.

다녀 온 초가을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더니만, 초겨울까지 들려 오는 소식들이 꽤 많다.

나 역시 잘 되는 낚시가 무척 해보고 싶었으나 결국 다시 가지 못 했고,

이젠 그냥 그렇게 올해 계류낚시는 그냥 접을 생각이다.

 

중간에 몇 번 다시 갈 생각도 있었고 기회도 있었으나 

점점 많이 들려 오는 고기 소식에 또 반골 심보가 동했는지 잘 나온다는 얘기를 들을 수록 나는 가기가 싫어졌다.

상황을 보니 낚시를 가더라도 너무 뻔하게 고기가 잡혀 나오는 것도 별로 반갑지 않는 데다가,

많은 고기가 나온다는 걸 녀석들의 입장에서 다시 생각해보면 많은 녀석들이 괴롭힘을 당한다는 것이다.

바닥 상황은 점점 안 좋아지는 데 개체수가 많아 졌다는 것의 의미는 

겨울나기를 위한 가을먹이 구하기가 더 어렵다는 얘기고,

악순환으로 고기는 점점 바늘을 자주 물거나, 소극적이 되어서 충분한 가을 밥을 못 챙겨 먹는다는 얘기다.

게다가 고기들은 겨울을 버틸 어느 정도 몸 상태를 만들게 되면 섭이를 중단하는데,

몸무게가 갖춰지지 않은 녀석들은 늦은 시즌까지 몸 상태가 계속될 때까지 저체온으로 버티며 

억지로 먹이 활동을 계속한다고 한다.

올해 대물이 늦도록 많이 나온다는 것은 좀처럼 들어 나지 않는 대물들도 몸 상태를 만들기 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이야기고

이는 즉, 우리가 생각하는 활성도가 좋음은 곧바로 계류의 먹이 상황이 나빠졌다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다음해에 우리가 볼 수 있는 혹은 녀석들의 실제 개체수는 줄어 들거라고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고기 생각하는 척하는 낚시꾼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그다지 뾰족한 게 없다.

나라도 낚시를 줄이는 수 밖에....

 

속마음을 끝까지 따져 보자면 결국은 낚시 안 가는 것이 아닌 못 가는 낚시꾼의 변명일 뿐이겠지만,

나는 그렇게라도 자위하고 싶다.

지나가다 자생적 구세군의 자선냄비에 던져 넣는 동전 몇 개나 혹은 급여에서 꼬박꼬박 빠져 나가는

쥐꼬리에 붙은 티끌만큼의 사회봉사기금이 누구에게 가는 건지,

혹은 그들에게 무슨 의미가 되는 건지 나는 전혀 알 수 없지만,

그렇게나마 조금씩 모인 겉치레의 자선이라도 쌓이고 쌓이다 보면 없는 것 보다는 낫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나의 낚시 못 간 변명들도 조금씩 쌓이고 쌓이면,

고기 녀석들에게는 조금이나마 사는 게 덜 피곤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올 가을에 낚시 못 간 혹은 안 간 많은 낚시꾼들 다 함께

이렇게 변명해 보자.  비록 내년엔 다시 가더라도....

 

'내가 안 간 만큼 녀석들은 살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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