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5    두 가지 모습


 

나는 낚시 다닐 때, 정반대의 두 가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혼자 낚시 갈 때와 다른 낚시인들과 함께 낚시를 갈 때이다.

 

다른 낚시인들과 낚시를 갈 때는 적당히 천천히 출발하도록 여유 있게 시간을 잡고,

돌아 올 때도 적당히 일찍 출발하도록 시간을 계산한다.

점심 저녁 식사시간도 꼬박꼬박 넣고,

중간 중간 휴게소 들리는 계획도 잡고,

쉬엄쉬엄 낚시 하다가 예정된 종료 시간 전에 대충 접고 미리 나오며

정작 낚시 시간에도 경치 구경도 좀 하고, 물에 들어 갈 때도 느지막히 출발한다.

무리하지 않는 오래된 낚시꾼인척 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혼자 낚시 갈 때는 전혀 다르다.

심지어 한겨울에도 오밤중에 새벽 일찍 출발해서 아무것도 없는 빈물일지라도

무조건 일찍 도착해서 물이라도 살펴야 한다.

제아무리 먼 곳으로 가는 날이라도 중도에 휴게소에서 쉬는 법도 없다.

전날 싸둔 짐만 싣고는 집 주차장에서 낚시터까지 한번도 쉬지 않고 단숨에 달려간다.

낚시 중에도 밥 먹는 시간이 아까워 배낭이나 차에 이것저것 도시락을 대신하는

먹을 꺼리를 챙겨서 10~20분 겨우 잠깐 쉬며 끼니를 때운다.

허겁지겁 끼니를 때우면서도 머리 속에는 오후의 낚시에 대한 작전과 계획 짜느라

정신 없는 편이고, 낚시를 마치고 접고 나오는 때 쯤에야 겨우 하늘도 한번 살피고,

산도 살피고, 풀도 살핀다.

낚시하는 중간도 마찬가지다. 넓게 탐색하는 편이 아니고

몇 군데를 여러 가지 실험 삼아 집중 탐색하는 편이라 시간 소요가 길다.

따라서 이동도 꽤나 빠른 걸음으로 하고, 채비를 바꾸는 일도 순식간에 해치운다.

돌아 오는 길도 마찬가지다. 허기가 심하거나 몹시 졸리지 않는다면

거의 쉬지 않고 달려서 집으로 향한다.

오는 길은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데 말이다.

 

오래된 낚시꾼이라면 이 두 가지의 사례 중에서 앞쪽의 모습으로 낚시를 하는 게 보통이다.

어차피 오늘 오고 다음에 또 올 낚시, 낚시과정을 즐기며 쉬엄쉬엄 여유를 즐기는 것도 上手다.

그럼에도 혼자 낚시 다닐 때의 秒와 分을 다투는 빡빡하고 꽉찬 낚시를 하는 이유는

아마도 아직 식지 않은 나의 낚시 열정이라 이해하고 싶다.

 

낚시 하는 동안 만큼은 어떠한 잡음과 허상, 장애물을 떨어 내고 낚시에만 집중하고 싶은 것이다.

하루 전체를 낚시로만 가득 채우는 열정, 무언가 다른 게 조금이라도 끼어 든다면 아마도

낚시꾼의 열기에 불타버릴 것이다.

 

그럼 조금의 틈이나 여유 없이 맹렬히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은 무언가?

그것은 아마도 낚시로 태웠던 열정만큼,

가족과 집을 사랑하는 또 다른 열정 때문일 것이다.

 

물론 딴 이야기가 많이 섞여 있긴 하겠지만,

그저 낚시와 가족을 똑같이 사랑하는 고뇌하는 낚시꾼의 모습이라고

보기 좋게 덮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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