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2     물 없는 곳에서의 캐스트 연습


 

어제는 휴일이었으나 짬을 낼 수가 없어서

아파트 뒷뜰의 공터로 캐스트 연습을 나갔다.

여전히 싸늘한 날씨라 목도리와 모자도 단단히 눌러 쓰고,,

 

물 없는 곳에서의 캐스트 연습은 약간 만만치가 않다.

수면이 아니고 시멘트 바닥이라는 물리적인 장애물도 있지만,

제아무리 공터라고 해도 아파트 단지 사이다 보니,

오가는 사람, 가끔씩 지나가는 자동차 등에 신경도 쓰이고,

게다가 물 없는 곳에서 낚시대 들고 뭔가 한다는 것 자체가 제법 두툼한 면피를 필요 하는 것이다.

 

일단 낡은 라인과 싸구려 막 로드를 세팅하고 라인을 조금 풀어 늘어뜨린 다음

가볍게 폴스 캐스트를 반복하며 리듬감을 되찾았다.

라인을 더 조금 풀어 홀을 연습해보고, 라인을 많이 풀어 슈팅 연습도 해본다.

다시 라인을 줄여서 수면 위 프리젠테이션과 수면 아래 프리젠테이션을 위한 각각의 캐스트를 연습해 본다.

이젠 약간 익숙해지는 것 같지만, 익히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는 부분들은 아직 연습이 많이 필요하다.

 

뒤에서 아이들 소리가 난다. 일단 멈추고,

지나가길 기다리고 다시 두 어번 던지니 저 멀리 할머님 한 분이 천천히 걸어 오신다.

또 일단 멈추고, 동네 아주머니 여럿이 지나가기도 하고,

한 쌍의 연인이 지나가기도 하고, 애완견과 산책 나온 노부부도 지나 간다.

실수로 나무에 걸린 라인을 걷어내고 다시 던지기 시작했다.

앗, 왠 경찰차가 이 길을 지나 간담...

사람들이 지나 갈 때마다 나는 연습을 멈추고 딴청을 핀다.

하늘을 봤다가, 로드를 들여 다 봤다가, 그립을 고치기도 하고,

물도 없는 곳에서 낚시 비슷한 걸 하는 내가 웃겨 보이는 지,

멀뚱해 하는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사람들은 빨리 지나가지도 않고, 뭘 하는지 유심히 살핀다.

애들은 가끔 뭐 하는 거냐고 솔직히 물어 오기도 하고,

가끔 낚시 좋아하는 어르신들은 나도 한번 던져 보자고 조르기도 한다.

 

아마도 동네 사람들은 우리 동네에 별희한한 사람이 다 사는구나 생각하겠지.

한적한 곳을 골랐음에도 오늘따라 왜 이리 사람이 많이 다니는지...

그립을 고치는 척하다가, 아예 오늘은 그립만 손보기로 했다.

먼거리의 캐스트를 할 때마다 약간씩 그립이 망가지면서

네째 손가락 아래에 굳은 살이 잡힌다. 전체 균형이 잘못된 것이다.

오래 캐스트를 할 수록 점점 아파 온다.

최근에 새로 배운 그립법으로 바꿔 봤다.

가볍게 쥘 때까지는 괜찮지만, 먼거리 캐스트에서는 힘이 부족하다.

먼거리용이라는 V자 그립으로도 연습해보았으나, 아직은 익숙치 않다.

새 그립법을 내 손에 맞게 약간 변형해서 다시 쥐었다.

그나마 가장 안정적인 것 같다. 그래 이걸로 확정하자.

그렇게 연습을 한동한 계속했다.

 

어, 저기 오는 건 아까 그 경찰차잖아. 순찰코스 반복인가?

고개를 약간 갸우뚱한 채, 나를 바라보는 차 안의 경찰관과 눈이 마주치자,

난 릴을 감아 낚시대를 주섬주섬 접었다.

벌서 한 시간이 넘었군. 이젠 그만 가야 겠다.

 

비록 물은 없지만, 사람들 속에서 낚시 연습하는 것은

고기들 속에서 연습하는 것과는 조금 색다른 느낌이 있다.

낚시꾼인 내게는 고기가 오히려 가깝고,

사람들이 낯설어 보이는 알 수 없는 즐거움이라고나 할까?

 

물이 없어도 낚시공부는 가능하다.


물론 낚시대를 쥐지 않아도 가능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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