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2    유부남과 플라이 낚시꾼


 

여자들이 묘하게 끌리는 남자는 대략 2종류로 나뉜다고 하는데,

바로 유부남과 게이란다.

 

후자는 자신과 같은 종족일꺼라는 동질감을 기대하는 일종의 착오와 특유의 다정함에서 오는 것이고,

전자는 왠지 있어 보이는 여유감에서 오는 것이란다.

무너지지 않을꺼라는 안도와 무너짐에서 오는 불안 사이를 오가는 스릴감이

오히려 느낌을 증폭하는 이유도 될 것 같다.

 

나야 뭐, 이제 제법 묵은 유부남이지만,

위에 써 논 이야기하고는 전혀 상관없이 지냈다.

고기도 별로 반겨 하지 않는 우중충한 엉터리 낚시꾼인데다가,

주말엔 낚시 다니느라 흙 묻은 겉옷과 신발에,

여름이면 햇볕에 시커멓게 겨울이면 얼어 터진 얼굴을 하기 일쑤며,

조황 징크스 때문에 휴일엔 꼭 수염을 안 깎고 지내서 인지,

그런 호사(?)는 언감생심이다.

 

지금도 별로 빛 바래지 않는 마를린 먼로의 휘날리는 치마보다 눈웃음이 빛나던

영화 "7년만의 외출" 에서 처럼 결혼 후, 7년 쯤엔 누구나 찾아 온다는 그런 아찔한 일도 없었다.

아무래도 낚시만 너무 열심히 했나 보다.

진짜 낚시만,,,

 

그래도 별로

끌리지만 절대 손에 잡히지 않을 듯한 근사한 미혼의 이성에게

자존심이 꺽이기 싫은 유부인(人)들은 이렇게 외쳐 보자.

'나, 유부남(녀)이야, 당신이 손 뻗어도 잡을 수 없는 곳에 있는....'

......물론 마음 속으로 외쳐야 한다.

 

어디서 이런 웃긴 생각이 났나 하면,

좀처럼 플라이 바늘을 물지 않는 저수지 얕은 곳에서 어슬렁 거리는 잉어들을 일치감치 포기하고,

수면에 떠다니는 손가락만한 살치를 드라이 훅으로 연신 낚아 올리면서 였다.

'나, 그래도 플라이 낚시꾼이야, ㅁㅁㅁ 하고 ㅇㅇㅇ 하는.....'

 

......물론 주변엔 나 말고는 아무도 없었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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