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1    방학....


 

; 타이틀을 써 놓고 보니 한동안 글 쓰기가 뜸 했던  내 상황과 대충 들어 맞는 것 같다....

지병(허리부상)으로 본의 아니게 좀 쉬었다.

 

"악마의 사전"이란 것에서 애처가란,

'자신의 아내 쪽으로 탈선한 변태적인 애정'이라고 되어 있다.

 

아마도 나한테는 귀신같이 들어 맞는 해석이라고나 할까.....?

그런 나에게도 야릇한 일탈을 찾아내는 잊었던 후각을 되살리게 되는 시간이 있는데,

바로 아내와 아이가 집을 비우는 때다.

그동안 여름휴가를 못 낸 탓에 집사람이 아이를 데리고

아침에 갑자기 부산 본가로 내려가버렸다. 전화 한 통 달랑 주고,,

 

이로써 오늘부터 수요일까지 일종의 3일간 방학인데,

보통은 혼자 낚시를 가거나 영화를 본다.

일단 오늘 밤은 한강을 잠깐 들리는 것으로 대략 알차게 보냈고,

내일은 영화가 될 것 같다. 최근엔 영화관을 자주 찾아서 꽤 봐버렸는데, 멀 또 보나?

 

그런데 이런 날의 낚시는 예상을 절대 벗어나지 않는다.

꽝 아니면 뭔가 사고다. 

오늘도 빈물이었는데다가  낚시대 커버를 물에 흘려 버리고 왔다.

이런 날, 남자에게 너그럽지 않을 걸 봐서,

신(神)은 모태신화를 즐기는 쪽이거나 의외로 공평한 모양이다.

이곳저곳 눈치를 많이 살피는 걸 봐서 말이다.

이미 닳은 나도 눈치 채고 대충 접고는, 텅 빈 나의 집으로 돌아 왔다.

낚시도 익으니 눈치가 느나 부다. 마치 아까 그 공평 무사한 신처럼...

 

'마를린 몬로'의 '7년만의 외출'이 볼 때마다 감탄을 연발하게 되는 것은

아마도 이런 날 대중교통이나 길가에서 만나는 풋풋한 이성이

여전히 색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이겠지.

그리고 이젠 늙기 시작했다는 절대 숨길 수 없는 반증이다.

 

하지만 나이 듬의 썩 괜찮음을 알아 버린 나는

이젠 별 신경 씀 없이 느긋하게 즐길 수 있다....

 

그리고 어디까지 그게 확장될 수 있을 지가 궁금한 나는,

사는 재미라고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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