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덕풍조행 2
벌써 다녀온지 한참이 지난 것 같다.
겨우 3~4일 지났건만......
이미 사그러져 가는 기억을 되살려 조행을 쓴다.
이번엔 낚시가면서 느낀 점 보다, 낚시하면서 배운 것 중심으로 정리해 본다.
석가탄신일, 남들은 방생하러 간다고들 하는데 낚시꾼은 뭔가?
게다가 난 잡고는 바로 풀어 주니, 죄와 보시를 동시에 하는 건가?
어쨌거나 그렇게 고기 낚으러 갔다.
지난번과 동일한 기차시간으로 예약했다. 가는 차편이 입석이라 꽤나 피곤하였다.
두어시간을 좁은 차틈에서 쭈구리고 앉아 졸다가 겨우 빈 좌석을 차지하고 몸을 펼 수 있었다.
낚시가기 급한 마음에 몸이 고생하는 군......
이번에는 태백역에서 미리 좀 개기다가 나왔다. 5시가 되어서 쯤 택시를 탔고, 역시 친절한 태백 택시기사님.....
그런데 벌써 하늘은 훤~ 하니 밝아 있었다. 시간이 아까워 맘이 쪼매 아푸다.
관리소 입구를 지나 조그만 오솔길...... 덕풍계곡을 들어섰다.
청명한 새소리..... 방울새인가?
옅은 새벽안개와 함께 풍겨오는 숲 냄새..... 후~ 하...... 후~ 하......
흙과 풀과 나무냄새..... 비온 뒤에 나무들이 풍겨내는 짙은 숲의 냄새는 정신을 아득하게 한다.
많은 자연휴양림 어쩌고와 꽤나 깊은 숲도 다녀봤지만 이런 좋은 향을 품고 있는 숲은 처음이다.
아니, 솔직히 비온 뒤의 새벽 숲이 이런 상황인 줄은 몰랐다.
한 모금이라도 더 몸에 담고 싶은 욕심에 심호흡을 연발한다.
나의 속에서 품어낼 서울의 공해가 다소 미안하기는 하지만 숲은 이해해주겠지.
웨이더를 입고 낚시대를 펴니 벌써 5시 45분......
이번엔 시간을 아껴 포인트 위주로 그리고 좀 더 상류로 가보기로 했다.
상류로 올라갈 때는 드라이, 내려올 때는 님프낚시로 계획을 정했다.
웬일인지 지난 4월과는 달리 아침부터 캐디스(날도래)가 무척 많다.
아침일찍 해치(우화)하였거나 이미 나와 있었을 똑같은 1.5cm 크기의 검은색 날도래들......
다음 세대를 위해 교미하느라 바쁘다. 밟지 않게 조심해야할 정도였다.
그러나 고기들은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인다.
드물게 물위에서 퍼득대어도 먹어 볼 생각은 않는다.
눈에 많이 보이는 벌레로 매치 더 해치를 성급히 한다는 건 역시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오히려 10시가 지나서 부터야 간혹 드물게 보이는 2~3cm크기의 메이플라이(하루살이)가 산란을 위해서
(좀 이상하다. 아침녁에도 산란을 하나? 생물은 역시 교과서와는 다르다.)
물위를 스칠 때 산천어들은 펄쩍이며 라이즈를 해댄다.
숫자가 적어서 별식으로 취급하는 지, 크기가 커서 그런지, 개체수가 적은 메이플라이가 인기가 높다니 의외였다.
하류를 지나서자 제법 큰 돌 위에는 스톤플라이(강도래)들의 해치하고 남은 껍질들이 쫘~ 악 붙어 있다.
이제 막 6시가 지났는데 해치가 벌써 끝난 것이다.
해치를 막 끝내고 옆에 붙어 날개를 말리는 녀석을 겨우, 한 두 마리 볼 수 있었다.
아마 밤새 물 밖으로 기어 나와 해뜨기 전부터 해치를 했을 것 같다.
조그마한 기화천 녀석들과 달리, 껍질의 사이즈만 2~3cm, 성충은 평균 4cm의 대형이다.
빈 껍질만 조심스럽게 채집병에 담아 왔다.
그렇다면 새벽 4시 쯤에 마커 없이 다운 스트림으로 8번사이즈 이상의 스톤님프 훅에 스플릿샷(납 봉돌)을
몇 개 달고 완전히 가라 앉힌 후, 라인을 팽팽하게 긴장시켜
바닥에서 사부작거려 기는 척하면 입질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에 온다면 해 봐야지.....
미지(각다구 들의 쬐끄만 벌레)들의 해치는 상대적으로 눈에 띄지도 않는다. 벌써 여름으로 들어서나 부다.
벌레 구경을 한 후, 내가 선택한 훅은 그것들과는 아무 상관없는 16번 패러슛이다.
왜냐구? 그게 제일 잘 들었으니까......
매치 더 해치(물속에서 막 우화하기 시작하는 벌레를 모방한 플라이 훅으로 낚시하기)라는 게
나같은 초보 낚시꾼에게는 아직 익숙치가 않다. 그냥 경험에 의존하는 수가 많다.
실제로 해치는 새벽이나 저녁에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이 시간대가 아니면
그냥 흔한 날벌레나 님프로 승부하는 수 밖에 없다. 물론 그것도 지역을 잘 알게 된 이후의 얘기다.
그래서 대부분의 플라이 낚시꾼들은 탐색용 훅이란 걸 정해두고 쓰고 있다.
어떤 고기가 있는지, 뭐를 좋아하는지, 또 지금은 어떤 벌레를 먹고 사는지를 모를 경우에
대강 두리뭉실하게 듣는 제일 믿음직한 만능 훅 같은 걸 쓰는 것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드라이 플라이는 급류나 소에서나 모두 안정적으로 쓸 수 있도록 만든 윙이 푸짐하고, 발달린 패러슛과
각종 비드로 만든 라바(애벌레 모양) 훅을 쓰고 있다.
지난 4월에 비해 수량이 70% 정도로 줄었다. 그래서 인지 하류엔 이상하게 고기들이 드물다.
예전의 보 밑에 피라미 포인트에서 패러슛을 던져 한 두 마리 구경한다.
새로 만든 9피트 계류대(3번대로 혼자 결정)가 그나마 들어서 고기가 날아오는 불상사는 없었다.
다행이다......
하류에선 소에서도 고기 보기가 어렵다.
어느덧 다리아래 까지 왔다. 다리 아래의 푸른색 깊은 소엔 산천어들이 모여 있다.
지난번 처럼 많은 수는 아니다. 잠시 패러슛을 떼내고 16번 이노무스트리머를 달았다. 납봉돌도 달고......
늘 고민한다. 16번 이노무스트리머는 스트리머일까 그냥 웨트플라이 일까?
2번 라인을 걸어서 인지, 캐스팅이 제대로 안된다. 이건 무슨 루어 캐스팅 같다.
드라이 캐스팅의 경우 리더가 펴질 때까지 캐스팅 후 끝까지 뒷힘을 유지해줘야 하는 반면에,
님프나 스트리머 캐스팅은 라인까지만 캐스팅하고 나머지는 자체 무게에 의해 훅이 날아 가도록 튕겨줘야 했다.
이게 올바른 캐스팅 법인지는 모르지만 특히나 부드러운 낚시대의 경우에 심하다.
이번에도 첫 캐스팅에 갈겨니가 물고 나온다.
가만히 보니 가라 앉을 때, 님프처럼 공격해 온 것이다.
산천어는 가라 앉았다가 떠 올리면 잠수함처럼 부상하며 곧바로 따라 왔다. 멈추고 가라 앉히면 추격을 멈췄고,
훅을 떠 올리면 또 따라 왔다. 아마 메이플라이 이머져(번데기)의 떠오르는 모습을 연상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스트리머의 리트리브 때, 보통 2가지 방법을 쓴다. 하나는 손으로 라인을 당겨서 훅을 움직이는 것과
또 하나는 낚시대를 움직여서 훅을 움직이는 것이다.
낚시대의 움직임 없이 손으로 라인을 당기는 방법은 주로 먼 거리를 움직일 때 쓰며, 가장 정확한 입질을 감지할 수 있다.
5cm크기의 꼬마 갈견이가 이노무스트리머의 윙만 물어도 2번라인에서는 톡, 토독 하는 입질을 느낄 수 있었다.
대신 훅의 액션내기가 좀 여의치 않다. 직선 운동을 손으로 단순히 속도만 가감해서
먹이 물고기의 움직임으로 바꿔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에 낚시대를 움직이는 방식은 훅의 이동 거리가 짧거나 예민한 입질로 훅킹하기가 쉽지 않을 때 쓰고 있다.
대를 움직일 때, 대가 적당히 휘어지면서 자연스러운 먹이 물고기 움직임을 연출해낼 수 있다.
손으로 라인을 움직이는 것과 병행하면 더욱 섬세한 움직임을 해낼 수 있으며, 대 끝을 톡,톡,톡, 5cm 미만으로
쳐내는 진동이나 파장곡선과 같은 유연하고 다양한 움직임 등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대신에 대가 움직이다가 멈췄을 때, 입질이 들어 오면 대부분 놓치고 만다. 큰 단점이다.
반면에 입질이 잽쌀 경우, 짧은 거리를 끊이지 않고 탓, 탓, 탓, 탓 하고 연이어 쳐내면 한 번의 입질이라도
바로 훅셋으로 연결할 수 있다. 물론 긴 거리는 무리다.
이번에도 두가지 방법을 다 써 보았지만, 조금 느리고 작은 갈견이는 손으로 라인 움직이는 방식으로,
산천어는 대를 움직이는 방법으로 자동 훅셋이 되면서 겨우 볼 수 있었다.
후둑후둑, 후둑후둑...... 다시 오랜만에 보는 산천어의 몸짓,
25를 조금 넘는 이 녀석은 이상하게 가슴 지느러미가 심하게 닳았다. 다른 덴 멀쩡하면서....
작년 산란때, 알자리를 지가 팠나? 꼬리로 파는 거 아닌가? 양식장에서의 흔적일까? 뭘까....?
이번엔 제대로 필름을 끼운 카메라로 녀석의 모습을 담았다.... 흐뭇..... ^^
곳 이어 나오는 포켓 지역에서도 수량이 줄어서 고기들이 없다.
바위 돌 뒤에서 훅이 떨어지고 약하게 첨벙 소리가 들린다. 어~엇! 팟!
반사적으로 챔질을 하자 후둑후둑! 후둑후둑! 지난번과 같은 멋진 산천어......
사진에 담고 보니 피 마크가 다르다. 아까 소에 있던 녀석은 세로의 긴 반점이 일렬로 있는 반면에,
이 녀석은 두줄이 섞여 있다. 어떤 녀석이 원주민이고 어떤 녀석이 이주민일까?
얼굴모양도 약간 다르고 몸체도 약간 다르다. 체장은 비슷한 데.....
아님 아예 2종류를 방류했나?
엇! 정신을 차리고 보니 패러슛이 입 속에 박혔다. 역시 보이지 않는 곳이라 챔질이 늦었나 보다.
제거하고 풀어줬는데 다행히 쉽게 물 속으로 돌아 간다.
아까 소에서는 사진 찍느라 너무 오래 괴롭혀 고기가 수중 낙옆 속에 한참을 숨어 쉬고 있었다.
담엔 사진 찍는 것도 삼가야 겠다....... -_-;
중류 쯤의 소 머리에서 고기의 라이즈를 보고 14번 캐디스를 던졌다. 송어가 있다던데 속으로 기대하며......
퍽하며, 산천어의 점핑 라이즈가 있었으나 훅은 제대로 물지 못했다. 두번 연속.....
메이 플라이로 바꿨지만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의 산천어 계류낚시에는 아무래도 입이 작고
공격성이 적은 탓인지 두툼한 캐디스 보다는 얇직하고 훅셋이 쉬운 패러슛이나 노헤클 타입이 낫다는 생각이 든다.
계속 갈견이를 만나면 상류로 올라가다 넓찍한 소를 만났다. 20급 이상의 녀석들이 제멋대로 놀고 있다.
큰 바위 뒤틈에 숨어서 낚시대만 휘둘러 산천어의 라이즈에 맞춰 다음 이동 예상지점으로 패러슛을 던졌다.
별 경계심 없이 다가온 녀석은 서서히 여유롭게 다가 오다 훅 10cm전방에서 먹이가 아님을 알고
몸을 돌려 가버린다. 좀 기다렸다 시도한 다음 녀석도 마찬가지다.
조금 깔짝거려 움직임을 줘 볼껄 그랬나?
여울이나 포켓과 같은 물의 움직임으로 수면이 흐려지는 상황에서는 티펫라인이 숨겨 질 뿐만 아니라,
먹잇감 비슷하기만 해도 산천어가 경계심을 풀고 입질을 하는 반면에,
잔잔한 수면의 소에서는 웬만한 드라이플라이 이미테이션이 아니면 입질을 유도해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정리해보면, 포켓과 여울, 소머리/꼬리에서는 부력과 시인성이 좋은(낚시꾼에게 유리한) 드라이 플라이 계열,
소의 중간에서는 스트리머나 웨트같은 액션플라이 계열이 되나 부다.
두번째 보를 지나 지난번 왔던 곳 보다 더욱 상류로 올라 가봤다.
갑자기 물색이 달라진다. 중간에 마을이 있어서 인지 돌틈에 물살이 느려지는 곳엔 여지 없이 물이끼가 그득했는데
상류에는 바닥이 훤한 정말 맑은 물이 흘렀다. 찍어온 사진을 보니 물밖의 바위와 수중 바닥이 구분이 거의 안간다.
산천어도 그대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여울에서도 드라이는 전혀 관심을 가져 주지 않는다.
한 참을 물과 고기 구경을 하다, 이제 내려갈 시간이다.
님핑으로 하기로 했었지. 여전히 첨벙이는 캐스팅으로 계곡을 훝어 본다.
이것 저것 test를 해보다 계속 매고 쓴 훅은
16번 짙은 갈색 스톤 이미지(분명한 스톤 플라이가 아니고 스톤 플라이와 비슷한 모양이라서 이미지라고 씀)였다.
단순히 녹갈색 토끼 얼굴털로 몸체 더빙을 푸짐하게 하고 립도 없다. 그냥 타잉실로 감았을 뿐,
대신 등딱지를 갈색 고무판으로 넉넉하게 덮었을 뿐...... 바늘로 더빙재를 다리 마냥 엄청 뽑아 준다.
배부분까지 마찬가지다. 그럼 메이플라이가 되나?
상류의 갈견이는 하류보다 순진한지 던지면 문다. 마커가 팍! 폭! 여지없이 달려 나오는 노랗고 빨갛고 파르스름한
혼인색의 통통한 갈견이들....... 큼직한 눈이 이쁘다.
나중엔 미안해져서 10번 사이즈로 바꿨지만 그래도 입질을 해댄다. 산천어들은 어디 가고.....
한번은 걸었는데 몸짓은 달랐지만 대가 많이 휘고 아주 묵직해서 긴장 했었다.
하지만 녀석은 20이 훨신 넘는 피라미였다. 그것도 살이 쪄서 통통한...... 계류에서 이렇게 큰 녀석은 처음 본다.
아 그리고 소에서 산천어로 생각되는 입질이 두번 있었다.
갈견이의 팍, 폭! 입질과는 달리 팟! 하는 사이에 10cm 이상 마커를 끌고 들어 갔다.
대를 챘지만 잠시동안의 상당한 중량감과 함께 빈 바늘.....
강하고 눈깜작할 새의 빠른 입질과 얼른 뱉아 내는 녀석..... 아마 산천어라고 예상된다.
수중에서는 꽤 큰, 은색의 휘번득임.
그나마 약간 여유가 있는 계류 송어의 입질과도 또 다르다.
산천어 님프 낚시는 이래서 좀 어렵나 보다.......
고기가 보이는 곳에서는 내 맘이 급해서 인지, 고기가 여유가 있어서 인지 관심조차 가져주지 않는다.
계곡을 내려 오면서, 포켓과 리플을 찾아다니며 대끝을 세워가며, 님프를 흘렸지만
겨우 갈견이의 입질을 몇 번 받아 낼 뿐이었다.
수량이 늘면 좀 나을래나?
심한 급류에서는 무리하게 님핑하는 것 보다, 드라이로 승부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
우선 훅이 바닥에 닿지 않기 때문에 돌틈에 숨어 있는 녀석들의 관심을 끌기가 어렵고,
가라 앉히기 위해 스플릿 샷을 많이 달면 움직임이 자연스럽지 못하다.
무게가 무거우면 마커도 커져야 하는데 캐스팅이 부담되고 첨벙댄다.
훅과 마커와의 길이를 길게 하면 급류에서는 난류에 의해 리더가 접혀 입질을 감지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심한 급류는 긴 낚시대에 마커없이 무거운 납과 훅을 달고 대를 높이 세워 늘어 뜨리고,
약간의 입질에도 진동하는 부드러운 대 끝을 가진 님프 전용 낚시대가 필요한 것 같다.
그러나 그런 서양의 시스템으로 우리나라 산천어의 잽싼 입질에 어떻게 반응할 수 있을까 회의가 든다.
난 아직까지 익숙지 않아 마커를 쓰는 편인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급적이면 덜 급류 포인트를 찾아서 쓰고, 가능한 납은 무겁게 달더라도 마커는 늘리지 않는다.
어차피 아무리 마커가 커도 급류에선 가라 앉기 마련이다.
그리고 계류에서는 마커가 웬만큼 가라 앉아도 보이기 때문에 그냥 쓰고 있다.
실제 급류 속에서 님프 입질에 의해 나타나는 마커의 움직임은 가라 앉는 형태가 아니고,
물흐름보다 급격하게 빠르게 마커가 이동하는, 즉 당기는 듯한 입질이 많기 때문이다.
소나, 물 흐름이 느린 곳에서는 물속의 고기가 흐르는 훅을 받아 먹어서 마커가 잠기거나
머뭇 거리는 수도 있지만, 급류 속에서는 흘러가기 전에 잽싸게 채서 먹어야 되기 때문에
물고기의 움직임이 클 수 밖에 없다.
즉, 급류에서는 마커가 가라 앉는데 신경쓰지 말고, 당기는 입질에 신경을 써야 되었다.
이번 조행을 통해서 이러한 생각을 조금 더 굳힐 수 있었다.
나중엔 마커가 없이도 짧은 리더로 가능할까?
그리고 드랙프리를 유지하기 위해 주로 다운스트림으로 가장 굵은 물흐름을 찾아서 훅을 먼저 띄어 보내고
다음 마커의 순서로 흘린 후, 조용히 대를 들어 라인을 당긴 후, 다시 다음 물줄기를 찾아 훅이 흐르는 지점을 바꿔서 흘린다.
이렇게 몇 번을 반복해서 돌 틈의 포인트를 탐색해 본 후, 다음 포인트로 옮겼다.
결국 산천어는 님핑으로 구경할 수 없었으나,
갈견이가 좋은 대상이 되어 주었다.
고마운 녀석들......
한가지 급류에서의 드랙프리가 얼마나 필요한 가에 대해서 의문이 생겼지만 이번엔 시간 관계상
해 볼 수가 없었다. 이노무스트리머를 달고 상류로 거슬러 올라 오도록 하면 어떨까?
다음에 해봐야 겠다.
덕풍계곡의 송어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4시가 되어서야 낚시대를 접고 웨이더를 벗은 후, 짐을 꾸려 내려 왔다.
오늘도 이 계곡에선 낚시하는 사람은 나 뿐이었나?
또다시 히치하이크를 하고, 6시 18분 기차를 타고 한번도 깨지 않고 청량리까지 돌아 왔다.
전철의 막차와 막차를 갈아타며 마지막 버스를 타고.....
언제나 그렇듯이 수월하지만은 않은 덕풍 조행이다.
하지만 계속되는 계류 조행으로 조금씩 조금씩 생각이 정리되며,
플라이 낚시라는 걸 배워가는 것 같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지만, 얼른 배움을 마치고
고기를 괴롭히지 않아도 되는 때가 올까?
낚시가 끝나면 언제나 떠 오르는 약간의 자책......
하지만 지금 난, 강원도의 자연이 몸 속에 조금씩 축적되는 느낌에
모든 걸 잊고 흐뭇해 하고 있다.
그게 플라이 낚시의 멋이라지?
지금도 내 몸에선
덕풍의 아침 냄새가 희미하게 나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