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그립의 숨은 부분


 

이번 편은 그립에 대한 아주 일부분 이야기입니다.

그립이란 플라이 로드의 손잡이인 콜크 부분(콜크그립 혹은 로드그립)을 말하기도 하고,

실제 손잡이는 잡는 모습이나 형상 자체를 그립이라고도 합니다.

저는 그동안 검지가 올라가는 Index Finger Grip을 쓰다가

작년말부터 대략 5개월에 걸친 연습 끝에 엄지가 올라가는 Thumb up Grip으로 바꿨습니다.

그렇다고 이 두가지 그립에 대한 장단점을 비교하거나 차이를 설명하려는 건 아니고,

꽤나 오랫동안 고정된 그립을 바꾸면서 그동안 몰랐던 그립의 좀 더 세밀한 부분을

몇가지 느끼게 되어서 약간 정리합니다.

앞에서 설명한 두 가지 개념이 모두 포함되는 내용입니다.

그 과정을 그대로 기록하다 보니 말만 길어지는데, 참고삼아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혹시 최근에 나온 콜크그립을 자세히 본 적이 있나요?

검지그립이 가능하도록 된 시가그립(로드의 버트 쪽으로 갈 수록 약간 가늘게 된 그립)이나

엄지그립만 가능하도록 된 끝이 굵은그립(그걸 뭐라고 하던데... 기억이 안납니다..^^;) 모두

마찬가지로 릴시트가 연결되는 반대쪽 끝 부분을 살펴보면

중간에 올록 볼록 그립의 설계에 따라 변한 것과 상관없이 항상 다시 굵어 집니다.

아마도 그립전체의 제일 굵은 부분과 마찬가지로 굵은 모습일 것 입니다.

릴시트의 고정링이 들어간다든지 하는 릴시트와의 관계 때문에 굵기도 하지만,

캐스팅에 불편하면 그러지 않을 것입니다.

이렇게 반대쪽 끝이 굵은 이유는 확실한 그립(손으로 쥐는)을 위해서 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 집중 들여다 보겠습니다.

대형 로드의 경우 사용자의 편의나 취향에 따라 콜크그립의 길이가 어느 정도 길어서

적당히 손에 맞는 곳을 정해서 쥐도록 되어 있지만,

특히 짧은 로드의 경우 콜크그립의 전체 길이도 20cm 남짓으로 정확한 모습으로 파지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사실 로드를 쥐는 그립이야 처음 연습할 때의 습관 그리고 개개인의 캐스팅 모습이나 내용에 따라

수시로 변하기도 하고, 개인마다 각각 달라서 표준을 정해서 우긴다는 게 좀 무리가 있긴 하지요...^^;

하지만 짧은 콜크그립에서 특히 중요시 되는 이 볼록한 끝부분은 그동안 제가 몰랐던

숨은 내용이 있더군요.

플라이 캐스팅에 관한 서적이 예닐곱 권 정도 모이면서 각종 그립을 비교해 볼 수 있었는데요.

그중에서 某 일가가 주창하는 3 point 그립이란 게 있었습니다.

응용 캐스팅을 위주로 하는 경우에 많이 쥐는 모습으로 엄지그립에서 검지만 쭈욱 펴서

콜크그립의 옆에 붙이는 모습의 그립입니다.

횡방향의 로드 스트로크를 강화할 수 있는 그립이지요.

이 그립을 분석하기를 엄지의 끝이 그립을 누르고(1) 검지의 끝이 그립을 누르고(2),

손바닥의 아래쪽 살많은 부분(엄지말고 약지의 아랫쪽, 무예에서 장에서 타격부위)이 그립의 끝을 눌러서(3)

3 Point 그립이라고 하는 군요.

자 여기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쥐는 엄지 그립으로 돌아가서 하나하나 살펴 봅니다.

먼저 엄지는 캐스팅시, 전방 스트로크에서 로드의 하중을 버티면서 전방으로의 가속을 밀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거기다가 로드의 즉 캐스트의 방향성을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Thrust 캐스트와 같은 경우에 더욱 강화되는 모습의 직진성을 더해줍니다.

후방캐스트에서는 스트로크의 끝에서 로드를 멈추는 버팀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엄지는 중요하면서도 상당히 많은 역할을 하고 있지요.

그리고 검지는 엄지와의 반대힘으로 로드를 고정시키며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지요.

그외에 나머지 3개 손가락은 단순히 로드를 감싸쥐면서 고정하는 역할만 하고 있을 것 같지만

그게 그렇지 않더군요....^^

그리고 손가락만으로 로드를 쥔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고,

아까 얘기되었던 3 point 그립에서의 손바닥의 아랫부분이 또하나의 큰 역할을 하더군요.

쉽게 설명하면 손안에서 다시 지렛대 형상의 역학이 이뤄지고 있는 것입니다.

엄지가 누르고 다시 손바닥의 아랫부분이 누르는 상태에서 중지이하 세 손가락이

받침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카메라의 삼발이 스탠드처럼 모든 물체는 3점 포인트에서

가장 안정적인 역학구조를 가집니다. 힘의 방향은 조금씩 다르지만 로드를 쥐는 그립 역시

동일한 모습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 그립 모습은 팔을 앞으로 뻗은 상태에서 콜크그립의 릴시트쪽 제일 굵은 부분을

손바닥 아랫쪽 밑에서 위로 올리면서 살과 뼈에 걸어두는 형태입니다.(사진이 있으면 좋은디....^^;)

이렇게 그립을 쥐면 이미 확실한 고정으로 검지의 역할이 상당부분 줄어 듭니다.

그래서 앞서 언급한 某 일가의 검지가 옆으로 빠지는 3 point 그립이라는 것도 가능하게 되는 거지요.

저도 이 부분을 확실히 알게 된 것은 그립을 바꾸면서 입니다. 말이 좀 길어 집니다만, 그 과정을 정리 해봅니다.

연습하고 있는 9.7ft 자작 6번대의 손잡이 부분은 콜크그립 대신에 테니스손잡이에 감는

탄력있는 신축성 합성고무(혹은 가죽)tape로 되어 있어서 성형이 아주 간편합니다.

감을 때 간격 조정을 통해서 특정부위를 굵게 그리고 가늘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처음 tape그립을 성형할 때는 제가 검지그립을 썼기 때문에 검지그립에 편안하게 맞춰둔 것입니다.

시가그립 비슷하긴 하지만, 검지를 그립 위에 걸었을 때, 힘이 고루 걸리도록

(10.5ft 6번로드를 검지그립으로 캐스팅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익숙하지 않으면 상당히 힘듭니다...-_-;)

로드 버트 쪽 그립을 완전히 유선형으로 깍고 손바닥 안에 들어오는 부분을 굵게 만들어서

쥐기 편하게 해두었습니다.

그리고 릴시트쪽 그립은 적당히 대강 감아 두었지요.

그런데 이 로드로 엄지그립 캐스트를 해보니 뭔가 손에 익숙하지 않고 계속 어색하더군요.

처음엔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그르려니하고 계속했더니 네번째 손가락 아래에 굳은 살만 계속 쌓이면서

불편하고 캐스트의 루프가 흔들리기도 하고 불안 하더군요.

게다가 한 동안 9ft 4절 6번 기성품 로드로 연습할 때는 잘 되다가 연습 때 부러뜨려 먹고는

다시 자작로드를 쓰면서 그립이 흔들리더군요.

한동안 고민한 결과, 결국 그립을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자작로드로 검지그립을 하면 루프가 흔들리지 않는데 왜 엄지는 특이하게 흔들리나?

앞에서의 지렛대 모습의 그립 지지점을 반영해보니,

엄지그립에서의 손바닥 아랫부분이 하는 역할을 검지그립에서는 손바닥의 생명선이 지나가는 부위,

즉 엄지 아래의 살 많은 부분과 약지아래의 살 많은 부분 사이에 그립이 끼면서

고정이 되는 모습이더군요. 확실히 아랫쪽을 지지해줍니다.

그리고 당연히 이 부분의 콜크그립은 그다지 굵지 않아도 되었겠지요.

그러다가 엄지그립로 바꾸면서는 자작로드에서 이 부분이 얇다 보니까

손바닥 아랫쪽에 확실히 걸리지 않아서 넷째 손가락이 자연히 최선을 다해서 꽉 쥐면서

굳은 살만 박혔던 것이지요. 로드 그립의 불균형으로 넷째 손가락만 고생한 거였습니다...-_-;

(제 경우에는 어릴때 까불다가 새끼 손가락 힘줄을 다쳐서 어느 정도 무리가 있습니다)

그립을 꽉 쥐어야 하니까 당연히 팔에 힘이 들어가고 캐스팅이 흔들리는 결과가 나오게 되었던 것입니다.

다른 로드를 쥐면 또 멀쩡하고.... 혼자 연습하면 되다가 안되다가 하고.....

한 동안 바보짓 한 거지요....-_-;

그래서 낡은 tape 그립도 바꿀겸 분홍색 겉 tape를 뜯어내고 2장의 검정 tape를 이용해서

그립을 새로 성형했습니다. 엄지가 살짝 걸리도록 턱을 내고

가운데는 적당히 굵게 하고, 새끼손가락에 맞춰서 약간 가늘게 했다가

손바닥 아래가 걸리는 릴시트쪽 끝 부분은 적당히 다시 굵게 만들었습니다.

풀었다가 다시 감고, 풀었다가 다시 감아가면서 엄지그립에 맞게 수정을 완료한 후,

스트로크를 해보니 그립에 힘을 빼고도 깨끗이 스트로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립의 내부를 들여다 보지 않고 단순히 검지에서 엄지로 겉 모습만 바꾸려고 하니

당연히 혼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참고로, 많은 플라이 캐스터들이 자신의 손 상황이나 캐스팅의 특징에 따라서

그립으 조금씩 수정하시더군요. 특히 연습용 로드의 경우에는 콜크를 깍아서 굵기를 가늘게 한다던지,

엄지가 붙는 위치를 깍아서 고정하기도 하고,

최근에는 역시 테입을 감아서 굵기를 수정한 로드로 보았습니다.

 

혹시 특별히 캐스팅이 늘지 않는 분이나 뭔가 어색하신 분은 주위 분들에게 그립을 비교해서

섬세한 수정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엄지의 위치나 꺽고 펴는 모습, 검지의 위치와 파지 모습, 그리고 나머지 손가락의 파지 모습과 위치,

콜크그립의 끝 부분을 손바닥에 거는 모습 등은

사진이나 그림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세밀한 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요즘들어서 캐스팅에서의 그립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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