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     플라이 낚시 공부론(工夫論)


 

타이틀이 꽤나 거창하군요.

플라이 낚시를 공부해 가는 법이라....

이건 공부를 끝마친 사람이나 쓸 수 있는 건데,

인생공부처럼 플라이 낚시공부도 평생해도 다 못 하는 건 줄 알고 나니,

그냥 일단 그동안 제가 공부하면서 느낀 점을 정리 합니다.....^^;

 

올해 제가 Tip편을 주로 채운 것들은 프리젠테이션과 캐스트 두 가지입니다.

바로 제가 올해 주로 공부해온 것들이지요.

최근엔 겨울 저수지 송어낚시 시즌이 오면서 한 두 개 관련된 것을 올렸습니다.

그냥 재미삼아 하던 걸 간단히 올린 건데,

관심 있게 봐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솔직히 기분은 좋았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해보니 다른 생각도 좀 들더군요.

 

올해 제가 주로 공부해온 것들 중에 프리젠테이션 부분에 대한 것은

최근 몇 년 동안 제가 공부하던 플라이 낚시에 대한 방향을 세운 것이기도 하고,

십 여 권의 관련된 주제를 다룬 서적과 각종 비디오 자료를 통합한 데다가,

제 나름대로 새로운 정의를 내리고 개념을 더해서 플라이 낚시의 한 분파를 이룬다고 열심히 했던 것들입니다.

프리젠테이션 派 라는 것도 해외에서는 겨우 Imitationist와 Presentationist 그리고

새로이 Behaviorist 정도 구분만 대강 서 있는 정도이고, 구체적으로 정립해 둔 것을 본 적이 없었기에

제 나름대로 먼저 시도 해보고 싶었습니다.

물론 론(論)이나 이즘(IZM)을 새로 세운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어서 내용의 오류도 많이 있겠지요.....^^;

처음엔 남들 보여 주자고 한 것은 아니었지만,

비슷한 쪽으로 공부하시는 분들에게 한 가지 예로써 참고가 되고,

뜻이 같은 분들이 계시면 함께 공부하여 서로 얻은 것을 공유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지요.

그런데 정작 반응은 전혀 없더군요....^^;

아마도 그저 딱딱한 이론일 뿐 실제 낚시에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을 하시나 봅니다.

아니면 정말 우스운 내용들인지도 모르구요.....-_-;

사실 플라이 낚시라는 것도 사람들이 만든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경험에서 시작해서 어느 정도 쌓인 것이 모여서 나름대로 정리가 되고,

정리들이 모여서 다른 경우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축약해 놓은 것이 이론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플라이 낚시를 단순히 처음부터 빠져 들어 즐기기만 하시는 분들 이외에

플라이 낚시를 내가 직접 넓혀 보고 앞으로 조금씩 전진하도록 힘껏 밀어 보고 싶으신 분들도 계실텐데,

먼저 플라이 낚시를 제대로 공부해 나가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플라이 낚시 역사상, 여론에 의해서 움직여 왔겠지만, 그 방향을 제시해온

몇 명의 선각자들처럼 진지한 낚시꾼이 되고 싶은 분들이 있을 꺼란 믿음 때문입니다.

제가 해온 방식이 완전히 옳은 것은 아니겠지만 한 가지 사례로 정리하고자 합니다.

 

잠시 이야기가 샙니다만, 현재 우리 나라의 플라이 낚시라는 현실이 썩 밝아 보이진 않습니다.

한 동안은 어느 정도 인구가 늘어야 여러모로 유리 할꺼란 생각에 플라이 낚시로의 진입을

격려하고 반겨서 도와주고 샵 중심으로 주도 되는 분위기가 주류가 되고 있지만,

지겹도록 자성하던 양적 성장이 질적 성장을 따라잡지 못한다는 내용이

플라이 낚시 쪽에서도 여전히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양적 성장이 나쁘단 이야기는 아니고, 다함께 양적 성장을 쳐다보고 있을 때

누군가는 질적 성장을 바라 봐줬음 하는 바램이 있는 거지요.

이미 지나온 해외의 역사처럼 다만 몇 명이라도 있으면 충분할 겁니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많은 플라이 낚시인 중에서 용어 하나하나 제대로 알고 이해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며,

물에 대해서 어떻게 분류하고 명칭을 붙이는지 확실히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되며,

자신의 훅에 고기가 왜 무는지 혹은 안무는지를 틀리든 맞든

자신의 주관으로 자신있게 설명 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시장에 나뒹구는 자타칭 고수들 말고,

숨어 있는 진짜 고수들은 그동안 쌓은 공력을 왠만하면 내놓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저처럼 경거망동하지 않고 좀 더 검증에 검증을 더해서 그리고 낚시 뿐만 아니라

인생에도 공력이 쌓이면 그때 쯤에나 공개를 생각해볼까 하시더군요...^^

간혹 고맙게도 공유하시는 분들이 계시지만 그것도 적은 부분 밖에 내놓지 않으시더군요.

물론 최근에 플라이 낚시를 새로 시작하시는 젊은 피(^^) 중에서는 다양한 모습들이 많으신 것 같아 기쁩니다.....^^

 

플라이 낚시를 한순간의 취미로 여기시는 분이 아니라,

평생 함께 할 인생의 또 한쪽으로 여기실 분들에게 동참을 권유하며 이번 편을 올립니다.

굳이 취미를 통한 자아실현 어쩌구 하는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모든 플라이 낚시인이 평생 고기만 잡다가 끝내 버린다면,

그 평생을 희생해 준 고기에겐 너무 억울한 이야기이겠지만,

사람 그 자체가 성장하고 상대편인 고기에도 조금이나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 나갈 수 있다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제 또 짧은 본론입니다.

플라이 낚시 공부의 전체 모습을 보면 간단히

기승전(起承轉) 입니다. 기승전결에서 결(結)이 없는 것과 똑 같지요.

결이 언젠가는 있겠지만, 먼 훗날의 이야기이고, 모든사람들의 노력의 합이 결이므로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기(起)란 처음 플라이 낚시의 시작입니다.

처음 접해서 플라이 낚시의 개념을 배우고, 기초를 배우는 단계입니다.

보통은 아는 사람 혹은 먼저 배운 사람을 통해서 배우게 될 것입니다.

처음에 좀 기초가 단단하게 배우면 좋겠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일단 여러 명에게 다양하게 배워두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기의 과목은 단순하게 캐스트, 타잉, 프리젠테이션, 고기의 이해, 물의 이해, 장비의 이해 정도가 될 것이며

그 깊이는 그리 깊지 않아도 될 것 입니다.

 

다음은 승(承)입니다. 말뜻 그대로 계속해서 이어서 배우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때는 좀 더 범위가 넓어 지고, 깊이가 깊어 집니다.

예를 들어 캐스트라고 하면 어떠한 원리로 캐스트가 이루어 지는지,

어떠한 다양한 캐스트가 있는지, 어떻게 변화와 응용이 되는지 등이 되겠지요.

그 종류는 플라이 낚시의 과목처럼 꽤 다양할 것입니다.

 

캐스트

기본 캐스트, 응용 캐스트, 특수 캐스트 등

 

타잉

타잉실기, 타잉재료의 용법, 기존 패턴의 이해와 신규 훅의 설계, 색상과 밸런스 등

 

프리젠테이션

기본개념, 기초 프리젠테이션, 응용 프리젠테이션, 새로운 프리젠테이션의 적용 등

 

고기의 이해

대상어종의 이해, 어류생태학, 어류심리학, 어류시각학, 어종별 특성 등

 

물의 이해

물의 종류와 부문별 명칭, 수중 구조 및 지형, 유속과 수질 등

 

장비의 이해

다양한 장비의 경험, 로드의 기능 이해 및 설계, 라인의 기능 이해와 설계, 각종 채비의 경험과 응용 등

 

고기다루기

훅셋과 파이팅, 다루기, 릴리즈, 등

 

기타 등등

.........

 

물론 이러한 것은 각각의 사례들일 뿐입니다.

세부 과목은 더욱 많겠지요.

승의 단계에서는 최대한의 많은 경험을 쌓는 시기입니다. 모든 과목을 다 공부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한 과목만 제대로 하기에도 평생이 걸리는 일이니 어느 정도 깊이 조절을 해야 겠지요.

최대한의 양과 종류를 커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다음은 전(轉)입니다.

전은 새로운 전환을 의미하는 단계입니다.

그동안 승까지 쌓았던 자신의 공부에서 전공과목을 결정해서 집중하는 단계입니다.

자신이 가장 흥미로워 하고, 익히고 싶은 과목을 결정해서 평생의 방향으로 정하는 것입니다.

쉽게 기가 초등학교, 승이 중고등학교라면 전은 대학과 대학원의 수준으로 보면 됩니다.

저는 일단 여러 가지를 접해본 결과 제 취향에는 프리젠테이션 쪽이 잘 맞는 것 같아서 이미 결정했습니다.

승 단계를 상당히 건너 뛰어 버렸지요.....-_-;

전 단계의 중요한 점은 단순히 기와 승의 단계처럼 기존에 나와 있는 것을 단순히 배우고 익히는 데

끝나는 게 아니라 본인이 스스로 새로운 것을 창조해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연구결과를 논문으로 써내고 지속적으로 발표함으로써 검증과 검증을 거듭해서

자신 뿐만 아니라 플라이 낚시 자체를 성장시키는 단계입니다.

한 가지 또 다른 점이 있다면

전 단계에서 정하는 전공과목에는 꼭 눈에 보이는 부분 뿐만 아니라

예전에 이야기했던 것과 같은 풍류라던지, 고기에 대한 상념이라던지, 자연과 환경에 대한 부분에 대한

형이상학적인 것까지 한 가지 전공과목으로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캐스트 하나로 플라이 낚시 속에 성(城)을 쌓을 수 있다면 환경에 대한 성(城) 역시

플라이 낚시가 포함하는 큰 성(城)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마지막으로 결(結)은 앞서도 얘기했지만,

전이 끝까지 나아가서 만나는 영역으로 저도 짐작만 할 뿐 안 가봐서 모릅니다....^^;

아마도 어떠한 기승의 단계를 거치더라도

그리고 마지막에 어떠한 전공과목을 정해서 전의 단계를 거치더라도

그 끝가는 길에서는 결국 모두 같은 의미를 갖고, 비슷한 느낌을 가지며,

제일 마지막에 "낚시는 무엇인 것 같다." 라고

나름대로 한 마디 남길 수 있는 것이라고나 할까요?

 

사실 결까지 가는 것은 아직 별로 궁금하지도 않습니다.

이제 겨우 承의 단계에서 다시 헤메야 할 것 같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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