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6    함께 낚시하는 즐거움


 

오랜만의 연합정출이 있었다.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두 클럽이 모여서 함께 낚시를 하는 일이다.

나는 개인적인 친분으로 함께 하였고,,

 

오전에는 한 쪽 클럽과 함께 하고,

오후에는 또 다른 클럽의 한 분과 함께 하였다.

 

오후 낚시가 특이하였던 것은

다른 분에게 내가 포인트를 안내 받으며 계곡을 이동하며 올랐었는데,

단 둘이 함께 낚시하며 계곡의 오른쪽과 왼쪽을 나눠서 동시에 상류로 낚시를 하였다.

마침 계류의 폭이 둘이 의사소통하기에 너무 넓지도 않았고,

너무 좁아 스치지도 않게 적당하였다.

 

기억으로는 나나 그 분이나 모두 왼손잡이였는데,

그 분께서 캐스트가 편한 계곡의 오른쪽을 내게 양보하였고,

자신은 조금 불편한 왼쪽으로 물을 천천히 건너 이동하였다.

물론 조금의 내색도 없이 내가 알아 차리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말이다.

 

계곡은 넓고 평평하며 적당한 여울이 바닥 돌과 함께하여 포켓으로 이뤄져 있다.

이러한 곳의 포인트는 눈으로 봐서 뻔히 드러나는 상황이라

포인트를 둘이 함께 공략하는 경우에는 첫 캐스트에 좌우되기 때문에

누가 먼저 캐스트 하는가에 달려 있다.

그 분께서는 주요 포인트를 먼저 충분히 탐색할 있도록 양보해주시고,

조금씩 상류로 이동해서 포인트가 산개하는 지점이 되자 비로소 로드를 들어 함께 하기 시작했다.

 

무언의 소통이라고나 할까?

계곡의 한쪽 편에 서서 눈 짐작으로만 이뤄지는 구분이라 정확치는 않지만,

대략 물과 포인트를 절반으로 나눠서 서로 계곡의 반쪽만 훅을 던져 보낸다.

포인트가 뻔히 보이지만 함께 동시에 훅을 날리는 터라 상대편의 영역을 넘어가지 않도록 캐스트를 조절한다.

 

수평의 영역에 대한 서로의 배려는 이렇게 이뤄 졌으며,

함께 하시는 분께서는 대략 3번대를 가지고 있고, 나는 4번대를 가지고 있기에,

나 또한 긴 캐스트로 앞서지 않도록 상류로 이동할 때, 내가 한 발이라도 먼저 나가지 않도록

조금씩 늦게 발을 뗌으로써 수직공간에 대한 배려를 하도록 열심히 노력했다.

 

처음 포인트에 들어 서면서 어디서 쯤부터 공략하라는 말 이외에는 여지껏 한 마디 말도 없었다.

내 캐스트를 신경 쓰다가 아주 작은 수면 스침 소리에 흘깃 옆을 보니 그 분의 라인이 팽팽해진다.

조용하면서도 약간의 겨룸 후에 그 자리에 적당한 크기의 고기 한 마리가 올라왔다.

고기를 달래 훅을 뽑아 들면서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며,

아무 말 없이 싱긋 웃음을 짓는다.

 

멀리 떨어져 모자를 눌러쓰고, 짙은 선글라스 속에 눈은 가려져 있지만,

선명한 미소 띤 입 모양은 나보다 먼저 고기를 보게 된 약간의 미안한 감과

새로운 장소에서 첫 고기의 입질로 포인트 안내에 대한 안심도 들어 있고,

이런 낚시를 함께하여 즐겁다는 마음이 함께 뒤섞여 있었다.

그 분의 미소는 마치 '낚시란 즐거운 거죠?' 라고 물어 오는 것 같다.

 

나름대로 오랫동안 남들과 함께 낚시하는 순간에 저렇게 멋진 미소를 보았던 기억이 없었던 것 같다.

단지 미소 만으로 많은 의미를 전달하는, 그리고 낚시의 본질을 일깨워 주는,,,

고기와 낚시꾼 둘 만이 아니라, 낚시꾼과 낚시꾼 간의 소통 역시 멋진 일이라는 것을

알게 해주는 순간이었다. 함께 하는 낚시의 즐거움이란 이런 것이었구나.

사진으로 남겨 두었으면 하는 생각이 순간 들었다.

불행히 카메라도 없었을 뿐더러, 웬만한 Zoom 이 아니라면 섬세한 미소를 담기도 어려웠을 듯....

 

나 역시 아무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로 답하였다.

솔직히 나는 그런 미소를 지을 자신이 없었기에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그 답에 조금 더 보태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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