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를 낚는다는 것은 정점은

바로 훅킹이다.

바늘을 물고기의 입에 꽂는 것......

한 마리의 고기를 낚기 위해서는 수많은 준비가 필요하고,

낚고 난 후에도 먹거나 풀어주거나에 상관없이 많은 일들과 즐거움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의 중앙에 위치하고,

바로 그 고기 낚기를 의미하는 것은 훅킹이다.

입질 만으로도 낚은 셈 칠 수 있지만 다소 약하고,

고기를 꼭 손에 쥐어야 낚은 걸로 치기엔 너무 욕심이 많다.

물듯 말듯한 피말리는 입질과 함께

드디어 바늘을 물고기 입에 꽂게 되면 거기서부터 낚기가 시작된다.

살고자 하는 몸부림과 낚아 올리고자 하는 욕망의 싸움......

이 훅킹의 기술은 바로 낚시기술의 주요한 포인트이다.

적절한 훅킹 타이밍도 중요하지만, 훅킹의 방법 또한 중요하다.

특히 고기와의 관계를 위해서......

보통 어종에 따라 훅킹 방법이 다르다고 한다.

아래로 내려 먹는 붕어나 잉어의 경우에는 대를 똑바로 세워 드는 것으로도 충분하지만,

떠 있는 것을 올려 먹거나 받아 먹는 녀석들의 경우에는 비스듬히 채는 편이

훅셋(바늘이 물고기 입에 걸리는 상태)이 잘 된다고 한다.

특히 입이 작은 고기들의 경우에는 만일을 대비해서 주둥이 옆을 꿰기도 하므로

비스듬히 채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대낚시의 채는 모습은 정말 멋지다.

5칸대에 들어서면 "휘~잉" 하는 효과음과 함께 낚시대 전체가 휘어드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다.

요즘하는 플라이 낚시의 경우를 보자.

플라이 낚시는 라인을 손으로 쥐고 하는 낚시라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대를 들어 훅킹하는 법과 라인을 당겨 훅킹하는 법.

대를 드는 방법은 역시 보통의 낚시법과 거의 유사하다.

중간 크기 이상의 물고기와 대부분의 어종에 다 적용할 수 있다.

낚시대 끝의 낭창한 부분의 탄력을 이용해서 자연스럽게 훅킹의 충격을 흡수한다.

웬만큼 급하게 처내더라도 티펫 라인을 끊어 먹지 않고 고기를 걸 수 있다.

그리고 바로 서로의 겨루기에 들어 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에 라인을 당겨 훅킹하는 방법은

비교적 작은 고기와 몇몇 특별한 어종에 쓰이고 있다.

산천어나 송어 등 계류의 고기를 잡으러 간 경우, 갈견이나 피라미, 혹은 버들개와 같은

10cm 미만의 자그마한 고기들이 훅을 물고 오는 경우가 많다.

이때, 큰 고기와 마찬가지로 대를 들어 훅킹을 하면 대가 부드럽지 않은 경우에

힘 조절의 실패로 고기가 하늘을 날아 나에게로 달려든다.....-_-"

심지어 머리 뒤로 날아가 돌에 부딪히는 불상사도 있다.

그럴 경우 대부분이 기절 혹은 즉사한다. 잠시 그들의 명복을 빌자...... -_-"

그래서 고수들은 대는 그대로 두거나 혹은 옆으로 살짝 치면서 라인을 "톡" 하고 당겨서

바늘만 입에 걸도록 하는 방법을 쓴다.

그게 안되면 대를 거의 수평으로 옆으로만 살짝 치는 방법으로도 충분하다.

미지와 같은 작은 바늘을 쓸 땐 플립이라는 기법으로

라인과 대를 함께 쥐고 가볍게 대를 위로 한번 튕겨 내는 것으로 대신하기도 한다.

그 외에 배스나 대형 송어의 경우에 유사한 방법이 쓰인다.

배스는 입안이 무척 단단한 편이다. 송어도 만만치 않지만......

대를 드는 정도로만 훅킹을 하게 되면

바늘이 여간 예리하지 않을 경우, 입안에 깊숙이 꽂히지 않고 살짝 걸려만 있게 된다.

게다가 부드러운 대를 썼다면 훅킹 시의 충격 흡수로 더욱 더 훅셋이 약하게 된다.

이 경우, 한 두번의 바늘털이로 바늘이 빠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이 때도, 대를 약간만 위로 튕겨내면서 라인을 일자로 다소 강하게 당겨

확실한 훅셋을 유도한다. 물론 이땐 티펫 라인이 튼튼해야 겠지......

나는 항상 이 부분이 약한 편이다.

민물 대낚시의 경향이 아직 남아 있어서 인지 무슨 고기든지 걸면 무조건 대를 든다.

게다가 난 약간 밍기적 대는 편이라 훅킹 미스로 고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배스 같은 경우에는 대부분 훅셋이 되지 않아서

바늘털이 구경하다 그냥 보내는 경우가 태반이다.

물론 잽싸게 채는 연습을 할 수도 있겠지만 언제부터인가 고기 생각한답시고

훅킹 때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대를 천천히 들고, 그리고 든 후에도 잠시 들고만 있다.

물었나 안 물었나 확인도 하고,

낚시대의 진동을 통해 전해오는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다.

무슨 종류의 녀석인지, 크기는 얼마나 되는지, 힘은 어느 정도인지,

얼마나 살고 싶어 하는 지.......

그 다음엔 녀석에 맞춰 대응을 해준다.

잠시 들고 있는 사이에 녀석들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은 다소 진정을 하게 된다.

마구 당겨 올 때 보다는 나중에 풀어 줄 때도 고기나 나나 여유가 있어서 좋다.

어떤 이들은 무조건 빨리 끌고 와 풀어 주는 방법도 좋다고 하지만

난 아직 하던 방식이 익숙해서 그렇게 하고 있다.

물론 고기는 잘 못 낚는다.

특히 계류에서도 그렇게 하다가 안되서, 나중엔 허겁지겁 채다가 고기 날리기 일쑤다.

상황에 맞게 제대로 된 훅킹 법을 익혀야 하는데.......

그래도 아직까지 크게 답답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

낚시가 고기 낚는 일이라면 내가 하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한 것이 못 된다.

훅킹의 방법과 기술은 낚시꾼 개인마다의 개성이다.

비록 작은 부분이지만, 훅킹이 나에게 의미하는 것 외에도

고기에게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한번 쯤 생각해 봐야 겠다.

고기와의 소통의 시작은 입질일 수도 있겠지만,

진정한 시작은 훅킹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