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     연어과 어류의 섭이이론 들여다 보기


 

요즘은 비교적 제일 최신(2003년 여름판) 송어의 섭이이론에 대한 책을 읽고 있습니다. 

생태 전반적인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만, 섭이이론 부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가뜩이나 짧은 영어에다가 논문같은 문체라 읽기가 좀 장난이 아니네요...-_-;.

요즘같은 분위기라면 플라이 낚시도 송어에 한정할 것이 아니라 모든 어종에 대한 섭이 이론이 필요하겠지만, 

뭐 일단 구해진 자료한도 내에서 그리고 (해외의)대표적인 어종인 연어과 어류를 살펴 봄으로써 

타 어종도 어느 정도까지는 유추해 볼 수 있겠지요. 아래 내용에는 책들에 대한 일부 인용도 있겠지만, 

그동안 관련된 여러 책들을 읽으면서 제가 생각하며 정리한 것들을 나열해 봅니다. 

저도 아직 읽고 있는 중이라 명확하지는 않지만, 읽으며 생각난 것들을 잊지 않기 위해 기록으로 남깁니다.

 

일단 주요참조 서적은 Thomas C. Grubb, Jr.의 The Mind of theTrout 이며,

그 이외에 송어 생태관련 서적들 및 플라이 낚시에 관한 다수 서적들입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폭을 좀 좁히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쓰자면 

흐르는 물에서의 연어과 어류의 섭이 이론 쯤 되겠군요. 

섭이 이론이란 별것은 아니고 고기가 어떠한 이유로 혹은 원리로 밥 먹고 사는지에 대해 연구한 것을 

학문적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그게 플라이 낚시꾼들에게 의미가 있는 이유는

두 말할 필요도 없이 조과에 지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조과에 신경 안쓰는 척 하는 극히 일부의 낚시꾼들에게도 고기의 밥 먹는 원리는

정말 궁금한 일이지요....^^

 

섭이 이론에도 여러 가지가 있더군요. 

일단 관심을 가지신 분들이 많을 것 같아서 몇 가지 소개부터 간단히 해봅니다.

 

이하는 여러 가지 자료들을 제나름대로 이해하고 정리한 내용이므로 절대로 정답은 아닙니다....^^; 

비교적 초창기 이론에는 Optimal Diet Selection Theory(이하 ODST라 칭함)가 있더군요.

이해를 돕기 위해 우리말로 억지로 바꿔 보자면 '최적화섭이이론' 정도 쯤 될려나요? 

이미 플라이 낚시꾼들에게 흔히 알려져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약간 오류가 있겠지만, 

일단 송어는 떠내려 오는 모든 먹이감의 net Energy(섭이시 얻게 되는 순수 에너지) 값을 알고 있다는 가정하에,

단위 시간당 흘러오는 먹이 종류(또는 크기)에 따라 그리고 섭이 때 드는 에너지 값(이동 에너지 및 기회비용)을 

비교해서 늘 최적화된 먹이를 선택해서 먹는 다는 게 주요 내용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 물의 탁도, 유속, 등 여러가지 변수를 추가하면서 변화를 관찰하여 정리되었더군요.

 

이는 연어과 어류를 이용한 다양한 상황에서의 실험을 통해서 어느 정도 증명되었습니다만, 

그동안의 연구결과는 무리의 서열이나, 포식자에 의한 영향 등과 같은 중요하면서도 직접적이지 않은 영향요소를 배제한 경우가 많고, 

가정의 내용이 학습에 의해서 가능해질 수 있겠지만 약간의 무리가 있다는 점 등에 의해서 

최근에는 시간이 지나가면서 많이 희석된 것 같습니다.

 

요즘에는 Signal Detection Theory(이하 SDT라 칭함)가 비교적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역시 억지를 부려보자면 '신호탐지이론' 이 되나요? 

앞의 ODST가 송어는 똑똑하다(?)는 전제를 기초로 전개되었다면 

SDT는 반대로 송어는 단순무식하다는 가정하에 전개 됩니다. 

요약하면 송어의 본능은 오랜 시간을 걸쳐서 가장 단순하면서도 최고의 효율을 얻을 수 있는 

논리구조로 진화(또는 정리)되었으며, 학습 또는 유전 등을 통한 먹이감을 구분하는 

핵심신호를 탐지하는 방식으로 섭이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현대 플라이 낚시의 매치더해치 이론과도 비교적 일치하는 부분이 됩니다.

최근까지도 논쟁이 계속되는 프리젠테이션派와 이미테이션派의 구분과도 관련이 있는 내용이 되겠군요.

이미테이션派는 ODST에 가까운 기초아래 성립하여서 송어가 먹고 있는 실제 먹이에 최대한 가깝게 훅을

만들면 된다는 것이고,

프리젠테이션派는 그렇게 할 필요는 없고 적당한 훅과 프리젠테이션으로 필요한 섭이 신호만 보여주면 된다는

SDT이론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는 거지요.

 

본능의 단순화 진화는 송어 뿐만 아니라 다양한 동물행동학의 상당부분에서 밝혀지고 있습니다. 

주요 논지는 동물의 행동은 오랜 시간이 지날 수록 본능은 일정한 신호에 의해 반응하도록 고정화 된다는 것입니다. 

위에 기재한 주요참조 저서의 작가가 새(Bird)에 대한 행동학을 전공했었다고 합니다만, 

그 관련해서는 그분야의 저명한 학자인 로렌츠 콘라드의 '공격성에 관하여'에서 조류를 비롯한

여러 동물들에서 수많은 증명 사례를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로 볼 때 현재 상황에서는 SDT가 상당한 논리 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ODST가 틀리고 SDT만 맞다는 아니고 이론은 사람이 만든 이론일 뿐 정답은 아니겠지요. 

낚시꾼의 입장에서 볼 때는 ODST도 어느 부분까지는 일치하는 것 같고, SDT도 어느 부분까지는 일치하는 것 같으니까 

낚시에 필요한 혹은 낚시꾼의 호기심에 만족하는 데까지만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일단 대부분의 플라이 낚시꾼이 이해하고 있는 ODST는 제쳐 두고, SDT 측면에서 좀 더 살펴 보겠습니다. 

저의 짧은 경험과 좁은 머리로 생각해 볼 때 

SDT 역시 낚시꾼이 써먹기 편하게 좀 더 세분화해서 적용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SDT의 기본 개념이 송어는 먹이라는 신호를 받을 때, 섭이 반응을 행한다는 것입니다. 

즉 낚시꾼은 그 신호가 어떤 것인지만 구체적으로만 알면 낚시 다한 거겠지요....^^; 

물론 이것은 물고기의 생각을 들여다 볼 수 없으니 이론으로 접근할 수는 없고 귀납법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즉 그동안 어떠한 것에 송어가 반응하였나를 정리하는 방법이 됩니다.

 

많은 플라이 낚시꾼이 갖는 의문 중에 하나가 매치더해치와 어트랙트 패턴의 낚시가 갖는 

상호 모순적인 상황입니다. 

어떤 때는 매치더해치가 되는 것 같은데 왜 도대체 어트랙트 패턴에도 고기가 물어 오는 것인가?

이에 대한 나름대로 해답을 줄 수 있는 것이 SDT이며, 세부 항목으로 구분해서 설명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답을 요약하면 앞서 이야기한 SDT에서의 학습은 매치더해치의 상황을 의미하며, 

어트랙트 패턴은 SDT의 유전적인 본능으로 설명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 많은 실험과 관찰에서 송어는 학습과 유전본능 두 가지 모두 반응한다는 것이 밝혀졌답니다. 

결과적으로는 SDT 이론을 통해서 두 가지가 양립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약간 어처구니 없는 답을 내려줍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각각의 상황을 살펴 봅니다. 

예를 들어서 캐디스나 비드헤드 마라부리치와 같은 어트랙트 훅에서는 

분명히 송어가 먹이감이라는 신호를 인지할 수 있는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오랜 시간동안 송어라는 종족이 겪어 온 생존 경험이 본능으로 농축된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그리고 송어는 본능 이외의 변화에도 적응할 수 있도록 학습이라는 별도의 능력을 가지면서 

나머지 상황을 해결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어떤 계류에서 해치가 일어나면 송어는 특정시간에 특정한 모습(신호)를 보여 주는

해치가 일어 난다는 반복된 학습을 통해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그 특정 신호(해치)를 섭이 신호로 인식하고

먹이 카테고리 안으로 넣는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학습 SDT를 적용해보면 재밌는 것이 

첫째가 새로운 해치가 있는데 왜 송어가 안 무는가에 대한 답(해치가 시작된지 얼마 안되서 

송어가 아직 섭이 신호 카테고리에 넣지 않았다)을 얻을 수도 있고 

둘째는 송어는 섭이 신호 카테고리의 폭이 넓지 않아서(즉 기억력의 한계라고 볼 수 있겠군요) 

한번에 다양한 섭이 신호를 정해 둘 수 없고 신호가 줄어 들면 그 신호는 즉시 카테고리에서 빼버린다는 사실에서 

플라이 낚시꾼이 경험한 아주 다양하고 섬세한 실제 섭이 상황을 해석해낼 수 있습니다. 

즉, 이번 한 주 동안 갈색의 특정한 크기의 Dun이 해치를 했다면

첫째 둘째날은 신호를 익히느라 대충 지내느라 반응하지 않다가 

3~4일차부터 본격 먹기 시작해서 5~6일차에 최대한 섭이를 시작하고 7일차부터는 

해치량이 확 줄어 들면서 점점 까먹습니다. 

물론 해치가 완전히 끝나더라도 일정 시점까지는(섭이 신호 카테고리 안에 넣어 두는 한)

동일한 갈색에 같은 사이즈의 Dun 플라이 훅을 흘려 주면 송어는 반응할 확률이 높겠지요. 

그러다가 다음 주에 흰색의 Dun이 주요 해치군이 되면서 이를 주요 섭이 신호로 인식하게 되고 

갈색의 March Brown 신호는 완전히 카테고리 밖으로 밀려 나게 됩니다. 

따라서 이때는 동일한 사이즈의 갈색 Dun을 제아무리 흘려도 반응하지 않게 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여러 개의 해치가 동시에 일어나는 경우에도 송어는 몇몇의 신호만이 카테고리 안에 넣어 둘 수 밖에 없으므로

특정 패턴에만 반응하고 나머지는 외면하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카테고리의 저장 폭이 좁아서 그렇다기 보다 폭을 좁혀 두는 것이 오히려 단순하게 효율적이 될 수 있다는 실험도 있더군요.

그리고 어릴 때 갖는 첫 해의 섭이 경험이 평생을 두고 오래 남는다는 등의 다양한 실험 결과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다년간의 경험 중에서 아주 강하게 기록이 남는 것은 유전본능으로 점차 변화할 가능성이 높겠지요. 

이것으로도 벌써 많은 것을 눈치채신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물론 송어 개체별 학습능력의 차이나 자라온 환경의 차이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이러한 내용들은 플라이 낚시꾼들이 갖는 아주 섬세한 매치더해치의 경험과 접근을 설명해줄 수 있는 

이론적 뒷받침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기 낚기 좋아하는 낚시꾼으로서의 이 글의 끝맺음을 하기 위해서 

저의 내년도부터 바꿀 낚시법을 정리해봅니다. 올 겨울엔 새로 훅을 많이 맬 계획입니다. 

일단 일반적인 섭이 신호가 되는 어트랙트 신호를 분석정리해서 

각 신호들의 장점을 모은 패턴으로 훅 박스를 하나 새로 준비하고

 ; 어트랙트 훅박스가 되겠군요. 이미 있는 훅을 새로 업그레이드해야 할 것 같습니다. ;

또 하나는 일반적인 섭이신호 외의 특정 섭이신호들을 갖춘 훅 박스를 별도로 꾸밀 예정입니다. 

그 세부 내용은 예전에 정리한 것처럼 각 계절별 특성을 단순화 하거나, 

색상별, 크기별 등의 방식으로 단순화해서 폭을 줄일 생각입니다. 

이는 매치더해치 훅 박스가 되겠지요. 

물론 각각의 훅 박스는 님프와 드라이, 웨트, 스트리머 구분 없이 뒤섞일 확률이 높습니다.....^^ 

결과론적으로 보면 이러한 낚시법이 다른 낚시꾼들과 별로 다른 점이 없습니다. 

실전에서는 누구나 다, 이 두 가지 낚시법을 병행해서 낚시를 하고 있지요.

그러나 차이점이 있다면 과정과 인과를 나름대로 정리해서 자신만의 낚시를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오해이거나 착각이라고 해도 현상을 해석하고 분석해서 나름대로의 답을 혹은 길을 찾아가며

정답에 가까워 진다는 것이지요.

그것은 바로 그냥 알려진 대로나 남들이 하는 대로 하는 것과의 차이점이지요.

 

처음엔 약간 뒤죽박죽이었는데 이제 시간이 지나니까 약간씩 정리되는 것 같습니다. 

아니 제눈에는 그냥 그렇게 보이니까 만족하렵니다.....-_-;

 

올해 본 영화 중에 꽤나 재미있었던 대사를 하나 훔쳐와 봅니다.

" 고기야, 너 밥은 먹고 다니냐? "

 

 


목록으로