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3     열쇠고리 이야기


 

개인적으로 나는 ** 도너츠를 좋아해서 퇴근길에 가끔씩 들려서 사오곤 한다.

최근에 우리집 근처의 전천역 앞에 새로 매장이 생겼다.

이런 반가운 일이....

 

좋아하는 녀석들로 한 Box를 채워 계산하고 나니 점원이 Open 사은품이라며 조그만 포장박스를 건넨다.

열어 보니 키홀더 다.

은색으로 반짝이는 금속 단일 재질, 단일 칼라로 비교적 심플하게 만들어진 게 약간 맘에 든다.

'이거라면 가지고 다닐만 하겠네' 라는 생각에 내 주머니 속의 열쇠꾸러미를 꺼내 보았다.

 

음주 후, 몇 번의 가방 분실 사건 이후..-_-;  가방 들고 다니기 싫어진 나는

평소 읽는 책 한 권만 손에 들고 나머지 개인사물은 최소화해서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

어릴 땐 열쇠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었는데,

평소 쓰는 열쇠만으로 최소화해도 요즘 생활은 두세 개 쯤의 열쇠가 항상 주머니에 있다.

처음엔 여러가지 열쇠고리를 써 보았다.

한 때 유행하던 가죽재질, 무슨무슨 인형,,,  역시 기억나는 건 역시 물고기 모양 열쇠고리다.

돌고 돌아 온 지금 내 주머니 속의 열쇠고리의 모습은

아무 것도 없이 군번줄을 짧게 잘라 열쇠만 끼워져 있다.

 

주머니에 넣자니 일단 무게가 가벼워야 했고, 튼튼하면서도 갈아 낄 수도 있어야 하며,

바지 위로 삐져나오지 않게 철사고리 형태라던지 하는 구조적인 모습을 가져서는 곤란했다.

여러가지 재료를 시험해보았으나 결국은 같은 금속 재질인 군번줄로 고정되었다.

가끔씩 타잉 재료가 떨어진 상황에서 급하게 체인아이 타입의 훅이 필요할 때는

몇 개 정도 끊어서 바늘을 매어도 별 문제 없는 비상식량으로도 아주 유용하다.

너무 짧아질 무렵이면 타잉재료 살 때 넉넉히 구해다가 다시 잘라서 만들면 된다.

 

이 녀석은 단순히 몇 개의 열쇠를 묶어 쉽게 잃어 버리지 않고 존재감을 더해주는

열쇠고리 본연의 역할만 충실할 뿐, 아무런 군더더기가 없다.

보통의 열쇠고리가 자신의 존재 중심으로 삐져 나오는 반면에 열쇠 속에 함께 묻혀서 조금의 어색함도 없이 어울리고 있다.

이러한 모습이 바로 내가 좋아하는 사물의 원리인 것 같다.

물론 스스로가 주인공일 때는 과감히 드러나야 겠지만,

주인이 아닐 때는 극도의 단순생략절약으로 主와 어울릴 것.

 

내가 하는 플라이 낚시의 모습 역시 이와 같으면 좋겠다.

낚시의 주는 낚시의 마음과 정신을 담은 낚시꾼과 그것을 온 몸으로 받을 고기, 단 둘일 것이다.

그 사이에 있을 장비나 채비, 기법이나 상황 등은 두 주인을 위해 최소화되어

어울리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다른 군더더기를 가질 필요 없이,,

 

사람이 갖는 의미가 젊을 때는 소유에 있다가 그 끝에는 결국 존재에 있는 것과 같이

낚시 역시 마찬가지라 짐작된다.

 

우연히 얻게 된 맘에 드는 ** 도너츠 키홀더와 나의 초간단 열쇠고리를 한참 들여다 보다

조용히 새로 얻은 키홀더를 책상 서랍 속에 넣고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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