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면 아마 난 덕풍 계곡을 누비고 있을 것이다.

멋진 경관과 넉넉한 산천어들......

난 비록 초보이지만 다른 곳과 달리 몇마리쯤은 꿈꿔 볼 수도 있다.

태백산맥 줄기 속의 덕풍 계곡은 99년부터 강원도 삼척시에서 주관하여 적절한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양식한 산천어를 계곡 내에 방류하여 캐치엔 릴리즈 등의 일정한 룰을 지키도록 회원제로 운영하는

유료 플라이 낚시터이다.

유료라면 저수지 송어낚시랑 다를 게 뭐 있냐고?

보기엔 환경보호와 관광상품이라는 두가지 토끼를 잡는 것 처럼 보인다.

적절한 환경보호장치와 수려한 경치 속에 플라이 낚시를 연습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양심의 가책을 무디게 하고 있지만 계속 따지자면 크게 다를 게 없다...... -_-;

그래도 나 같은 플라이 낚시꾼들이 몇 달을 별러 가며 가고 싶어 하는 걸 보면

어느 정도의 성공인 것 같다.

선진국에서는 우수모델로 잘 정착되고 있다고 한다.

주요 이유는 확실한 환경보호의 보장과 적절한 치어방류를 통한 것 같다.

가만히 보니, 낚시터 조성 외에도 순수한 어족자원 보호를 위해

요즘 많은 낚시 관련 단체에서 치어방류 기금을 조성하고 시행하고 있다.

산천어와 토종붕어 그리고 감성돔.....

난 늘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한번도 보템을 못 했다.

아름답고 귀한 고기들이 점점 늘어나서 계곡과 저수지, 그리고 바다를 채운다면 보기도 좋고,

낚시도 즐겁고......

사실 그동안의 물에는 너무 고기가 줄었다.

낚시꾼 혹은 어부들의 무분별한 포획으로 고기 수가 줄어든 원인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인간이 자행한 환경파괴도 큰 원인이었을 것이다.

결국은 인간의 묶은 것이니 치어라도 풀어서 인간이 푸는 것이 옳은 것 같기도 하다.

잠시 딴 얘기지만 난 가끔 딴곳에서 잡은 꼬마 배스를 한강 샛강에 푸는 짓을 하곤 했다.

샛강에서도 배스가 가끔 잡혔으면 하는 엉뚱한 마음에서 였다.

물론 한강의 생태계 파괴라는 죄목으로 욕먹을 수도 있다.

이처럼 치어 방류에는 다음에 낚을 고기를 보존하기 위한 얕은 가면도 숨어 있는 것 같다.

좋은 의도가 엉뚱한 치어 방류로 변질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될 것 같다.

멸종되어 가는 생물들의 보존을 위한 노력들에 대해 나는 좀 다르게 생각한다.

물론 아름다운, 인간이 보기에 어떻게 보이는 가에 상관없이 그 자체로 아름다운 생물체가

지구상에서 사라진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순전히 개인적인 의견으로, 이를 위한 보존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곳에 껄 저곳에 옮겨 놓는 개체이식이나,

복제를 통한 인공번식 등에는 별로 박수를 쳐주고 싶진 않다.

사라지는 생명체가 있는 반면에 새로운 종류가 생겨나고 진화해 간다.

심지어 바이러스도 백신에 항거하는 슈퍼바이러스가 생기고 있다.

공룡이 죽고 포유류가 주도권을 쥐게 되는 선사시대 후기를 생각해보자.

만약 내가 포유류가 아니고 공룡이라면....?  공룡의 부활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세상은 흘러 흘러 지금의 내가 살고 있다.

인간의 어설픈 조정은 또 다른 문제를 불러 읽으키는 것을 많이 봐 왔다.

아쉽더라도 있는 상황 그대로를 즐기자.

아득한 밤하늘에 또 한 가닥의 유성이 사그러 졌다고 생각하자.

어차피 인간도 언제가는 멸종할 수도 있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