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9     엉킨 낚시줄을 풀며...


 

한동안 계속 바쁘다는 핑게로

매주 샛강만 찾던 어느날이었다.

 

한 주 동안을 빡빡하게 지내고 샛강을 찾은 주말 저녁,

느긋하게 캐스트 연습을 해보았다. 마침 사람이 없어서 멀리 던지는 캐스트 연습을 했다.

점점 날은 어두워지고, 오랜만에 멀리 던져 보는 거라 그런지

아무래도 좀 어색하다. 힘도 들어 가고....

날아가는 라인에 소리가 난다. 엉켰나 보다.

 

캐스트를 멈추고 라인을 주섬주섬 챙켜 리더라인을 살핀다.

벌써 오래 전에 엉켰나 보다. 뭉쳐진 양이 장난이 아니다.

낚시대를 옆에 끼고, 엉킨 리더라인을 풀기 시작했다.

이런 거야 뭐, 한 두번도 아니고 벌써 익숙해져 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마음만 급하고 쉽게 풀려지지 않는다.

날은 벌써 어두워 지는데....

 

어깨 너머로 떨어지는 해를 잠시 바라보다,

엉킨 낚시줄을 두손 가득 쥐고 곤혹스러워 하는 나 스스로가 어쩐지 좀 자세히 느껴졌다.

인생의 하루는 그렇게 또 흘러 가는데 여전히 엉켜 있는 내 삶....

어차피 끊어 내버릴 것이 아니라면 내 손으로 풀어야 한다.

 

다시 돌아 본 나는 어깨에 잔뜩 힘을 준체, 엉켜 있는 낚시줄들을 마구 당기고 있었다.

'이렇게 어떻게 하다 보면 풀리겠지.' 순간 순간을 위로하며....

 

먼저 나는 힘을 빼야 했다.

어차피 금방 풀리지 않을 것이라면 장기전을 대비해야 한다.

어깨와 온 몸의 긴장을 풀고 여유를 찾아야 했다.

그리고 마음의 여유도 함께 불러와야 했다.

 

그리고 나서는 엉켜 있는 낚시줄의 끝을 찾아야 했다.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 것인가를 아는 것이 그것의 시작이었다.

정말 심하게 엉킨 줄은 절대 중간부터 풀 수가 없다.

가장 쉽게 풀 수 있는 엉켜 있는 것의 끝 마디를 찾아야 한다.

 

그 다음에는 엉켜 있는 낚시줄을 조금씩 당겨서 서로의 간격을 느슨하게 해야 한다.

엉켜 있는 것들에게도 여유를 주어야 비로소 끝 마디를 풀어 낼 수 있다.

 

그리고는 다시 반복된다. 엉켜 있는 것들을 느슨하게 하고, 끝 마디를 풀어 내고,

다시 느슨하게 하고 풀어 내고....

 

제아무리 엉켜 있는 낚시줄이라고 해도,

낚시꾼의 여유와 단계를 거친다면 다시 풀어 낼 수 있다.

 

이는 아마도 엉켜 있는 내 삶에도 적용되리라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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