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 이제 어두워 지는데 가야지 "

" 한번씩만 더 던지고 가자 "

"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야 "

" 야 이번이 진짜 진짜 마지막이야 "

두 낚시꾼의 어깨 너머로 점점 어둠이 짙어 지고 있다....

이상은 미국의 유명한 낚시 잡지에 실린 광고의 한 장면이다.

실제 광고는 여러 장의 그림이 나란히 실려 있어 점점 어두워 지는 배경에 시간감이 더해졌었다.

낚시꾼이면 누구나 공감가는 이야기다.

이를 이용하여 교묘히 상술에 써먹는 그들에게 뜨아 해 하기도 하지만

나도 모르게 피어 나는 "허 허" 웃음은 어쩔 수가 없다.

왜냐면 낚시 갈 때마다 내게도 일어 나는 일이니까.

가까운 여의도 샛강에서나, 저~ 멀리 강원도의 산골에서도 항상 똑 같이 반복된다.

낚시를 오기 위해서 바쳤던 노고의 크기와 상관없이

떠날 때가 되면 길어지는 내 그림자 만큼이나 내 맘속에 늘어지기 시작하는,

이제는 낚시를 마쳐야 한다는 아쉬움.....

조금만 더 하면 아까 그 녀석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시간이면 대물이 출현하는데.....

그래 10번만 던지고 가는 거야.....

아냐 30분 정각이 되면 가는 거야.....

마지막 캐스팅이라고 생각하고 낚시줄을 던지면,

마음이 흔들려서 항상 줄이 엉켜 제대로 던져 지지 않는다.

다시 맘에 들 때까지 던지다 보면 어느덧 날아가는 낚시줄이 잘 보이지 않는다.

지금 출발하지 않으면 집에서 기다리는 어부인이 노하실 줄 뻔히 알면서도,

또 지금 출발하지 않으면 돌아가는 길이 2배나 막힐 줄 알면서도......

한 마리를 더 잡는다고 내가 느는 게 뭐가 있나?

하루 종일 한 마리도 못 잡았다면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안 잡힐꺼고,

몇 마리랑 즐긴 즐거운 순간들이 아직도 모자란단 말인가?

죄 덜 짓는 셈치고 지금 접고 가면 되지.

라구 나름대로의 논리를 세워가며 나를 설득하지만

난 오늘도 나를 이기지 못하고 고기 욕심을 내고 있다.

그래 한마리만 더 보구 가자....

짧은 이 인생, 그마저 못 누리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