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고기 낚으러 가서 제일 먼저 할 일은?


 

이번 편은 Tip 이라기 보다 의견입니다.....-_-;

물 구경하러 가는 일 외에 정작 낚시 가서 고기를 꼭 낚아볼 심산이라면

플라이 낚시꾼은 혹은 낚시꾼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보통은 일단 물에 도착하면 정신없이 대를 펴고 채비를 매고 낚시를 준비하느라 정신 없지요.

민물 낚시에서는 대를 늦게 펼 수록 고수라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 오고 있지요...^^;

저도 그 이야기에 어느 정도 공감합니다.....^^

무작정 낚시에 돌입하는 것보다 조금 앞 선 단계는 먼저 포인트를 찾는 일일 것 같습니다.

채비를 준비하기 전에 어디에서 낚시를 하는 것이 좋은가, 낚시할 포인트를 선정하는 일입니다.

물론 플라이 낚시나 루어 낚시와 같이 이동하는 경우에는

이동하다가 서는 곳이 곧 포인트 이므로, 이동과 동시에 포인트 선정이 이뤄지겠지요.

다시 살펴 보면 '고기가 어디에 있을까' 하는 자신의 물음에 자신이 답하는 것입니다.

물론 맞을 때도 있고, 틀릴 때도 있습니다.

이젠, 맞고 틀림은 워낙 흔한 일상이니 별로 새롭지도 않습니다.

아주 익숙해지면 굳이 포인트를 찾을 필요도 없겠지요....^^;

 

'고기가 어디에 있을까?' 아마도 거의 모든 낙시꾼들이 여기에 집중해 있을 것 같습니다.

어디에 있는 줄만 알면 나머지는 낚시꾼의 최대한 노력으로 낚아 낼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 혹은 자만심(^^) 때문이겠지요.

그런데 요즘은 책을 통해서 이런 공부를 하다 보니 조금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활성에 따라서 똑같은 님핑이라고 해도 기법을 달리 하는 내용들이 있었는데,

그런 약간 세분되고, 정밀한 낚시를 하려면 우선 물에 대한 접근법이 달라야 하더군요.

저처럼 물만 보이면 풍덩 뛰어드는 초보의 경우에는 내맘대로 대강 하루 낚시하다가

그냥 집에 돌아 가는 일로 끝입니다.

좀더 재밌게 낚시를 하기 위해서 제일 먼저 해야 할 좀 더 구체적인 질문은

'고기가 어디 있을까'가 아니고

'고기가 뭐하고 있을까?' 일 것 같습니다.

 

전에도 낚시이야기에서 말했지만, 어차피 낚시를 조금만 하게 되면 왠만한 포인트는

낚시꾼의 머릿 속에 DB로 정리되어 있어서 여기 아니면 저기, 저기 아니면 거기....

이런 식으로는 눈 먼 사람이 쥐 잡듯이 두루두루 빈틈없이 모두 다 때려 보는 노가다 낚시 밖에

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나마 조금 실력이 는다고 해도,

경험을 통해 DB의 양이 많아져서 선택할 개수만 줄어 들 뿐이고,

결국은 운에 의한 낚시가 되는 겁니다.

그런 단계를 벗어나서 좀 더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낚시를 하기 위해서는

'고기가 지금은 뭐하고 있을까?' 에 대한 질문을 해야 되는 거지요.

일단 고기가 뭐하고 있을 지에 대해서 판단 혹은 예측이 되면 그것에 맞춰서 낚시를 던져보는,

실력차이가 인정되는 진정한 게임이 되는 게 아닐까요?

고기가 밥을 먹는지, 조용히 쉬는지, 추워서 조는지, 데이트 중인지, 소풍 나왔는지, 구역 정찰 중인지,

그도 아니면 식사 끝내고 TV 앞에서 후식이라도 먹고 있는지.....

를 알게 되면, 아니 가정을 하게 되면

그때부터 그 상황에 맞춰서 그렇다면 고기가 어디에 있을 것이고,

어떤 미끼를 써야 관심을 가져 줄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고기를 꾀어야 할 것인지 등등이

자연스럽게 연결이 될 것입니다.

물론 뭐하고 있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역시 다시 돌아 가서 전통적인 방식의 여러 가지가 필요합니다.

수온과 날씨, 바람과 습도, 지형과 바닥, 물색과 성분....

그러한 환경에 맞춘 물속의 생물과 물 밖의 생물들, 또 그들의 밀도와 종류....

그리고 기본적으로 크게 변하지 않는 낚시 대상어의 생태과 특성 그리고 취미와 특기 등을

이해하고 있어야 하지요.

 

물론 언제나 모든 상황을 다 고려해서 정답을 찾아 낼 수는 없습니다. 제 아무리 걸러봐야

자연의 넓은 물을 손바닥만한 인간의 사고로 다 걸러 낼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점점 익숙해진다면 조금씩 나아 질 것이고,

꼭 다 맞춰서 항상 고기를 잘 낚는 것이 즐겁다기 보다

이러한 낚시의 과정들이 좀 더 자연을 이해하는 척하는 느낌이 들어서 맘에 듭니다.

늘 얘기하지만 결국에 물고 안 물고는 고기 마음이기 때문이겠지요....^^;

 

좁아진 우리나라 계류를 다니면서 요즘 점점 매치를 포기하고 어트랙트 훅으로만

낚시를 하게 되는 저를 반성하며 든 생각입니다.

알려진 낚시터와 포인트를 순회하며 잘 낚이면 잘 낚이는 대로,

못 낚으면 못 낚는 대로 이유도 잘 모른 체,

그냥 그렇게 돌아 오는 제 모습이 처량하지요....-_-;

 

또 하나 언제나 제가 낚시 다녀 와서 반성하는 조행기가 있습니다.

'이 놈을 던지니 잘 물고, 저 놈을 던지니 잘 안 물더라. 가시는 분은 참고 하세요....-_-;'

이런 류의 조행 결과는 저수지 송어낚시에서나 적절한 일입니다.

거기다 수온이나 날씨의 영향을 감안한 수면이냐, 중층이냐 수중 깊숙이냐 하는 약간의 덧셈만으로

스스로 만족하는 조행 결과가 난무하고 있지요.....-_-;

물론 저수지 송어낚시를 무시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낚시꾼이 스스로 단순화 해 버리는 모습이지요.

단순함 역시 미덕일 수 있지만, 처음부터 단순한 것은 단순 무식(無識)일 듯 하고,

어느 정도 파고 든 후에 다시 단순으로 돌아 간다면 그건 아마 단순 무식(無式) 일 것 같습니다.

저도 아마 나중엔 다시 단순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무엇보다도 엄청난 백그라운드가 필요한

블랙홀 같은 질문인 '고기는 무얼하고 있을까?'를 어느 정도 익숙하게 다루기 위해서는

첫째 열심히 공부하고, 게으르지 않아야 할 듯 합니다.

그리고 둘째는 낚시에 굶은 티 그만 내고, 조금은 여유 있게....

모든 고수가 부르짖는 관찰이 우선되어야 겠지요.

그리고 그 관찰자의 눈매는 먹이를 노리는 맹수의 그것이 아니라, 

친구를 바라보는 따스함이 있으면 더욱 괜찮을 듯 합니다. 먹든 말든 그건 다음 얘기구요.....^^ 

늘 다짐만 하는 일이라 민망스럽지만,

글 올리며 다시 다짐해 봅니다.....

 

PS : 그 외에 웨이더를 입기 전에 몸을 가볍게 한다, 각자의 신께 기도를 하거나 부적을 붙인다,
        쪼꼬바를 먹거나 박카스를 마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집이나 회사로 전화해서 
        "거래처야" 라고 알린 후 핸폰을 끈다.  등의 소수 의견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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