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    벌레를 공부하려다가....


 

처음엔 벌레를 공부하다가 라고 제목을 썼다가

다시 벌레를 공부하려다가 로 고쳤습니다....^^;

벌레(수서곤충) 공부를 조금씩 들여다 보긴 했지만,

정작 실전에서 벌레 하나 하나를 외우지 않고서는 도움이 안 되는

시스템에서는 지금까지 한 공부들은 제대로 된 공부가 아니기에

공부하려다가(혹은 암기하려다가)로 바꿨습니다.

 

말머리에 쓴 것처럼 플라이 낚시꾼들의 수서곤충 공부는 필수불가결하면서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꼭 공부를 해야 낚시를 할 수 있다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벌레 공부 역시

일종의 낚시의 재미를 더하기 위한 한가지 종목이지요.

외국과 달리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전공 학자들도 엄두를 못 내거나

여전히 작업 중으로 미완성인 분류표나 체계도가 대부분입니다.

그런 마당에 고기도 낚아야지, 바늘도 매야지, 캐스팅도 배워야지 하는

한 명의 플라이 낚시꾼이 수서곤충 공부를 제대로 하기란 엄청난 노력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해 보입니다.

기껏해야 평생에 몇 개 특별한 지역의 해치차트와 수서곤충 개체들의 이름과

생태 정도나 남길 수 있을 래나요?

비교적 플라이 낚시 역사가 길다는 외국에서도 그러한 이유로 지역별 서적 출판 형태가 대부분입니다.

 

그래도 일단 외국자료만이라도 공부를 시작하려고 맘을 먹었었습니다.

일단 암기과목에 강하던 어릴 때 시절만 믿고 닥치는 대로 외우리라 맘 먹고

들여 다 보았지만 역시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통합된 자료가 없다는 것이지요.

어떤 책은 님프만 어떤 책은 성충만 어떤 책은 한 가지 벌레만.....

한 가지 벌레라도 모든 종류를 다 커버해주면 좋겠지만, 그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므로

대부분의 서적자료는 해당지역에서 우세한 즉 낚시꾼에 필요할 것 같은 종만

뽑아서 간단히(?) 정리가 되어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님프든 아성충이든 성충이든 벌레 한 마리를 딱 쥐고 책을 뒤져서

 

1. 이름(일반 명칭과 낚시꾼이 부르는 명칭, 그리고 라틴네임)을 확실히 알 수 있으며,

2. 쥐고 있는 상태를 제외한 나머지 단계 (님프와 아성충, 성충 중에 2단계) 사진을 통해 색과 모양 크기를 확실히 확인할 수 있고,

3. 어디서 주로 사는지(riffle, run, flat, pool 등) 어떤 지형에 사는지(자갈, 큰 돌, 흙, 이끼나 낙엽 등)

4. 언제(몇 월, 또는 밤, 낮, 아침, 저녁 혹은 수온 혹은 맑은 날, 흐린 날 등)

어떻게 해치 하는지(기어서, 수면에서(떠올라서 또는 헤엄쳐서), 바닥에서 바로 등)

 

최소한 이상 4가지를 명확히 할 수 있어야 비로소 낚시에 적용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대량해치 상황을 제외하고는 그렇게 찾아낸 님프나 아성충 또는 성충을 고기가 확실히 선호해서

먹고 있을 꺼란 걸 확신할 수는 없지요.....^^;

이미 낮은 확률에서 또 다시 낮은 확률로 내려가는 어찌 보면 그다지 실용적인 것 같지도 않군요....^^

하지만 이런 상황을 배제하고서라도 열심히 해보려고 현실로 돌아가면

이렇게 찾아낼 수 있는 완벽한 책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수서곤충자료가 책임을 감안할 때)

저도 처음엔 에라 모르겠다. 책을 왕창 모아보면 제대로 된 완벽한 책이 있거나

중복이 되더라도 양이 많아지면 결국 모두 커버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책을 모았습니다.

지금 현재, 고전부터 올해 나온 최신 판까지 망라해서 열 권이 넘는 매치더 해치 혹은 수서곤충 서적을 구했지만,

위에서 제가 언급했던 원하는 1~4 가지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책은 없었습니다.

제 아무리 사진자료가 많다고 해도 모든 벌레를 커버하는 자료는 없고, 양이 많은 다시 말해서

대량해치가 있는 벌레 중심으로 정리가 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서구식 실용주의 이겠지요.

물론 틀린 것은 아닐 겁니다. 오히려 그 편이 히트 확률을 높이는 적절한 방식이겠지요.

다시 돌아와서 실제 써 먹을려구 우리나라 벌레를 잡아다 들이대면

그게 또 차이가 많이 납니다. 전혀 안 맞는 건 아니 구요. 미국쪽이라면 west 지역의

해치차트가 비교적 우리나라와 맞는 것 같습니다만, 벌레 이름 맞추는 것 자체가 난관입니다.

우리나라 이름과 미국의 플라이 낚시꾼이 부르는 이름을 매치하는 연결고리는 오로지

라틴네임 하나 입니다. 그런데 그 라틴네임이라는 게 변종이 많다 보니 약간씩 어긋날 수도 있고,

우리나라의 수서곤충 연구가 미비하다는 점 때문에 붙여둔 이름하고 실물하고도 약간씩

어긋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실제 벌레는 미국과는 조금씩 다르 구요.

 

이 정도 되면 포기하기 딱 좋지요.

외국의 경우처럼 가까운 강이나 계곡 하나 정해서 꾸준히 채집하고 혼자 연구하고 해서

익숙해지는(??) 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그러면 그 곳에서의 낚시는 잘 하겠지만, 자리를 옮기면 역시 어려워 집니다.

결국 반쪽 공부가 된 거지요...-_-;

그러다가 얼마 전에 비교적 새로 나온 The Hatches made Simple 이라는 책 제목을 읽었습니다.

Charles R. Meck 이라는 Match the Hatch의 오래된 대가가 쓴 책이지요.

 

made simple이라....

그동안 이런 류 설명이 붙은 책들도 구해 보았으나 완전히 만족할 순 없었습니다.

하지만 제목이 made Simple 이라면..... 혹시나 하고 속는 셈치고 주문 했습니다. 지금 오고 있는 중이지요...^^;

진짜 속 내용을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그 제목을 화두로 쥐고 몇 일을 머리 싸매고 있다 보니

한 가지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에 따라 앞으로 공부하는 방식을 바꿔 볼까 합니다....^^

 

어차피 모든 종류의 또는 종의 벌레를 커버하는 게 불가능 하다면

낚시꾼이 써먹을 수 있도록 단순화하는 것이지요.

그 내용은 이미 상당부분이 이뤄져 있는 것이고 낚시꾼이 몇 가지 조합만 하면 될 듯 합니다.

아마도 어딘가 누군가가 혹은 어떤 책에서 이미 정리되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몰라서 못 찾았거나 제대로 덜 읽었겠지요...-_-;

단순화하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요약하자면 벌레를 몇 가지 특징에 따라 분류하고 그 종류가 갖는 보편적인 특징을 바탕으로

해석해서 짐작한 후 낚시를 하는 겁니다.

 

첫째, 벌레의 이름을 몰라도 됩니다. 분류만 합니다.(해외의 많은 유명 님퍼들이 채택하는 방식이지요)

단순히 crawler(기는 녀석), burrower(땅 파는 녀석), swimmer(헤엄쳐 다니는 녀석), clinger(바닥에 붙어있는 녀석) 로만

분류할 수 있을 정도까지 공부합니다. 이건 그렇게 많은 노력이 필요한 건 아닙니다.

일단 님프는 간단히 채집한 후, 모양만 봄으로써 구분이 되고,

아성충이나 성충의 경우에는 대략적인 구분이 가능합니다.

특히 burrower 의 경우에는 전체 길이가 긴 편이고 뾰족한 얼굴, 균일하고 길쭉한 배 등

겉 모습만 흘깃 봐도 구분이 가능합니다. swimmer 역시 burrower와 비슷하며 얼굴만 다르지요.

나머지는 crawler 와 clinger 인데, 우리나라에서 계류의 인구비례로 볼 때 clinger 가 많은 점을 감안하고,

꼬리가 세 개면 crawler 일 경우가 많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그리고 좀 더 많은 실물과 사진을 들여 다 보며 공부를 한다면 충분히 구분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아성충에서 성충으로 변할 때 심하게 변하는 녀석들이 있긴 합니다만,

그런 점은 별도 케이스로 봐야 겠지요...-_-;

 

둘째, 앞서 말한 4가지 분류에 따라 각각의 종류가 갖는 특성을 공부합니다.

예를 들어 clinger는 자랄 수록 쎈 리플이나 런 지역의 큰 돌 밑에 숨어서 지내고,

흐름이 쎈 만큼 옆으로 넓적하고 납작하며 체형이 삼각형 모습이며, 주로 중간 봄과 늦봄에 그리고 초가을에 해치를 많이 하며,

체색은 바닥 돌 색깔과 비슷한 경우가 많으며, 판 모양의 아가미가 달려 있고,

해치 타임은 주로 저녁이며 해치 방식은 아무 저항 없이 뒹굴며 수면에 떠올라 표면에서

해치하며, 주로 리플에서 해치를 시작해서 풀로 떠내려 오는 편이다 등등과 같이

각각의 특성을 공부(또는 암기) 합니다. 이러한 특성들은 많은 님핑 자료에서만도

충분히 얻을 수 있는 내용들입니다. 작가들 마다 경험이 다르므로 다독(多讀)을 하는 편이 좋겠지요.

그리고 그것만으로는 약간 모자라니 몇 가지 주요 종류들을 별도로 공부를 해야 겠지요.

그런 것들은 한 두권의 해치 책만 있어도 워낙 대표 선수들이기 때문에 커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녀석들은 국내에서도 큰 오차없이 맞는 편입니다.

 

셋째, 기본 특성에 맞춰서 낚시에 응용을 합니다.

가령 4월 초순에 영동 계류에 갔더니 대략 아침 수온이 10도 정도 나오고 수량은 조금 적으며

봄비가 가늘게 흩날리며 날씨가 오락가락 합니다. 이럴 경우에는 눈에 띄는 해치를 볼 수는 없지요.

날으는 벌레도 쉽게 볼 수 없고, 바닥 돌을 뒤져봐야

지역에 따라서 한참 자라는 clinger 류와 아직은 얇은 캐디스 라바들만 보일 겁니다.

아직 리플로 완전히 흩어지지 않은 산천어들은 바닥이 커버 되는(시각으로) 적당한 소의

머리와 몸통에 몰려 있을 것입니다.

소 낚시를 해야 될 텐데, 이런 날에 뭘 매야 할까요?

일부러 난감한 케이스를 잡아 봤습니다. 운 좋게도 간간히 날으는 녀석을 확인 한다면

빨리 파악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미리 대표 선수를 알아 두는 편이 쉽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꼬마하루살이류로 부르는 Baetis 가 하루 종일 띄엄띄엄 해치를 하는 상황입니다.

Baetis 는 몸매를 봐도 알겠지만, swimmer 입니다.

swimmer 치고 덩치 큰 녀석이 없듯이 14~16번 사이즈입니다.

swimmer 는 약간 느린 물에 수초나 물이끼 낙엽 등이 있는 pool(소)에서 움직여서

런 지역에서 해치를 합니다.

따라서 고기의 위치swimmer 류의 님프를 소에서 찬찬히 흘리는 방식이 좋겠군요.

고기가 들어 있는 소를 확인 하면, 낚시 방법은 아주 작은 마커를 달아 님프 채비를 하고,

훅은 swimmer의 대표적인 훅인 Pheasant tail 16번을 답니다.

움직일 요량이라면 티펫에 봉돌을 달아도 되고, 안 움직일 요량이라면 마커만 답니다.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는 up-stream 낚시를 하고 소꼬리를 먼저 간단히 탐색한 다음

수중 장애물 중심으로 소 몸통을 한 방에 커버하는 프리젠테이션으로

길게 훅을 흘립니다. 마커의 미세한 움직임에도 짧은 훅셋으로 커버합니다.

좀 더 익숙한 낚시꾼이고 입질이 없다면 다음 소로 옮겨서

팁이 얇은 낮은 번호대의 플로팅 라인으로 바꾼 후

마커나 봉돌 없이 pheasant tail 만 달아서 상류로 조금만 비스듬히 캐스트 해서

흘려 오는 프리젠테이션을 합니다.

그래도 입질이 없다면 등짝에 반짝이(에폭시, 순간접착제, 비닐 등)를 바른 flash-back 타입을

써보거나 한 번호 정도 큰 사이즈의 털이 성기고 짧은 tradition type의 웨트 훅을

swing과 drift를 섞어 봅니다. 활성이 좋다면 웨트가 조과 면에서는 나을 것입니다....^^

꼭 드라이를 해보고 싶다면 소꼬리를 중심으로 얄찍하고 작은 패러슛을 쓸 수도 있겠지요.

물론 상황에 따라 플랫으로 가끔씩 떠내려 오는 큼직한 crawler 타입의 베이지 던에 맞춰서

낚시를 해볼 수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현장에서 발견되는 성충이나 아성충 그리고 우점종을 이루는 님프를 배경으로

4가지 분류에 의한 특징에 따라 매치를 통한 낚시를 합니다.

이 경우에는 우점종의 결정이 중요한 포인트가 됩니다. 단순히 양이 많은 종류도 되겠지만,

소량이라고 하더라도 해치에 가까워진 (혹은 그 주에 혹은 어제 해치 했던 녀석) 모습을 한

늙은(?) 님프가 우점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종에 다라서 식성이 메이보다 캐디스가 우선 순위라던가

하는 엉뚱한 것도 고려해야 하는 포인트가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 고기가 선호하는 해치 상황이 있는 경우에는 단순히 현장에서 발견되는

정보로는 모자랄 경우가 있습니다. 해치가 있을 경우에는 어떠한 형태로던지 라이즈가

있을 것이므로 라이즈 폼을 기준으로 해치의 단계에 따라 님프 퓨파 던 스펜트 등으로

나눠서 세분해서 낚시를 해야 할 것이고 눈에 띄이지 않는 해치라고 하더라도

숨은 그림찾기 처럼 어디선가 힌트를 찾아내서 정보를 더해야 합니다.

대규모 해치의 경우에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져서 역시 또 다른 낚시를 해야 되지요....^^

다시 말을 더하자면 기본 4가지 분류를 통한 매치 외에도 해치가 없는 경우,

숨어 있는(소량의) 해치가 있는 경우, 대량의 해치가 있는 경우로 나눠서 전략을 짜야 되겠군요....^^;

그리고 이러한 매치는 예전에 정리했던 모든 것을 통합하는 Match의 개념에 일부분 입니다.

 

따져 보면 매치 개념 없이 보통 낚시 가서 해보는 낚시 법과 크게 다를 바가 없군요.

어차피 안 물면 이것저것 다 해보니 결국 하나는 걸려 들겠군요...^^;

하지만 낚시꾼이 상황을 분석해서 나름대로 맞춘 퀴즈 한 게임을 통해서

한 마리의 고기를 얻어 낸다면 오발탄에 맞은 고기 백 마리와 바꾸지 않을 겁니다...^^

앞서 낚시이야기 질문과 대답 편에서 말했듯이

스스로가 찾아낸 답이 그에게 그리고 그 상황에서 최고의 답이지요.

 

이상 위에서 예를 들은 내용들은 확실한 건 아닙니다.

책자의 확인 없이 그냥 머리에 떠오르는 기억 나는 것들을 엮은 겁니다....^^

저도 앞으로 암기와 공부를 좀 더 해야 겠지요....^^

그리고 역시 벌레만으로는 안되고, 고기까지도 함께 파악해야 됩니다.

그리고 프리젠테이션 방식까지 제대로 결정해야 되구요.

어떻게 보면 이번 편은 벌레 공부를 단순히 하고 프리젠테이션 쪽으로

우겨 보려는 제 낚시의 변명입니다.....^^;

물론 이러한 방식도 어느 정도까지이고 한계는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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