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 낚시는 낚시일 뿐,
한동안 개인적으로 일이 바빠서 낚시는 띄엄띄엄 생각하고 지낼 때,
읽던 책이 있었다.
Instinctive Flyfishing 이라는 제목만으로도 화~악 눈에 띄는 책이었는데,
전문 가이드 경력만 25년이라는 미국의 한 배테랑 낚시꾼이 쓴 책으로
경력에 비해 처음 쓴 책이라 약간의 신변잡기로 흐를 듯하면서도
쉬지않고 툭툭 튀어나오는 알맹이는 세월이 무서움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었다.
약간 두툼한 책인데다가 읽은 시간도 별로 없었던 터라 다 읽는 데는 제법 오래 걸렸다.
드디어 마지막 부분을 접하게 되면서 그의 결론이 궁금해졌다.
각종 숨은 know-how 들을 쏟아 내다가, 요즘 낚시계의 현실, 가이드생활의 애로사항 등을
토로 한 후에, 슬쩍 던지는 한마디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낚시는 낚시일 뿐" "Flyfishing is flyfishing." 이었다.
사실 그렇게 말하기란 얼마나 쉬운가?
인생은 인생일 뿐, 사람은 사람일 뿐,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일 뿐,,,
대충, 고민하기 싫으면 흔히 그렇게 내뱉고는, 고개를 들어 먼 하늘을 바라보며 긴 한숨을 내쉰다.
나 역시 비슷하게 뭔가 있는 척 해온지 꽤 되었으니,
다시 한번 답을 찾아 보고 싶다.
수 십 년을 낚시를 하고 또 수 십 년을 그걸로 먹고 살아온 그의 대답이
낚시는 낚시일 뿐이라고 하니 빈말은 아닐테고,,,
아마도 그건
낚시가 각자의 낚시꾼에 따라 각각의 새로운 의미로 인식되고,
그 내용과 의미가 천변만변하더라도,
낚시가 갖는 그 자체의 근본은 벗어 날 수 없고,
낚시꾼은 그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가 아닐까?
물고기의 입을 꿰뚫는 서늘한 바늘,
고기를 놀리는 낚시꾼의 심장과 벗어 나려는 고기의 심장 속에 흐르는 뜨거운 피,
자연을 따르며 다시 차갑게 식어지는 승자의 처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