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플라이 훅 디자인의 예(例)


 

저는 낚시하는 것 만큼 타잉하길 좋아합니다.

날짜수로만 따져도 낚시하는 날보다 바늘 매는 날이 더 많을 것같습니다.

낚시가는 것보단 바늘 매는 게 부담이 없기 때문이지요.

이젠 바늘 종류가 많다고 낚시가 잘 되는 게 아니란 걸 어렴풋이는 느끼고 있습니다만,

항상 새로운 것에 대한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 늘 또다른 바늘을 맵니다.

사전만큼이나 두꺼운 패턴 북을 뒤져보기도 하지만

어쩐지 전부 남의 바늘 같고, 내가 얻은 경험과 사실을 바탕으로 내가 생각해 낸

바늘을 묶어서 플라이 낚시를 하는 것만 하진 못하겠지요.

그래서 평소에 생활하면서 틈나는 대로 늘 새로운 바늘(플라이 훅)을 디자인해보고

실제로 묶어보고 TEST를 해 봅니다.

그러한 즐거움을 공유하고자 제가 쓰는 훅 디자인 flow를 정리해 봅니다.

가장 최근에 새로 맸던 바늘입니다.

 

한 날 플라이 관련 서적을 읽다가 보니, 캐디스에 대한 이야기인데,

실전에서 많은 플라이 낚시꾼들이 드라이 캐디스 훅을 많이 쓰고 있는데,

실제 송어가 먹는 대부분의 캐디스는 우화직전의 캐디스퓨파(약 80%)이며,

그것도 표면 아래에서 먹고 있다는 이야기 입니다.

그래서 플라이 낚시꾼들도 알 낳는 캐디스를 표현한 물에 잠긴 다이빙캐디스 패턴을 쓰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메이플라이는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메이플라이 중에서도 이머져의 모습으로 표면에 부상해서 해치하는 수도 있지만,

바닥에서 등짝이 이미 갈라져서 던의 모습으로 (물론 실제 모습은 이머져 비슷하겠지요)

물위로 바로 떠오는 종류도 제법 있다고 읽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형태의 웨트플라이를 만들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났지요.

아니면 이머져로 해치하다가 급류에 휩쓸려 실패하고 물 속을 헤메는 불쌍한 녀석들의 모습에도

계류어가 얼씨구나 반응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기존의 이머져나 퓨파류가 갖고 있는 이미 굳어진 뚱뚱한 몸집의 패턴 외에

던(아성충)이나 성충(애덜트)처럼 날씬하고 날개도 달리면서 다리의 이미지도 갖는

웨트나 님프 훅을 TEST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우선 펜을 들고 종이 위에 몇 번 스케치를 해 봅니다.

날개를 달자면 아무래도 물속이니까 수직으로 붙는 것 보다 몸체에 가깝게 붙어 있는 게

자연스러울 테고, 아무래도 메이플라이니까 꼬리도 몇가닥 붙여야 겠고,

좀 긴 훅을 써서 몸통을 늘리고, 가슴(소락스) 부분은 약간 두툼하게 해서

성충의 모습에 가깝게 해야 겠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리를 표현하기 위해서 몸통 앞에 몇 가닥을 덧 붙입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나온 스케치가 아래와 같습니다.

sketch2.JPG (19927 bytes)

이제 이 스케치를 중심으로 실제 만들 훅에 대해 고민을 합니다.

바늘도 고르고, 실도 고르고, 재료도 골라야 겠지요.

먼저 바늘은 제가 좋아하는 약간 굽으면서 길쭉한 200계열 훅을 고릅니다.

몸통을 가늘게 처리할 테니까 더빙을 포기하고 실로만 감을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우선 몇 종류의 색을 골라 서너 종류 만들 생각을 합니다.

제일 먼저 연한 갈색으로 자연스런 색을 내볼 작정입니다.

그리고 립은 아무래도, 물위로 부상하는 이머져 혹은 던 흉내도 내야 되니까

공기방울의 반짝임을 위해 은색 틴슬을 맬 생각입니다.

그리고 가슴부분은 전체적으로 밋밋하니까

피콕헐을 두툼하게 감아 포인트를 줘야 될 것 같습니다.

날개는 프린스훅 매듯이 달고 재료는 흰색 구스 바이옷을 쓰는 게 무난할 것 같습니다.

날개 색과 날개의 각도 역시 몇 종류를 만들어 TEST 해봐야 겠지요.

다리와 꼬리는 만만한 그리즐리 헤클을 써보고,

헨 헤클과 같은 좀 굵고 짙은 털로도 달아서 TEST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그 다음은 이제 실제 타잉하는 방법을 고민합니다.

우선 베이스부터 감고 웨이트를 쓸 수 없으니까 베이스가 바로 몸통이 됩니다.

배부분을 촘촘하게 실로 감고 헤클가닥을 좀 잘라서 꼬리를 만들어 붙입니다.

그리고 은색 틴슬을 달고 남은 부분에도 실을 감아 꽁다리 부분을 감춥니다.

다시 실을 감아 올려 가슴 부분에 걸쳐두고, 틴슬을 넉넉하게 감아 올라 갑니다.

가슴에 와서 틴슬을 멈추고 실을 감고 고정을 시킵니다.

그다음에 가슴을 감아야 짜투리를 감출 수 있겠지요.

피콕헐을 가슴 부위에 매고 다시 실은 아이쪽으로 후퇴시켜 둡니다.

피콕헐을 촘촘히 감아 봤지만 미끄러운 관계로 원하는 모습인 똥글한 모습이

안 나옵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게 좀 감아서 베이스를 만들고

순간접착제를 발라 한번 굳히고 그게 마르기 전에 더 감아서 두툼하게 만들던지,

실로 감아 고정시키고 그 위를 다시 피콕 헐로 감아서 두툼하게 만듭니다.

다음은 중요한 윙을 감습니다.

가슴부위를 살짝 덮어서 매는 게 실제 윙처럼 보일 것 같습니다.

남겨둔 가슴 약간 위 빈자리에 윙 한가닥을 대고 실을 가볍게 두번 감고

원하는 위치에 윙을 고정시키고 실을 단단히 당겨 고정시킵니다.

반대쪽 윙을 마저 대고 역시 두번 감고 단단히 당겨 고정시킵니다.

그리고 나선 웬만큼 감아 고정시킨 후 매듭을 한번 내고, 남은 짜투리를 잘라 냅니다.

다리를 만들 헤클 가닥을 넉넉하게 잘라서 훅의 아랫부분에 대고

감아서 붙인 후, 마지막으로 실을 찬찬히 감아서 헤드 부분을 만듭니다.

매듭을 두어번 내고, 순간접착제나 헤드시멘트를 발라 굳힙니다.

그리고 실을 끊어내면 끝납니다.

그래서 만든 게 아래 사진입니다.

안 쓴 훅을 골라 사진을 찍다 보니 매듭이 좀 풀린 녀석이군요.

원래는 매듭이 아래쪽에 나오게 조절해서 접착제를 바르는데,

끝마무리가 아직 좀 시원찮나 봅니다. 16번 훅입니다.

sketch1.JPG (30869 bytes) 

마지막으로 어떻게 쓸까하는 고민입니다.

크게는 님프나 웨트로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님프라면 리플 쯤에서 웨이트를 주지 않고 표면보다 약간 아래에서 되는 데로 물살에 떠 다니게

할 수 있을 것 같고, 필요에 따라 봉돌을 달아 가라 앉힐 수도 있겠지요.

웨트라면 다운 이나 크로스 스트림도 좋겠지만 업으로 던진 후,

런이나 플랫 쯤에서 봉돌을 달아서 바닥에 가라 앉힌 후, 슉! 슉! 슉! 하면서 부상하는 모습을

모습을 보여주면 어떨까 생각을 해봅니다.

다시 내년봄 시즌이나 되어야 정식으로 테스트를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신 며칠 전에 저수지 송어낚시를 가서 똑 같은 훅을 재미삼아 TEST 해보았습니다.

16번 훅에 주황색실로 바디 처리를 한 거였습니다.

역시 마커에 봉돌 달고 그냥 담궈 논 거지요.

약간 끌었다가 멈추가 마커가 쓰~윽 가라 앉았고, 역시 50급의 숫놈이 입술에 걸고 나타 나더군요.

일반 라바 훅과 비슷한 입질과 훅셋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거나 무는 저수지 송어가 물어줘서 약간 걱정도 됩니다만,

가능성은 있을 것 같습니다.

 

이래서 내년 봄에 TEST할 훅이 또 하나 쌓이는 군요.

올해도 겨울 내내 만들어 둔 TEST 대기 훅 때문에 실제 계류에 가면

실험하느라 제대로 고기 낚는 일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_-;

그래도 재밌지 않습니까?

아님 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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