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 낚시를 어느 정도 배우다 보면

제일 고민하고 연구하는 쪽이 플라이 훅의 패턴인 것 같다.

캐스팅도 왠 만큼 배우고, 고기도 좀 낚이기 시작하면 고기를 꼬여내는 미끼인

플라이 훅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게 된다.

실전에서의 훅 선택도 중요하지만, 평소의 끊임없는 연구와 연구 끝에 만들어 내는

타잉 쪽으로 많은 신경을 쓰게 된다.

처음엔 손쉬운 패턴부터 시작해보지만, 오래된 것에 대한 알 수 없는 반발감에,

또 내가 만든 훅이라는 자만심 덕분에 새로운 훅의 창작에 도전하게 된다.

그리고 또 실제적인 이유는, 전통적인 훅에는 여러가지 전통적인 재료들이 반드시 필요하게 되는데

이때, 재료 구입 값이 만만치 않다.

좋은 등급의 수탉(Cock) 목털(Neck Hackle) 한짝만 해도 10만원에 가깝다.

사오만원짜리 플라이 낚시대를 들고 일 년에 몇 번 쓰지 않는 낚시꾼이라면

아깝기 그지 없는 일이다.

그래서 대체 품목을 많이 찾게 되고, 쉬운 재료로, 혹은 남들이 쓰진 않지만 특이하고 흔한 재료로

대체해 보는 경우가 많다.

사실, 나도 처음엔 그렇게 시작했다. 그리고 아직 제대로 된 유명상표의 헤클을 써 본적이 없다.

주로 드라이 플라이를 위해 헤클을 쓰게 되는데,

만원 미만의 싸구려 새들(등털)이라고 해도 일단 수탉꺼라면 왠만큼은 부력이 있고,

드라이 액을 쓰면 적당히는 떠 준다.

가게에서 잘만 고르면 웬만큼의 14번 사이즈까지의 드라이 플라이는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찾아보면 헤클만이 드라이 플라이를 띄우게 해줄 수 있는 건 아니다.

적당히 부드러운 스치로폼 소재도 있고, 깃털과 유사한 화학 소재도 많다.

물론 그런 것들은 개인들의 노력에 따라, 아이디어에 따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난 심지어 내 머리카락을 모아 실험도 해봤었다.

; 물론 드라이는 무리고, 님프에서도 더빙이 어렵지만 잘 싸고, 가위로 다듬으면 엽기적인 몸체 더빙이 되었따..... -_-;

하지만 이러한 노력들이 제대로 된 타잉의 기초 이론을 닦지 못해,

오히려 배움의 진도를 늦추는 역효과가 있는 단점도 있긴 하다.

그리고 이것저것 해보다 느낀 점은

역시 아주 오랫동안 내려온 전통적인 플라이 패턴들이 괜히 있는 게 아니구나 느낌이었다.

누구나 알만한 아주 유명한 패턴들은 실전 어디가서도 듣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수많은 플라이패턴 속에서 헤메다가도 결국은 전통적인 패턴으로 돌아 온 일이 자주 있었다.

그건 아마 아직 나의 능력 탓이라고 믿고 싶다.

하지만 전통 속에 머물러만 있다면 재미가 없을 것 같다.

그 패턴에 색깔을 바꿔보고, 소재도 바꿔보고, 뒤집어서도 만들어 보고,

가라앉는 걸 뜨는 걸로도 만들어 본다면 또 다른 즐거움이 있을 것이다.

물론 그건, 고기 낚는 즐거움의 크기가 어느 정도 마음 속에서 줄어 들었을 경우의 얘기다.

더우기 요즘은 문명의 발전으로 인해, 정말 다양한 재료들이 생겨났고 넘쳐 흐른다.

아마 옛날의 플라이 낚시꾼이 지금의 세상에 온다면

힘들여 새를 잡고, 짐승을 잡아  그 터럭을 썩지 않게 보관하기 위해 해온

그동안의 억지 사냥꾼의 역할이  억울하지도 모르겠다.

지금의 패턴을 처음 만든 이는 왜 꼬리에 꿩털을 쓰고, 몸체는 공작털을 썼는지

그 이유를 잘 알고 있을테니, 지금 이 세상에 온다면

관념에 매여 있는 우리보다 더욱 창조적인 아이디어나 기본에 충실해서

새로운 멋진 패턴들을 만들어 낼지도 모르겠다.

원래 전통도 아주 오래전부터 계속 개선 발전되어 온 것임에 분명하다면,

나 같은 엉터리플라이꾼들이 자꾸 딴짓을 하다보면

변화가 될수 있겠지.

하지만 아무리 좋은 훅패턴이라고 해도

고기가 물지 않으면, 또 플라이꾼들이 쓰지 않으면 사장된다는,

간단한 진리를 떠 올려 본다.

결국 난 고기를 낚기 위해 플라이 바늘을 매는 것이 아닌가?

아차!  눈으로 즐기기 위한 Art 타잉도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몇가지 타잉 서적 중에서 가장 기초가 되는 책에는

작자가 밝히는 이런 내용이 있다.

" 내가 바라는 것은 당신이 패턴의 Reproducer가 되는 게 아니고

진짜 Fly-tyer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