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플라이 낚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
플라이 낚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일까?
아마도 플라이 낚시꾼마다 각각 다른 답을 내 놓을 것 같다.
플라이 낚시도 낚시니 고기를 낚는 게 중요하다,
낚시대가 중요하다, 라인이 중요하다, 캐스팅이 중요하다, 타잉이 중요하다. 플라이의 선택이 중요하다,
물과 고기를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캐치 앤 릴리즈가 중요하다, 자연과 환경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나 같으면 플라이 낚시를 통해서 자기 수양을 하는 게 중요하다 라고 할 수 있을래나?
개개인의 경험과 취향에 따라 정말 다양한 대답이 나올 것 같다.
그리고 많은 낚시꾼들이 토론과 on-Line, 출판물을 통해 각자의 의견을 주장한다.
사실은 이 모든 것이 중요해 보인다. 어떤 것 하나가 덜 중요할까......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굳이 따지자면 플라이 낚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플라이 낚시를 하는 과정 그 자체가 아닐까?
플라이 낚시라는 형식을 빌려서 skill을 배우기도 하고, 자연을 배우기도 하고,
사상을 배우기도 하고, 사회적으로는 문화를 만들며, 개인적으로는 또 다른 삶을 사는 기회를
얻는 것 같다.
그런 것들의 매개체로써 플라이 낚시가 역할을 하고 있으니,
플라이 낚시를 한다는 과정 그 자체에 의미를 부여해야 할 것 같다.
사실 플라이 낚시를 한다는 자체가 위의 모든 요소들을 다 포함하고 있구만......-_-;
눈을 돌려 우리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일까?
이 역시 백인백색 각각 다른 답을 낼 것 같다.
기업인은 이익, 정치가는 정권, 직장인은 월급봉투, 가정주부는 가족의 건강, 아이는 그날 하루하루의 즐거움 정도가 될까?
요즘같이 시끄러운 국내사정에서는 더욱 그 답이 많을 것 같기도 하다.
유가, 주가, 물가, 의약분업, 남북통일 심지어 올림픽까지....
그 답들이 주장하는 가치를 따져 보면 저마다 소중한 의미를 갖고 있다.
만일 이루기만 하면 우리는 충분히 살만한 멋진 사회를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현실에서 각각의 가치들은 서로의 우위를 강요하며 늘 다툰다.
그리고, 각 가치의 주인들은 그것의 실현보다는 수많은 가치들이 중첩되는 부분에서 양보 없는
분쟁에만 골몰하고 있는 듯 하다. 어느새 우리들은 목적을 잊고 치기어린 분쟁 그 자체에 빠져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누구의 가치가 더 소중하다고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은 아무에게도 없어 보인다.
어차피 심판자에 따라 변하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게 세상이 아니었던가?
심지어 각 개인에게 소중한 것은 타인에게는 장애로 변할 수도 있다.
공익의 가치가 없는 세상은 삭막 그 자체 일 것이다.
만일 그렇다면, 정말 우리 인생에서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
인간의 짧은 생각에서 쥐어 짜낼 수 있는 한도 내에선,
인생에서 정말 소중한 것은 우리가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그 과정 자체가 아닐까?
마치 우리가 플라이 낚시를 배워 가는 것 처럼.....
짧지도 길지도 않은 인간의 인생 칠 팔십은 그것을 이룰 수도 있고, 못 이룰 수도 있다.
그리고 그 가치는 우리네 것일 뿐만 아니라 우리 후손들의 몫이기도 하다.
어차피 끝이 없을 가치라면 과정에 집착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날 때 갖고 가는 건 우리가 이뤄온 것들이 아니라 살아온 기억일 것 같다.
다행히 내겐 플라이 낚시하던 기억도 남아 있겠지.....
가만 보니, 나도 내 나름대로의 가치를 강요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혹시 여러분은 플라이 낚시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