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      流


 

낚시와 살면서, 물을 가까이 하면서, 내가 배운 글 한 자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流 이다.

 

흐를 流,

우리말쓰기 운동도 있지만, 수많은 뜻을 한 글자로 요약해주는 漢字가 가끔은 쓰기 편할 때도 있다.

 

물이 갖는 수 많은 장점을 요약해주는 것이 流 이다.

언제나 낮은 곳으로 흐르고, 무엇으로 막아도 막힘이 없고, 그룻에 따라 형상의 집착이 없다.

고이면 대기로 비상하여 흩어진다.

자신을 다 소비하여 생명을 살리면서도 다시 부활할 수 있고,

그 모습은 자유로움의 극치인 것이다.

그저 흐르는 것이다.

 

그러나 흐르는 것은 물만이 아니다.

바람도 흐르고, 세월도 흐르며, 바위도 흐르며, 사람도 흐르며, 기운도 흐르며, 우주도 흐르는 것이다.

시간과 에너지가 흐르는 까닭에 흐르지 않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리고 세상은 흐름을 거스르려고 하는 것과 그냥 흘러가는 것, 두 종류가 있다.

거스르려는 자는 대부분 사람이며, 憎이며 情이며 집착이다.

잠깐 동안의 역류에 그는 만족하며, 다시 흐른 후에는 流자를 가로 새기기 위한 기회였음을 알게 된다.

 

내가 일생의 화두로 삼는 글이다.

落花有意 隨流水 流水無情 送落花

당나라 한산자의 싯구다. 이보다 流 를 간결히 나타낸 글을 보지 못했다.

낙화는 유정하기도 하고, 뜻이 있기도 하고, 집착에서부터 간절한 서원도 될 수 있다.

유수는 무정하면서도 굳건한 지혜를 일러 주고 있는 것이다.

몽둥이를 후려치거나 괴성을 지르며 수도자를 가르치는 선승과도 같다.

 

그리고 요즘 새로 알게 된 글이다.

傳語風光 共流轉

역시 두보의 싯구다.

함께 돌고 돌아 감이란 의미는

流의 또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凡人이 짧은 흐름만을 볼 수 없는 반면에

더 큰 전체의 흐름을 일러 주는 것이다.

 

낚시대를 둘러 메고 앉아서 혹은 서서,

흐르는 물을 보고 있자면

가끔씩은 그 물에 함께 흘러 버리고 싶다.

끝 간 곳은 모르겠지만, 흐르는 동안 뭔가 줏어 들을 수 있을까 하는 게으름 때문이지.

 

가슴 속에 流 자를 제대로 새기기 어려움 알기에

왼쪽 어깨에라도 새기고 싶었다.

 

정말 심각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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