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매치더 해치와 매치


 

실로 얼마되지 않는 플라이 낚시 경험이지만, 여기저기 줏어 들는 것만 많은지

괜히 난해한 문제에도 덤벼들어 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역시 제 혼자의 엉터리 생각이므로 그냥 흘려 들으시구요.

별 내용도 없습니다....-_-;

 

낚시 전체를 보면 역시 일부분이지만,

플라이 낚시에서 한가지 중요한 이론으로 흐르는 큰 줄기 하나가 매치더 해치(match the hatch)입니다.

해치 즉, 지금 이 상황에서 탈피하고 있는 수서곤충을 찾아서 플라이 훅이라는 가짜 미끼를

매치 즉, 맞춰서 낚시를 한다는 이론이지요.

요즘은 이 역시 약간 현실화(?) 혹은 적절히 타협수정하여서

고기가 먹고 있는 벌레를 찾아서 훅을 매치 시킨다는 쪽으로 정리되어 가는 듯 합니다.

 

그런데 이 매치라는 게 장난이 아니지요.

우리나라와 같은 작은 계류에서는 특별히 수서곤충의 우점종이 있는 경우는 드물고

제법 많은 종류의 다양한 내용에다가 해치마져 뒤섞일 때가 많고, 양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물론 제법 규모가 있는 강계에서는 슈퍼해치가 있는 때가 간혹 있지만,

낚시꾼이 찾아다니며 낚시하기란 같은 장소에서의 오랜 경험이 없고서는 쉽지 않은 일이지요.

해치를 기다려 그 시간에만 맞춰서 낚시하기란 요즘같이 매사가 바쁜 낚시꾼에겐 역시 힘든 일이고,

겨우 해치패턴을 찾아냈다고 하더라도,

알 수 없는(사람에 따라...-_-;) 각종 이유로 나름대로 매치된 플라이 훅이 무시당하기 일 수입니다.

특히 저같은 초보자에게는 원론적인 의미의 매치더 해치의 기회를 찾기가 어려울 뿐만아니라,

개념을 조금 넓히더라도 제대로된 매치더 해치를 해본다는 게 쉽지 않더군요.

 

"도대체 이거야? 아니면 이거야? 그것도 아니면 이거란 말이냐?"

 

제가 해보고 있는 매치더 해치라는 걸 들여다 보면,

일단 물가에 서면 전체적인 지형을 살펴보고,

날씨와 수온을 체크해보고,

날아다니는, 풀섭에 기어다니는 벌레가 혹시 있나 보고,

돌인지 바위인지, 흙인지 물 바닥을 살펴 보고,

물은 빠른지 느린지, 맑은히 적당히 탁한지 살펴 보고,

물에 사는 벌레는 뭐가 있는지 뒤적여 보고,

고기의 라이즈를 살펴 보고,

어떠한 라이즈를 하는지 살펴서

최종적으로 뭘 먹는지 짐작한 후에

접근할 방법이 물 위냐, 물 속이냐를 먼저 결정합니다.

그리고 나서 나름대로 훅을 뽑아들고 상황에 맞는 프리젠테이션을 해봅니다.

그러나 늘상 실제 상황에서는 초보자 답게,

앞의 그 "이거냐" 물음을 혼자 계속 반복해가며 훅을 바꿔보거나

접근 방법을 바꿔가며 좌절하고 맙니다.

결국은 알려진 패러슛이니, 캐디스니, 어트랙트 비드훅 종류로

돌아가서 나름대로 정리한 해치상황과는 상관없이 재수없게 초보에게 속은

고기 한 두 마리 얼굴을 보고 와서는

그래도 일단 계류에서 고기는 낚아냈다. 라는

너절한 자존심만 가지고 돌아 옵니다.

물론 가끔은 매치더 해치와도 전혀 상관없이 혼자 머리 속으로 꾸며낸 엉뚱한 방식으로

이 훅, 저 훅 재미삼아 test 해보다가 돌아 오는 수도 많습니다...^^;

 

초보인 제가 매치더 해치라는 걸 아마 제대로 접근하지 못해서 일테지만,

늘상 매치더 해치에 대한 의구심이 들곤 했습니다.

매치더 해치의 문자적 의미에는 먹이에 대한 정확한 이미테이션의 개념이 좀 강해 보입니다.

고기가 먹는 걸 찾고 거기에 대한 거의 동일한 모습의 이미테이션 훅을 써서 고기를 낚는다. 라는 이야기지요.

매치더 해치라는 자체가 먹이에 중요도를 많이 두고, 먹이에 의존해서

낚시를 한다는 것 같아 보입니다.

그래서 순전히 제 개인적으로는 매치더 해치의 원론적 의미만 가지고 낚시를 한다는 것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실제 낚시를 하다보면 플라이 낚시에서 미끼가 차지하는 부분이 크긴 하지만,

인조미끼 낚시의 특징인 낚시 기법 부분도 무시하지 못할 정도의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그냥 띄워두는 인조미끼를 무는 고기는 드물고, 그러므로 인조미끼 낚시꾼은

가장 적절한 액션과 전시(展示)를 통해서 살아 있는 미끼처럼 보이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되며,

이 부분이 플라이 낚시에서도 큰 요소 중의 하나 인 것 같습니다.

따라서 매치더 해치 뿐만 아니라

훅을 띄우거나 가라앉히거나 흘리거나 움직이거나 하는 액션을 더해서 고기에게 보여주는 프리젠테이션을

포함한 개념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를 묶어서 저를 포함하여 많은 분들이 '매치' 라는 개념을 갖고 계시더군요.

매치더 매치라고 전통적인 용어를 쓰시는 분도 계시구요.

일단, 저는 매치더 해치라는 용어 대신에 앞서 말한 개념을 갖는 매치라는 용어를 쓰고 있습니다.

저는 단순히 해치만 매치하는 것이 아니라, 먹고 있는 먹이, 먹고 있는 방식, 먹고 있는 위치,

혹은 고기가 더 잘 먹거나 관심을 갖게 할 프리젠테이션 방식까지 매치하는 것을 포함한 의미의

'매치'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때에 따라서, 드라이 훅에 봉돌을 달아서 가라 앉히기도 하고, 웨트에 마커를 달아서 수심을 유지하는 등의

다양하고 규칙이 없는 부분까지도 매치의 개념에 포함하고 있습니다.

줄여서 얘기하면 고기와의 게임을 위한 모든 것의 매치이지요.

조금 더 확대해 보면, 이 매치에는 고기가 훅을 무는 순간의 훅킹 동작이나 훅셋 방식

그리고 파이팅 방식, 나중에 릴리즈의 방식까지 가장 적절한 매치를 포함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여기서 적절한 매치라는 것 또한 여러가지 변화무쌍한 의미를 가질 수 있겠군요.

적절하다는 고기에게 적절한이 될 수 있고, 낚는 낚시꾼의 입장에서 적절한도 될 수 있을테고,

그 중간 정도의 적절한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아마 신이라면 중간에 서실 수 있겠지요. ^^ )

우선은 낚시하는 자신인 낚시꾼이 그 적절한을 결정해야 겠군요....^^;

 

그러고 보니 해외 일부에서는 플라이 낚시꾼을 Imitationists 와 Presentationists 로 나누기도 하더군요.

뭐, 특이한 개념을 각자 더 끼워 넣고 있긴 합니다만, Behaviorists 라나?.....

이 분류를 모두 포함해 넣는 넓긴 하지만 무식한 의미의 '매치'가 되겠군요...^^;

 

분류와 기호(記號)의 영역이 인간이 갖는 상당히 자의적 유희이긴 합니다만,

용어의 취사선택 보다는 저처럼 초보자가 갖기 쉬운 훅만 갈아 끼는 것으로

'매치' (^^) 를 대신하는 안이한 노력보다 좀 더 넓고 다양한 '매치' 노력으로

보다 즐거운 낚시를 했으면 하는 생각에,

그리고, 저도 앞으로 실전에서 잊지 않고 해보리라 다짐하는 뜻에서 정리해 둡니다.

아마 웬만큼 플라이 낚시를 하셨던 분들은 대부분 아시는 내용이실 겁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모두들 쉽게 생각하는 강준치도 매치가 있고, 피라미도 매치가 있고,

똥고기(^^)도 매치가 있습니다.

어찌보면 참으로 그럴듯한 게 매치 군요....^^

사람의 인생에도 매치가 있을까요?

아까 그 '적절한'을 찾는 부분이 바로 또다른 모순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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